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 북한이 파견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과 관련해 "유가족의 뜻을 존중하고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방문을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고 "김대중평화센터 측으로부터 북한이 보내온 조문단 명단과 비행운항 계획서를 제출받았고, 조문단의 남한 방문 승인과 항공편 운항에 필요한 수송 장비 운행 승인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부가 통보받은 조문단 명단은 단장인 김기남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 및 실무자 3명 등 총 6명이라고 천 대변인은 밝혔다.
그는 "북측 조문단은 21일 서해 직항로를 통해 김포공항에 도착, 22일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문단과 남측 당국의 접촉 계획을 묻는 질문에 "조문을 위해 오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도의 우리 당국과 면담이 계획된 것이 없고 요청받은 바도 없다"고 답했다.
천 대변인은 북측의 면담 요청이 있을 경우의 정부 방침에 대해 "그 때 상황에 따라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국간 접촉 가능성을 보여줄 하나의 지표인 공항 영접에 대해서 그는 "장의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장의위에는 정부 당국도 들어가 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그는 숙소와 공항 영접 등 북한 조문단 방문에 필요한 제반사항들은 앞으로 구성될 장의위원회가 유가족 측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앞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9일 평양발 기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라는 "비보에 접한 평양시민들도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비공식적인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특히 "작년 이래 북남관계에서는 대화도 없고 협력도 없는 교착상태가 지속"돼 왔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6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면담하고 "타개의 돌파구가 마련"됐다며 이같이 "'8.16 접견'에 의한 북남관계의 개선에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을 때" 비보가 전해졌다고 전했다.
한편, '8.16 접견'에서 합의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대한적십자사는 20일 북한의 조선적십자사에 상봉 행사 협의를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열자고 제의한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오늘 오후 유종하 총재 명의로 조선적십자사의 장재언 위원장에게 제17차 이산가족 상봉 개최를 위한 남북적십자 회담을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갖자는 제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담이 성사되면 상봉 날짜와 방법, 인원 등이 서로 조율돼 추석을 전후해 2007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적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방문단 선정 등 실무 작업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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