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병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노 전 의원은 지난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에 등장한 이른바 '떡값 검사'의 실명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한 혐의로 기소돼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아니한 자의 피선거권을 박탈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노 전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3·1절에 특별사면이 이뤄져 노 전 의원이 특별사면 대상자가 된다면 형 집행이 면제된다. 이 경우 노 전 의원은 오는 4월 4~5일 후보 등록을 거쳐 같은 달 24일 열리는 보궐선거에 노원병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
이에 조국 교수는 '노회찬의 3.1절 특별사면을 청원하는 100만 인 서명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노 전 의원의 특별사면을 요청했다.
그는 안기부 엑스파일이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 그룹 회장 비서실장, 중앙일보 회장이 특정 후보에게 불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검찰 고위 간부에게 '떡값'을 제공하자고 공모하는 대화를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비밀조직이 불법적으로 도청한 파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떡값 검사'들은 모두 불기소처분되었고, 이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황교안 당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이번에 법무부장관 후보가 되었다"며 "이 엑스파일은 재벌, 정치계, 검찰 등이 어떻게 서로 유착하여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지를 보여주었으며, 그 동맹세력과 싸우다 피해자가 된 사람이 바로 노회찬"이라고 비판했다.
노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한 뒤 "서울 노원병 재보궐선거에 누가 나가야 하느냐"는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그는 "이르다. 예의에도 맞지 않는다"며 "우린 이렇게 노회찬을 포기해야 하는가? 나는 그러지 못하겠다. 이념과 정파를 떠나 이만한 정치인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그는 "'삼성 X파일' 보도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월간조선 김연광 편집국장이 지난달 특별사면·복권되었다는 점도 상기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동안 검찰 개혁, 경제 민주화, 그리고 사회 통합을 하겠다고 공언했다"며 "박 당선인이 자신의 진정성을 간단히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대통령 취임 직후 노회찬을 사면복권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현재 다음 아고라에서는 약 1만 명이 이 청원에 서명했다.
▲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년 전 그날, 그 순간이 다시 온다 하더라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진보정의 "대법원, 왜곡된 사실인식 근거로 사법살인" 진보정의당 역시 노 전 의원에 대한 구명에 나섰다. 판사 출신인 서기호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노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정치인의 정의로운 행동을 낡은 법리적 판단기준과 왜곡된 사실인식을 근거로 유죄판결한 사법살인 선고"라며 대법원 판결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자리에는 2007년 노 전 의원이 기소됐을 때부터 5년간 변호활동을 해왔던 박갑주 변호사도 함께했다. 서 의원은 "보도자료가 배포된 경우는 면책특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보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것은 면책특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면책특권의 범위를 부당하게 좁게 판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 X파일'의 내용에 대해 "사생활보호를 넘어서는 매우 공익적인 사건"이라는 점을 근거로 "도청된 대화 내용이 공적 관심사이며, 이에 대한 내용이 널리 알려진 이 사건의 경우에는 취득한 대화의 '공개', '누설'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통신비밀보호법상 '부당 판결'임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 사건은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이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녹취록 공개는 수사의 필요성을 밝히고, 수사의 대상, 수사의 방법을 정하고, 수사를 촉진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었다며 정당방위의 상당성 요건도 갖추었음을 설명했다. 진보정의당 의원들은 지난 15일에는 대법원 정문 앞 규탄회견을 벌였으며, 오는 18일에는 당 지도부들이 당 특보를 배포하는 등 각종 선전활동을 진행키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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