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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차베스와 오바마, 마주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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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차베스와 오바마, 마주 보고 웃었다

[김영길의 '남미 리포트']<342> '쿠바' 문제엔 여전히 이견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첫 만남을 두고 중남미는 물론 전 세계 언론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인 가운데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개최된 제5차 미주기구(OAS) 정상회의가 19일 오후(현지시간) 폐막됐다.

미주기구 조직위원회의 보도자료와 <트리니다드 토바고 가디언>, 그리고 회담 현장을 취재한 풀기자단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 회담 역시 특별히 내세울만한 가시적인 성과 없이 막을 내렸지만 회담장 안팎에서 차베스의 인기는 대단했던 모양이다.
▲ 오바마와 차베스의 첫 만남 ⓒ미주기구 조직위원회

특별한 이슈와 화젯거리 만들기를 즐기는 중남미 기자단은 차베스를 자극해 예의 반미성 발언을 여러 차례 유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차베스는 극도로 말을 아끼며 미국과 오바마 정부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4년 전 아르헨티나의 마르델 쁠라따 회담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는 얘기다. 따라서 민중단체들의 과격한 반미시위도 찾아보기 힘든 게 사실이었다. 다만 토바고 현지의 인권단체들과 환경단체 지도자들, 농민단체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여 각국의 경호원들을 잠시 긴장시켰을 뿐이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4년 전 아르헨티나 정상회의에서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 제5차 회담을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바마 미 행정부는 지난주 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명의의 협조 공문을 남미연합국가(UNASUR) 외무장관들에게 보내 사전 정지작업을 벌였는가 하면 몇 개월 전부터 브라질과 칠레 정부를 움직여 남미방위위원회의 가입을 조심스럽게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미방위위원회가 미국의 남부사령부 예하 제4함대를 주적으로 겨냥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차베스와 남미연합국가 지도자들은 오바마 취임 이후 태도를 바꿔 쿠바의 경제재제 조치 해제와 미주기구 회원자격 부여 등을 조건으로 미국의 방위위원회 가입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중남미 좌파 정부 지도자들이 오바마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백악관은 34개국정상들이 한데 모이는 대규모 회담과는 별도로 남미연합국가 정상들과 회담을 추진했다. 이것이 바로 오바마와 차베스가 다정하게 악수를 나누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오바마와 차베스의 단독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차베스가 조건으로 내건 쿠바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미연합국가 정상들이 강력하게 내세운 쿠바 경제제재 해제와 미주기구 회원 자격 부여에 대해 "쿠바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라며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갈 문제"임을 내세우고 쿠바 정부가 최소한의 성의를 보일 때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쿠바가 정치범 석방과 언론 자유 등 민주주의에 입각한 정치를 펼치라는 주문이었다.

이처럼 비록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지만, 예컨대 차베스를 비롯한 중남미 좌파지도자들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담은 선언문에 서명하는 건 반대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확실하게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흡족한 모습을 보였고, "역대 어느 회담보다는 성공적인 회담이 되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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