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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도, 종친회·동문회·조계종도 '침통'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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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단체도, 종친회·동문회·조계종도 '침통'과 '슬픔'

전국 추모행사 표정…서울 시민 50~60명 뜬 눈으로 분향소 지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면서도 김해 봉하마을까지 발걸음을 하기 힘든 시민들이 전국 곳곳에 분향소를 설치해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거 소식이 들려온 23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에 임시 분향소를 설치해 밤늦게까지 추모행사를 했다. 이어 일요일인 24일 오전에도 이미 시민 수백명이 분향과 헌화를 했다.

시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추모대회 소식을 보고 이날 오후 4시께부터 대한문 앞으로 모여들었고, 1000명 이상의 시민들은 자정을 넘기고도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시민 50~60여명은 경찰이 추모행사를 제지할 것에 대비해 24일 아침까지 뜬 눈으로 분향소를 지키기도 했다.

가슴에 검은색 리본을 단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과 촛대, 향로 등을 놓은 분향소를 만들어놓고 줄을 서서 4명씩 분향과 헌화를 한 뒤 대한문 앞 광장에 남아 민중가요를 부르는 등 고인을 애도했다.

어두워지자 상당수 시민은 촛불을 켠 채 추모행사를 이어갔다. 일부 시민들은 밤 11시 경부터 시민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넓혀 달라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이날 낮 분향소 천막을 치는 과정에서도 전의경 수십명이 천막을 압수하자 몸싸움을 벌였었다.

▲ 23일 오후 덕수궁 대한문 앞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한 시민이 전경버스에 국화와 함께 붙은 호외신문의 노 전 대통령 얼굴을 투명 테이프로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노풍' 진원지 광주, 유니버시아드 개최 확정에도 '차분'

전국 곳곳에도 분향소가 설치되고 애도 현수막이 내걸려 조문 행렬이 이어지는 등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특히 민주당은 전국의 각급 당 사무소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노 전 대통령의 본관인 광주(光州) 노 씨 종친회는 이날 종친들과 연락해 빈소 방문 등 추모 방안을 논의하면서도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 문중의 대제(음력 3월 15일)에 참석했고 지난해 4월 20일에는 광주의 노 씨 문중 선산에서 열린 종친회 삼릉단(三陵壇) 제종회 대제에 참석하는 등 문중 일에도 신경을 많이 쓴 편이었다.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른바 '노풍'의 진원지였던 광주와 전남지역의 행정기관과 정치권, 종교계도 분향소를 차리는 등 애도에 동참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24일 새벽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선정된 광주시는 축제 분위기를 자제하고 차분하게 추모를 이어갔다. 민주당 광주시.전남도당은 광주 서구 상무지구 시당 사무실과 동구 학동 도당 사무실에 각각 분향소를 설치하고 지역 국회의원 사무소에 현수막도 내걸었다.

5.18 관련 단체들은 5.18 민주화운동 주간을 맞아 생전에 5.18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과시했던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특히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을 위해 도청에서 농성 중인 5.18부상자회, 5.18유족회도 농성장 앞에 분향소를 차리고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통해 했다.

신경진 5.18부상자회장은 "지난해 방문했을 때 '매년 묘지에 들러 참배하겠다'고 말할 만큼 5.18에 대해 특별히 신경을 썼고, 광주와는 인연이 남다른 분이었는데 뜻밖의 서거에 슬픔을 가누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북도당도 23일 오후 6시부터 전주시 중화산동 호현빌딩 3층 당사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전북진보연대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등은 성명과 논평을 발표했다.

▲ 분향을 마치고 돌아서며 눈물을 닦는 시민 ⓒ연합뉴스

지역 축제 행사 규모도 줄여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 총동창회는 부산 서면 장학회관에 분향소를 설치해 장례가 끝날 때까지 동문은 물론 일반인들이 조문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에서는 민주당 대구시당이 23일 열기로 했던 자체 단합 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윤덕홍 최고위원, 이승천 시당 위원장 등 당직자와 당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식을 치렀다. 사무소에 분향소를 설치한 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조문을 받기로 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이날 오후 유필우 위원장 주재로 긴급 시당 간부회의를 갖고 인천시 남동구 간석1동 신진빌딩 3층 시당 사무실에 분향소를 설치해 24일부터 조문을 받고 있다.

부천시내에서도 부천지역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경인선 송내북부역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해 수백명이 분향했다. 대전 노사모도 이날 오후 5시부터 대전역 광장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에 일부 지역에서는 애초 계획했던 축제의 행사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하는 등 애도 대열에 합류했다.

충북 단양군의 향토축제인 소백산철쭉제는 23일 오후 개막식 불꽃쇼가 취소됐다. 전북도내 65개 경기장에서 열리는 '2009 전국국민생활체육대축전' 주최측은 행사를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기로 했다.

전북상공회의소 협의회도 24일 전북도청 강당에서 외국인 근로자.유학생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2009 세계인 축제 한마당' 행사를 무기한 연기했다.

▲ 서울 대한문 앞 끝없는 조문 행렬 ⓒ연합뉴스

조계종, 전국 주요 사찰에 분향소 마련…49재 봉행 검토

불교 조계종은 전국 주요 사찰에 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의 지시에 따라 분향소가 마련되는 절은 조계종 본산인 서울 조계사를 포함해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수덕사, 월정사 등 25곳이다.

조계종은 또 노 전 대통령의 49재를 조계사에서 봉행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으며, 24일 오후에는 총무원 집행부 스님들이 모여 불교계의 향후 애도 행사 등을 논의할 긴급 종무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노 전 대통령은 천주교 세례를 받았지만 해인사를 몇 차례 방문했으며, 2003년에는 조계종 종정인 법전 스님이 권양숙 여사에게 '대덕화(大德花)'라는 법명을 내렸을 정도로 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관 총무원장이 빈소가 차려질 봉하마을과 가까운 양산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에게 봉하마을의 상황을 각별히 신경쓰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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