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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MB'의 다음 목표는 'MBC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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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MB'의 다음 목표는 'MBC 민영화'?

[판도라의 상자, 열렸다②] 지상파 방송사 소유 허용

이명박 정부와 조·중·동의 '신문·방송 겸영' 플랜에서 '종합편성채널' 겸영 허용이 '단기 프로젝트'라면 지상파 방송사 소유 허용은 '장기 프로젝트'다. 이번에 한나라당은 신문과 대기업에 지상파 방송 지분 보유 10%를 허용했다.

이번 개정만으로 당장 조·중·동이 소유하는 지상파 방송이 등장하기는 쉽지 않다.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권 획득 비용을 감당하기가 만만치 않고 한국의 현 방송 체계에서 지분 보유가 가능한 지상파 방송사는 SBS, OBS경인TV, TBC대구방송 등 지역 민영 방송사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문·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소유·겸영을 원칙적으로 허용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특히 한나라당은 '방송공사법'의 제정, 문화방송(MBC) 민영화 등 공영방송 체제를 흔들 '후속타'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한나라당이 언론 관련 법을 날치기 통과시킨 다음날 <조선일보> 등 보수 신문들이 "어떻게 지상파 방송 독과점을 해체할 것이냐는 '숙제'가 남아있다"고 독려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중·동이 낸 한나라당 '숙제'는 MBC 민영화?

이미 한나라당은 수신료를 재원으로 하는 KBS, EBS만 공영방송으로 규정하는 가칭 '방송공사법' 추진 방침을 밝힌 상태다. 이 법안은 광고를 주요 재원으로 하는 MBC를 공영방송의 범주에서 제외함으로써 'MBC 민영화'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차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 거론되는 김우룡 한국외대 명예교수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주최 토론회에서 'MBC 민영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민영화 선결 조건'은 정수장학회가 가진 주식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MBC 19개 지역 방송사 순차적 매각→매각 대금(5000억 원 추산)으로 방송문화진흥회가 정수장학회 지분 인수→방문진 주식의 70%를 국민(60%)과 우리사주조합(10%)에 매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조선일보> 등은 당초 한나라당이 내놨던 방송법 개정안에서 20% 지분 보유를 허용하다 최종안에서 10%로 규정한 것을 두고 "반쪽짜리 법"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10%의 지분 허용만으로도 사실상 경영권 획득에 문제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기업과 신문사의 컨소시엄이 이뤄질 경우 적어도 20%의 지분 획득이 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이번 개정안은 신문과 대기업에 지상파 방송의 지분 소유를 허용했다는 점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5%도 안되는 지분을 가진 주주가 굴지의 대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경우에서 보듯 지분을 20%에서 10%로 낮춘다는 것은 별반 의미가 없다"며 "일단 한번 열린 지분율 확대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 문화방송(MBC) 사옥.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의 다음 목표는 'MBC 민영화'라는 지적이 많다. ⓒ프레시안

지역 방송에 '겸영' 허용…민영화 첫 단계?

게다가 이번에 통과된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 법에서도 MBC 민영화를 염두에 둔 조항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이번 법안에서 신문사와 대기업에 지상파 방송 지분의 10% 소유를 허용하면서 '2012년 12월 31일까지 경영권은 유보한다'는 조항을 뒀다. 그런데 지역 방송은 지분 소유와 함께 경영권 행사도 가능하도록 제외했다.

정상윤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역 지상파 방송에 겸영권 행사 유보 조항에 제외한 것은 지역 MBC 민영화 계획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부산, 대구, 광주 등 유권자 시장이 큰 곳은 집중적인 민영화 대상으로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개정안은 지역 지상파 방송을 '신·방 겸영'의 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경인지역 민영 방송사인 'OBS경인TV'를 두고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정상윤 교수는 "최악의 경우 기업이나 OBS의 주식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고 이후 방송통신위원회 로비를 통해 수도권 송출권을 얻어내 제2의 민영 방송사로 등장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지상파 채널…조선일보 '관심'?

지상파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으로 신문사와 대기업이 차지할 수 있는 지상파 채널도 늘어날 전망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최근 관훈토론 등에서 "2013년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 현재 아날로그 방송 주파수 대역에서 108MHz의 여유가 생긴다"라며 새 지상파 방송 선정 등의 계획을 밝혔다. 하나의 지상파 방송은 40MHz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2개 이상의 지상파 방송 할당이 가능해진다는 것.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에 다채널방송서비스(MMS)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MS는 기존 방송 주파수 대역폭(6MHz)을 쪼개 고화질(HD)방송, 오디오, 데이터방송 등을 동시에 전송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채널이 2~3개로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조선일보사의 경우 업계 관계자 등의 발언을 통해 종합편성채널보다 MMS에 관심이 많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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