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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美의회, 中환율조작보다 달러 붕괴 걱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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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美의회, 中환율조작보다 달러 붕괴 걱정할 때"

"미국은 다른 나라 비난할 도덕적 근거 상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15일 의회에 제출한 환율 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 아니라고 결론짓자, 수출업체들을 의식한 미 의회 일부 의원들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환율 조작보다 달러가 더 큰 문제"라면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의 판단은 "실용주의에 입각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아시아 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Geithner's Biggest Problem Is Dollar, Not China(가이트너의 최대 골칫거리는 중국이 아니라 달러'라는 칼럼(
원문보기)을 통해, 달러를 마구 찍어대고 납세자의 돈을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에게 불투명한 방식으로 뿌려대는 미국은 다른 나라를 비난할 도덕적 근거도 상실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은 오히려 중국이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해 달러를 기피할 사태를 걱정할 처지라고 꼬집었다.

다음은 이 칼럼의 주요 내용이다. <편집자>

▲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bloomberg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뭘 좀 모르는 사람들이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난 12개월 동안 신문도 보지 않은 것 같다.

제로 수준의 연방 기준 금리 하에 몇 조 달러의 국채와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온 미국은 조만간 중국이 환율조작을 꺼리게 만들 것이다.

그레이엄과 같은 일당들에게 간단히 상황을 요약해 주겠다. 미국의 경제는 세계를 이끌어온 도덕적 근거를 상실했다. 유례없이 느슨한 통화와 재정정책으로 이 말은 더욱 타당성을 가지게 될 것이며, 달러는 최종적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중국의 환율조작이 미국에게 실보다 득이 커"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가이트너 장관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가이트너는 지난 1월 인사청문회에서도 그렇게 말했다. 반면 안정적인 위안화가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떠받치고 있다는 것도 널리 인식되고 있는 사실이다.

중국이 2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갖게 된 것은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한 직접적인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이트너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규정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실용주의 때문이다. 그는 달러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가 얼마나 취약해졌는지 잘 알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중국이 수출 경쟁력을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것이 미국에게는 실보다 득이 크다.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올라간다고 해서 미국의 자동차가 중국에 더 많이 팔리는 것도 아니고, 세계 3위 경제대국인 중국은 타격을 받게 된다.

현재 중국은 독일과 영국보다 큰 경제대국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중국은 저임금에 기반한 세계의 공장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엄청나게 커졌다.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로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재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국가다. 전통적으로 견인차 역할을 해온 미국은 정반대로 난관에 빠져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에게 금융시스템을 현대화하고,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보다 공정한 무역을 하라고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달러를 마구 찍어대고, 보호무역 조항을 대폭 도입하고,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은 그런 요구를 할 처지가 못된다.

게다가 미국은 투명성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도 없다. AIG에 1830억 달러가 넘는 공적자금을 퍼붓고, 그 일부가 골드만삭스 등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에게 분배된 사실이 드러나, 납세자들이 격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달러의 덫에 걸려 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중국의 막대한 외환보유고가 일종의 무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보유한 달러는 강점보다 약점이 더 크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이 현상에 대해 "중국은 달러의 덫에 갖혔다"고 표현했다. 중국이 최근 달러의 대체통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외침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달러 가치가 붕괴하면 큰 손실을 볼 것이다.

중국, 러시아, 그리고 아랍국가들이 달러를 기피하려는 주장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좋건 나쁘건 달러를 중심으로 이뤄진 글로벌 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여야 한다. 갈등이 통제가능한 수준이 되어야, 새로운 체제가 도출될 수 있다. 그러러면 조만간 달러를 버리는 것보다는 달러를 구하려는 논의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

경제가 침체에 빠진 나라들은 환율을 보다 경쟁적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법이다. 하지만 달러 가치는 하락할 경우 그 속도가 가파르고, 시장에 충격을 줄 위험이 있다. 달러가 싫다고 해도 대체 통화가 없다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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