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돼지플루 제2 진원지' 우려…수백명 감염증세

2차감염 확산 추세, WHO "세계적 대유행 가능성 보여주는 근거"

멕시코가 감염 의심환자 2000명 이상에 사망자만 150명이 넘어서면서 돼지인플루엔자(SI)의 전세계 확산 진원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감염력을 가진 돼지 인플루엔자는 광우병처럼 무리한 가축 사육의 산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돼지인플루엔자 감염 환자의 최초 발생지가 멕시코 남부에 있는 미국의 초대형 양돈장 주변이라는 사실과 멕시코 정부가 돼지인플루엔자 최초 감염 사례가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수백명의 학생들이 돼지 인플루엔자 감명 증세를 보기고 있는 뉴욕 세인트 프랜시스 고등학교.. ⓒ로이터=뉴시스

"미국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 사망자 나올 것"

게다가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뉴욕이 '제2의 돼지 인플루엔자 진원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통신은 보건당국을 인용 "뉴욕 소재 한 학교의 수백명 학생들이 돼지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이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리차드 베서 센터장 대행은 "미국에서 장기 입원 환자는 물론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도 "우리는 곧 이 질병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사망자 또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 최대 가톨릭계 학교인 세인트 프랜시스 고등학교 2700명의 재학생중 수백명이 감염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부근의 한 공립학교에서도 80명 이상의 학생이 감염돼 휴교령이 내려졌다.

감염 증세를 보이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최근 멕시코에 체류했던 경험을 가졌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비슷한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사례는 2차 감염력 증거"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사무차장 후쿠다 게이지는 "멕시코에서 수많은 사망자를 낸 것으로 의심되는 돼지인플루엔자가 다른 나라로 확산돼 다시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주목할 만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차 감염에 의한 확산 능력은 이 바이러스가 세계적 유행병이 될 수 있다는 중요한 판단 근거"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보건당국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로 패닉에 빠질 이유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원래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는 늘 상당한 규모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인플루엔자와 관련된 사망자가 미국에서만 1990년대 평균치가 3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타격은 이미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돼지인플루엔자의 공포에 휩싸여 학교, 극장 등 다중집회 시설이 폐쇄된 가운데 매일 5700만 달러(약 77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돼지고기 소비량이 많은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은 멕시코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수출되는 돼지 수입을 금지시켰다.

쿠바, 멕시코 출입 항공기 금지령

쿠바는 멕시코를 오가는 항공기에 대해 48시간 금지령을 발표하며 돼지인플루엔자 진원지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발동한 최초의 나라가 됐다.

미국도 멕시코, 캐나다, 이스라엘, 프랑스 등 감염 환자들이 발생한 나라들에 대해 여행자제령을 내렸다.

하지만 보건당국자들은 여행 제한조치 등 국경 통제가 돼지 인플루엔자 확산 방지에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