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력 정치인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조국의 민주화에 헌신하고, 한일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면서 애도의 뜻을 표했다.
18일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은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으로 문화교류를 진전시키고, 월드컵 한일 공동주최로 양국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고 회고했다.
1970년대 김 전 대통령의 일본 망명 시절부터 두터운 친분을 맺어 온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은 담화를 통해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존경하는 선배이자 친구였다"면서 "서거 소식을 들으니 매우 유감이다"라고 애도했다.
고노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이 도쿄에서 납치된 이후 구명운동에 적극 나섰으며,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외상으로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본 민주당 당수 "비보를 듣고 놀라움과 슬픔 가눌 수 없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은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서 헌신해 왔고, 4번이나 대통령 선거에 나섰을 만큼 불굴의 정신력을 지닌 정치 지도자였다"며 "특히 한일 간 외교관계 개선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는 성명을 내고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며, 한국 근대화에도 큰 공헌을 하신 분"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비보를 듣고 놀라움과 슬픔을 가눌 수 없다"고 애도했다.
김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방문했던 중국에서는 아직 중국 정부나 지도자들의 공식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았지만, 고인과 가까웠던 장쩌민 전 국가주석, 주룽지 전 총리 등 중국의 유력 정치인들이 조만간 성명이나 조전 등의 형식으로 애도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사실을 긴급 보도하면서 민주화와 남북관계 개선 등 한국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특히 <요미우리> 신문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한국의 국내 정치는 물론 남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의 대표적 정치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이 한·일 관계 개선에 기여한 점을 강조하면서 햇볕정책을 내세워 북한 개방을 위해 대화한 대통령이라고 평가했다.
<NHK> 방송은 일본에서 인기 있는 고시엔 고교야구 중계방송을 중단한 채 긴급 뉴스로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상세히 내보냈다.
일본의 대표적인 보수언론 <산케이> 신문은 김 전 대통령이 반세기가 넘는 정치 인생 가운데 수차례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음에도 시련을 극복하고 '민주화의 투사'로 불리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 서거 속보 내며 큰 관심 보여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긴급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중국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 서거 20여분 만에 긴급 뉴스를 타전한 뒤 화보 등을 곁들여 시시각각 속보를 내보냈다.
<신화통신>은 김 전 대통령이 1998년 중국을 방문한 이후 여러 차례 방중했다면서 중국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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