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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할론'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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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역할론'의 허와 실

[中國探究]<43> 과도한 기대는 금물

올 초부터 국제 사회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범세계적인 이슈로는 국제적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를 돌파를 위해 중국의 경제 정책과 경기 부양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또 한반도의 안전과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는 중이다.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는 가능한가?

우선 세계 경제 침체와 관련, 중국의 경기 회복이 세계 경제의 침체 탈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측면에서 중국이 과연 '세계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초 런던에서 열린 G-20 주요국 정상 회담은 중국을 미국과 더불어 일단 표면적으로 G2 국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비록 미국은 자국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로 금융 관리 능력을 의심받고 있지만 미국의 위상은 여전히 막강하다. 최근 중국이 세계 최대의 채권국으로 부상했지만 경제력이 중국의 세 배에 달하고, 외교·군사력과 소프트 파워를 통틀어 미국은 세계 최강임에 틀림없다.

세계가 중국에 주목하는 것은 세계가 미국 정부의 관리 능력뿐 아니라 시장 중심의 자본주의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중국은 시장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비효율적인 통제경제 시스템이 작동하는 기제를 갖고 있으나 덕분에 이번 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계기로 중국 경제 시스템에 관한 관심까지 높아지고 있다. 미국식 시장 경제와 민주를 강조하는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에 반해 중국식 시스템인 '베이징 컨센서스(Beijing consensus)'가 강조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 반열에 오른 것을 국제사회에 대한 중국의 중시로 생각해 즐기는 눈치다. 표면적으로는 아직 그럴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자국 화폐인 위엔화의 국제화 시도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자본주의 시장체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오는 8일 열리는 G8 연례 정상회의에서 새 기축통화의 필요성을 토론하고 공동성명에 그 내용이 포함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의 양대 강국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중국은 자신이 이번 위기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나라로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여전히 중국 내부 경제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는 미국의 책임을 일부 중국에 분담시키려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음모론으로 파악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엄밀하게 따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 된다.

당연히 중국 경제의 회복은 분명 세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점은 중국이 세계 경제까지 걱정하면서 자국 경제를 운영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지도자들 역시 내부적 리더십을 더욱 강조하고 있으므로 국제 사회가 기대하는 구원투수의 역할은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북한 제재는 가능한가?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이에 따른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1874호가 확정되면서 중국이 찬성표를 던진 이 결의의 이행에 과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과 관련, 중국의 역할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속적으로 대북 영향력의 한계를 국제사회에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의심할 바 없는 북한의 최대 후견국이다.

주지하다시피 중국은 북한 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다. 그만큼 대 북한 압박 카드를 많이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북한 원유의 90%와 생필품의 80% 정도가 중국에서 공급된다. 2008년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시작한 대북 경제금융제재에 있어서도 중국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북한 대부분의 해외 계좌가 홍콩이나 마카오 그리고 중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에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해외 금융계좌 동결은 중국의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중국이 과연 이들 압박 조치를 실행에 옮길 것인가에 있다. 당연히 중국도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행위에 난감해 하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직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결연한 입장을 밝혔다. 또 북한이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위반하고 핵 비확산의 유효성을 침해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질책했으며 안보리 결의도 적당하고 형평성 있는 조치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북한 제재에 미온적이다. 북한이 6자 회담은 이미 '지나간 역사로 다시는 절대로 6자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6자 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가장 합리적 수단이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섣불리 다른 국가들의 대북 제재에 동조해 오랜 우방인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은 사회주의의 전략적 완충지대로서 역할을 해 왔다. 물론 현재는 이러한 전략적 완충지로서의 역할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불확실하고 소통 통로가 없을 수도 있는 미래의 북한보다는 비록 자신들의 영향력에 한계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그래도 논의가 가능한 현재의 북한이 중국으로서는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의장국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6자 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전혀 발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들어 왔다.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에는 북한의 계속되는 강경 대응으로 북한이 스스로 기회를 놓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중재 역할을 배제하고 직접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중국의 비호가 있으므로 북한이 계속 도발 행위를 하고 있으며 중국도 북한의 이러한 행위가 현 시점에서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

결국 중국이 북한 제재에 앞장서거나 대북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는 별로 없다. 당연히 중국도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하면 당장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고 대량 탈북자 유입도 우려되므로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하다. 우선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북한이라는 국가에 대한 반대는 아니라는 논리다. 또 만일 중국마저 북한을 버린다는 인상을 준다면 북한은 영원히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고 북핵 문제는 점점 미궁으로 빠질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북한 스스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경제 분야든 정치든 외교는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국제 활동이다. 따라서 각국은 자신들의 계산법이 있다. 중국도 결국 자신들의 이익에 의거해 상황을 판단하고 정책을 취할 것이며 이는 당연한 것이다. 일차적 목적이 같다고 해서 궁극적인 목적이 같을 수는 없다. 우리의 의도대로 안 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다. 분단된 반도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가 말해주듯이 늘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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