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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中 G2 시대의 개막, 한반도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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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中 G2 시대의 개막, 한반도의 앞날은?

[中國探究]<48> 중·미 전략·경제대화와 한반도

지난 7월 27일부터 28일까지 워싱턴에서 중·미 전략·경제대화가 세계의 주목 속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대화는 구체적 성과 없이 선언적 의미에 불과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경제·외교·안보·환경 등 전 세계적 이슈에서 포괄적이고 긴밀한 협력에 합의함으로써 소위 'G2' 시대의 서막이라는 평가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평가는 이번 대화가 이전의 전략대화와 전략경제대화를 통합해 경제 및 외교안보 문제를 동시에 논의했다는 점과 대화의 주체도 장관급으로 격상되었다는 점 그리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인권·종교 문제 등 양국관계의 민감한 사안을 피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에 치중했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글로벌 파트너로서 중국의 역할을 인정·중시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정책과, 2조 달러 이상의 외환 및 8천억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중국이 올 상반기 7%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략·경제대화를 계기로 향후 중·미관계의 안정적 발전 더 나아가 중·미 간 역학관계의 변화라는 장기적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중·미관계의 안정적 발전은 한반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가? 특히, 남북관계의 긴장 국면 해소 및 북핵문제의 해결을 통해 궁극적으로 통일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중·미관계의 미세한 변화는 기회로 작용할 것인가, 아니면 도전이 될 것인가?

우선 중·미간 협력적 관계는 우리에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곤란한 상황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이다. 이번 대화에서 비록 총론 수준일지라도 중·미 양국이 핵무기 확산 저지와 북핵 폐기, 유엔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인 1784호 준수에 대해 상호 의견을 같이 했다는 점도 그렇다. 게다가 북핵문제 해결방법에서 이견을 보여 온 양국이 이번에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과 어우러져 한반도 정세가 북핵 제재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과 함께 부정적 측면도 동시에 존재한다. 한반도 문제에서 특히 대북정책을 둘러싼 중·미 간의 논의가 증대할 경우 우리의 입지는 그만큼 약화될 수 있다. 한·미관계가 아무리 긴밀하게 전개되더라도 세계적 차원의 중·미 협력구도의 하위에서 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한·미관계의 강화가 더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중·미관계의 안정적 발전은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비중과 영향력을 증대시킬 것이나,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 6자회담 의장국, 중·북관계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배제된 북핵문제 해결, 북한의 개혁개방, 남북통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바, 중국의 협력과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중·미관계가 단기간 안정적으로 전개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양자 간 역학관계까지 변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의 일각에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중국 역시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경계하는 등 민족주의와 자국 중심주의에 기반한 대미 불신론이 뿌리 깊기 때문이다.

다만, 부시 행정부 출범 당시 미국의 1/20 규모이던 중국의 GDP가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1/4로 성장했고, 세계금융위기 속에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국의 비중과 역할도 점차 증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소한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도 '중국견제론'이나 '중국위협론'을 우려해 표면적으로는 'G2'로 명명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지만, 내심 자신감과 기대심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다. 예를 들면, 'G2'의 중국어 발음인 지(鷄)·투(兎)가 닭과 토끼를 의미한다는 점에 착안해 '닭과 토끼는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동물이나 서로 싸울 수도 없는 동물'이라며 'G2'를 우회적으로 비유한 중국 전문가의 언급도 이를 뒷받침한다.

요컨대, 안정적인 중·미관계의 발전은 극명한 중·미 대결(경쟁)구도보다 오히려 우리 외교에 더욱 세련된 기술을 요구할 것이다. 한·미동맹의 틀을 유지한 채 한·중, 한·일 간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되, 북한문제가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존 한·미·일, 한·중·일 3자 관계에 한·미·중 3자 협력도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비중과 북·미, 북·중 관계의 변화를 고려하면서 한·중, 한·미,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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