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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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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 이대로는 안된다"

[中國探究]<44> 1998년과 2009년의 중국경제

중국경제의 회복 여부와 성장 전망을 두고 전문가들마다 십인십색이다. 시각 차가 크고 말들도 많다. 하지만 그 가운데 한 가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성장방식과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철저하게 수출 위주의 성장방식을 유지해왔다. 이것이 2008년 글로벌 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온갖 정책을 다 내놓았다. 하지만 단기회복 여부와는 관계없이 장기적으로는 더 이상 종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1998년과 2009년

중국의 성장 방식은 공장 많이 짓고 수출 많이 해야 하는 전형적인 대외의존형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이 방식으로 중국은 10년 전 환란(換亂)을 견디어냈다.

1997~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있었고 2000~2001년에 세계경제가 그 영향권에 들면서 중국은 수출 증가율이 뚝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당시 중국은 SOC와 산업부문에 재정투자를 확대했고 이것은 곧이어 축적된 효과를 나타냈다.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고 글로벌 무역 증가율이 회복된 2002년부터 중국은 그야말로 일취월장했다. 수출이 대폭 늘었고 전체 경제가 껑충 뛰어 올랐다. 그야말로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중국은 예상보다 빠른 행보를 보였다. 11월에 4조 위엔 재정규모의 경기진작 프로그램을 내놓은 데 이어 2009년 들어서는 수출부문 위주로 10대 산업 진흥계획을 발표했다. 수출부가세 환급율은 내려가던 정책방향을 거슬러가면서까지 기업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8년과 2009년의 대응방향은 기본적으로 10년 전과 똑 같다. 전제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그 탄력을 받아 외수(수출)를 확대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문제는 지금이 10년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다는 데 있다. 선진국의 경우 경제회복 시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불확실하다.

중국은 지금 제대로 된 소비 진작책을 써야 한다. 하지만 말로는 소비 진작을 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확대 효과는 아직 느낄 수 없다. 여전한 위기 상황에서 재정투자의 확대 일변도로 가는 것은 공급과잉을 더욱 자극할 우려가 있다.

2008년 말 이후 시행했거나 추진 중인 소비 진작책으로 가전하향, 자동차하향, 소비쿠폰 발급, 전국민 의료보험계획 등이 있다. 가전하향과 자동차하향은 정부가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소비정책이라기보다는 변형된 재정투자라고 할 수 있다. 소비쿠폰도 재정투자로 하기 때문에 국민이 소비한다기보다는 정부가 소비하는 측면이 있다.

의료보험문제는 앞으로 3년 동안 8,500억 위앤을 투자해 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하고 그 효과로 자금 여유가 생긴 국민들이 소비를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효과를 내기엔 아무래도 규모가 너무 작아 보인다.

중국은 심각한 패러독스와 딜레마 상태에 있다. 외수 즉 수출 위주의 경제 시스템 구조가 심한 상황이고 장래에 대한 불안 심리로 국민들의 예방성 저축 심리가 크다. 과도한 의료비와 교육비 지출로 사회 안전망이 약하고 소비여력도 충분하지 않은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소비를 늘리고 싶어도, 마음은 있어도 당장 어떻게 손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해결방안은 이렇다. 단기적으로 극적인 소비확대 효과는 어려운 만큼 중장기적으로 의료 및 교육 시스템 개혁을 위해 이 부분에 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둬 3년 후 그 효과가 나타난다면 소비가 본격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수지의 과도한 흑자 규모를 낮춰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지금처럼 무역흑자와 외환보유고가 흘러넘치는 상황에서 중국은 "돈 안 된다"는 지적을 받는 미국채를 자꾸 매입하고 있으나 이것도 언제까지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극적인 소비 진작효과를 내기 어려우므로 당장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소비확대 기반을 깔아 나가야 한다.

중국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에 만전을 기하려 할 것이다. 몇몇 예상 시나리오를 제시해본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재정정책은 규모를 줄여 완만한 추세를 보일 것이다. 이는 상반기에 재정투자를 너무 많이 해 계속 자금을 밀어 넣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내놓은 정책의 효과가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면 지금의 재정정책은 강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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