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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YTN…배석규式 '노조 탄압' 반발 부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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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YTN…배석규式 '노조 탄압' 반발 부르나

기자협회 '제작 거부' 결의…노동조합 '법적 대응'

21일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15층 노동조합 사무실 문 앞에는 '공정방송 투쟁 400일' 팻말이 걸렸다. 지난해 7월 구본홍 전 사장을 선임한 '30초' 주주총회가 있던 날부터 YTN 노조가 투쟁한 지 '400일'이 지난 것. 그 사이 구 전 사장이 퇴진하고 배석규 사장 대행이 취임했지만 YTN 노사 관계는 오히려 더 악화됐다.

구 전 사장 시절과 '갈등 양상'도 상당히 달라졌다. 배석규 대행 이후 YTN 노사는 '공수'가 바뀌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노사 갈등이 '낙하산 인사'인 구본홍 사장에 대한 노조의 반대 투쟁과 그에 대한 사측의 방어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엔 배석규 대행이 선제적으로 노조에 '강경책'을 내놓고 그에 YTN 노조가 반발하는 식이다.

▲ YTN 노동조합 사무실 문 앞에 투쟁 400일 째를 알리는 팻말이 붙어있다. ⓒ프레시안

"노조와 대화할 생각 없다"…노조 활동 전반 압박

이날 YTN 노조가 벌인 '투쟁'이 최근 YTN 노사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노종면 YTN 위원장 등 해고된 노조 간부들은 YTN 사내 게시판에 배석규 대행 불신임 투표 결과 게시물을 붙였다. 일상적인 노조 활동이지만 사측이 게시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해고자 회사 출입을 금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노조 집행부의 노조 활동'이 '투쟁'이 된 것.

"별 것을 다 투쟁으로 만든다"는 노조 관계자의 말처럼 배석규 대행의 '압박'은 YTN 노조 활동 전반에 가해지고 있다. 취임 직후 '보도국장 추천제'를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보도국장을 '매파' 인사로 교체한 것이나, 임장혁 <돌발영상> PD에 대기발령을 내린 것, '불신임 투표'에 '징계'를 경고하고 '해고자 출입금 지 발언'을 하는 등 배 대행의 초기 업무는 '노조 위축'에 맞춰져 있다.

노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YTN 사측의 인식은 이날 노종면 위원장을 대하는 배석규 대행의 태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배 대행은 항의 방문한 노종면 위원장에게 시종일관 '반말'로 응대했다. 그는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방해할 생각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날선 어조로 '너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측 관계자는 "노조가 배석규 대표 불신임 투표 결과를 공개한 것이 배 대표의 심기를 크게 건드린 것 같다"며 "이번에 '해고자의 회사 출입을 막겠다'는 조치도 만약 노조가 투표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고자의 회사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배 대표의 발언은 용역 등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이들의 출입을 막겠다기 보다는 현재 해고자들이 우리 회사 직원들이 아니라는 선포이자 이번 투표가 불법이라는 것을 명백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과 현덕수, 정유신, 조승호, 우장균 등 노조 집행부가 22일 YTN 노조 게시판에 '배석규 불신임 투표 결과'를 알리는 게시물을 부착하고 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사측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프레시안

기자협회 '제작 거부' 결의, 노조 "법적 대응"…'반발 확산'

문제는 배석규 전무의 강경책이 사내 반발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 YTN 기자협회는 21일 저녁 연 대의원회의에서 "배석규 대행은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으로 YTN의 방송의 자유와 양심을 짓밟으려 한다"면서 제작 거부와 '김백 보도국장 불신임 투표 검토' 등을 결의했다.

기자협회는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투쟁을 하기로 결의하고 그 돌입 시기와 방법은 기자협회장과 노조위원장에 일임한다"면서 "'김백 보도국장 불신임 투표'를 사원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행 여부를 결정한다"고 결의했다.

YTN 노동조합도 여러 건의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노종면 위원장은 "최근 노조가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내용을 추려보니 10여 건에 달하더라"면서 "최근 임장혁 <돌발영상> PD가 제기한 '대기발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사측의 불법 행위에 대응하는 소송 진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배석규 전무가 초기에 부당 인사를 반복하며서 조합원들이 일시적으로 느꼈던 공포심은 이제 더 이상 지속되지 않는 듯하다"면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배제한다'는 배 전무의 태도에 '황당하다'는 류의 인식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시간에 쫓겨 법을 생각할 여유가 없나"

현재 배석규 대행은 사내에서 여러 가지 호칭으로 불린다. 사측에서는 '대표'(대표이사의 축약)로 부르고 있고 노조에서는 여전히 그가 '사장 대행'을 맡고 있을 뿐 '전무'라는 점을 들어 '배 전무'라고 부른다. 현재 배 대행은 사무실도 '사장실' 옆의 '전무실'을 그대로 쓰고 있는 상태. 대신 앞의 문패를 '대표이사실'로 바꿔달았다.

노 위원장은 "배 전무의 최근 행동들은 법과 사규를 정면으로 위배해 합법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없다"면서 "배 전무가 줄곧 법 질서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법의 판단이 내릴 때 걸리는 '시간차'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YTN을 안정화시켰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대행'이 아닌 '사장'으로 '자리 굳히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 노 위원장은 "시간에 쫓기는 배 전무로서는 단체 협약이나 법규 등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YTN 사측 관계자는 "배 대표의 화두는 오로지 '회사의 생존과 이익'"이라며 "정부나 대주주들이 볼 때 경영권을 침해하는 노조의 활동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면 YTN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인식을 갖지 않겠느냐. 배 대행은 그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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