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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 된 KBS, 미국의 NPR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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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서' 된 KBS, 미국의 NPR을 보라

[최진봉의 뷰파인더] 떠난 국민 마음, 어떻게 되돌릴까?

한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 한국방송(KBS)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뉴스와 관련해 부실한 내용으로 편파 보도를 했다며 안팎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KBS 기자들과 PD들도 KBS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고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을 편파, 축소 보도했다며 회사 경영진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기자와 PD의 반발은 제작, 취재 현장에서 느낀 KBS 보도에 대한 국민적 반감에 기인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KBS 기자들은 김해 봉하 마을과 노제가 열렸던 서울광장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KBS 보도의 편파성과 축소 보도에 항의하는 시민들에 의해 쫓겨났다. 시민 분향소가 설치됐던 덕수궁 대한문에서도 KBS 기자들은 KBS의 편파 보도에 성난 시민들의 비판에 맞닥뜨리면서 KBS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얼마나 큰지를 체험해야만 했다.

KBS 기자들은 "보도본부장이 정부를 비판하는 조문객의 인터뷰를 빼라고 지시하고, 보도국장은 덕수궁 대한문 시민 분향소의 추모 현장에서 취재 중이던 중계차를 철수시켰다"며 "KBS 경영진이 민심을 외면하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국민의 방송을 정권의 방송, 관제방송으로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KBS, 공영방송인가 국영방송인가

▲ 지난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한국방송(KBS) 카메라를 상대로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프레시안
참여정부 시절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라는 위업을 달성했던 KBS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을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KBS는 공영방송 본연의 임무를 점차 망각해 가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로부터 시청료는 꼬박 꼬박 받아 챙기면서 국민들의 편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정부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업방송과 달리 국민의 돈이 운영비에 포함돼 있는 공영방송은 정부를 포함한 어떤 권력 기관보다 국민을 가장 우선시 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KBS의 보도 태도를 보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기보다는 정부의 입맛에 맞는 뉴스를 내보내기 바쁘다. 이는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로 공영방송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이러한 태도는 KBS가 공영방송이기를 포기하고 국영방송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부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하고자 국민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태도는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시청료를 지불한 많은 시청자들에 대한 배신 행위로 국영방송에서나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청취자 늘고 있는 '공영 라디오 방송' NPR

한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인 KBS가 왜곡 편파보도로 시청자들로부터 비판과 외면을 당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인 NPR(National Public Radio)은 미국의 신문사, 방송국들의 독자와 시청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청취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다른 대형 방송국들에 비해 규모나 예산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은 NPR이 청취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공정한 방송과 청취자 중심의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믿을 수 있는 방송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성에 힘입어 NPR에서 방송한 뉴스 프로그램의 일주일 청취자수는 2090만 명에 육박해 작년 대비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NPR 프로그램의 청취자 수는 지난 2000년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해 약 47%가 증가했으며, 청취자들의 절반 이상은 NPR의 뉴스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NPR 뉴스프로그램에 대한 청취자들의 높은 신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청취자들의 NPR 뉴스 프로그램( <Morning Edition> < All Things Considered> 등) 대한 신뢰도는 다른 대형 상업방송의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보여주고 있다. NPR의 아침 뉴스 프로그램인 <Morning Edition>의 경우, 하루 청취자 수가 760만 명으로 미국 ABC 방송의 <Good Morning America>의 하루 시청자 수보다 60%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미국 NBC 방송국의 <Today>의 시청자 수보다는 3분의1 이상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 재벌의 틈바구니에서 NPR이 사랑받는 까닭

미국 내 방송국 중 규모가 가장 적은 편에 속하는 공영방송 NPR이 국민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 방송국 중 가장 규모가 가장 큰 공영방송 KBS는 편파, 왜곡 방송으로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외면당하고 있다. NPR은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알 권리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공정한 방송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미국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한껏 받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거대 언론 기업들이 자사 이익 추구에 혈안이 되어 돈과 정치 권력에 휘둘려 친정부적이고 친 기업적인 보도 태도를 보일 때, 청취자들의 자발적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NPR은 자신들을 후원하는 국민들의 입장과 알 권리를 반영하는 보도 태도를 견지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송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미국 공영방송 NPR의 이러한 보도 태도는 KBS가 반드시 배워서 실천해야 할 부분이다.

시청료를 받아 운영 자금으로 사용하는 KBS는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이지 국가가 운영하는 국영방송이 아니다. KBS 경영진은 이러한 KBS의 정체성을 올바로 깨달아 자신의 정체성에 걸맞는 모습을 국민들 앞에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KBS가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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