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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미 여기자 특사…클린턴과 평양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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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미 여기자 특사…클린턴과 평양 떠나

"북미 현안 대화로 풀기로…관계개선 견해 담은 오바마 메시지 전달"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인 여기자 2명에 대해 특별 사면을 실시해 석방을 지시했다. 북한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이들과 함께 5일 아침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났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벽 3시 58분 발표한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의 조선방문과 관련한 보도'에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여기자 2명이 북한에 "불법입국해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한 데 대해 심심한 사과의 뜻을 표하고 그들을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관대하게 용서해 돌려보내줄 데 대한 미국 정부의 간절한 요청을 정중히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지난 3월 17일 북-중 국경지대에서 취재 활동을 벌이다가 북한 영토를 침범해 구속된 후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여기자들은 111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여기자들의 사면은 북미 대화국면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미 지난달 10일 기자회견에서 여기자들의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사면'(amnesty)을 요청해, 여기자들이 북한 법을 어겼음을 시인한 바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특사 조치에 "사의를 표시하며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개선 방도와 관련한 견해를 담은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정중히 전달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 북한에서 풀려난 여기자들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비행기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 ⓒ로이터=뉴시스

▲ 클린턴 전 대통령이 탑승하는 여기자들을 환영하고 있다. ⓒ신화통신=뉴시스

<조선중앙통신>은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 기간 김 위원장과 함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만났다며 이러한 "상봉들에서는 조미(북미) 사이의 현안들이 진지한 분위기속에서 허심탄회하고 깊이있게 논의"됐으며 "대화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데 대한 견해일치가 이룩되었다"고 말했다.

보도는 또 여기자들에 대한 석방조치는 북한의 "인도주의와 평화애호적인 정책의 발현"이라고 주장하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북미 사이의 "이해를 깊이 하고 신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별도의 기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5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밝혔고 4일 도착 당시 영접 때와 마찬가지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전송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앙통신은 오전 5시58분께 영문 기사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이 항공편으로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다가 오전 7시54분께 역시 영문 기사를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떠났다는 뉴스를 취소했으나 곧이어 8시5분께 중앙방송이 다시 출발 사실을 보도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특사 조치를 한 여기자의 동행 여부를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 <신화통신>과 <AP> 통신 등은 기자들이 클린턴이 탄 전세기로 귀국길에 올랐고 보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매트 메케나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클린턴 전 대통령이 두 여기자와 함께 무사히 북한을 떠나 로스앤젤레스로 향하고 있다"며 "이들은 곧 가족과 재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빌 클리턴 전 대통령의 방북단에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권인수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 미국진보센터 회장(뒷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동행해 주목된다. ⓒ연합뉴스

오바마 정권인수팀장 포데스타도 동행

한편,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권인수팀장을 맡았던 존 포데스타(60) 미국진보센터 회장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백악관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개인 활동'이라며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포데스타의 동행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해석할 여지는 충분하다.

포데스타는 클린턴 행정부에서 4번째이자 마지막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출신인 그는 1995∼96년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를 역임한 톰 대슐의 자문역으로도 일했었다. 대슐은 오바마의 정치적 스승이다.

진보센터는 애초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의 대선 출마 지원을 위한 싱크탱크로 알려졌지만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포데스타는 정권인수팀의 공동팀장을 맡았다. 따라서 포데스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동시에 오바마 대통령과도 매우 밀접하게 선이 닿아 있는 인물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진보센터의 대변인이 포데스타의 방북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그가 캘리포니아에서 휴가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방북단에는 포데스타 회장 말고도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이 동행했다는 사실이 김정일 위원장과 클린턴이 나란히 앉아 찍은 기념사진을 통해 확인된다.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현재 스탠퍼드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을 지내고 있다.

또한 방북단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자 클린턴 재단 직원인 더글러스 J. 밴드, 저스틴 쿠퍼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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