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8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MBC) 본사에 압수 수색을 시도하자 '언론 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 등 시민단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검찰과 MBC 조합원 간의 대치가 있었던 MBC 사옥 현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이번 수사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유린하는 위헌적 수사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PD수첩>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는 게 '민주사회의 원칙'"이라며 "어떤 민주국가에서도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해당 언론인을 형사처벌하는 경우는 없다. 이명박 정부의 유례없는 언론 탄압으로 대한민국은 야만적 언론 탄압 국가로 주목받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조롱거리가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들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며 "검찰은 지금 진행하는 모든 야만적 언론 탄압의 역사가 빠짐없이 기록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PD수첩> 수사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 '검찰의 MBC 압수수색 규탄 <PD수첩>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기자회견. ⓒ언론노보 |
"MB가 제일 싫어하는 프로그램? <PD수첩>이란다"
김영희 한국PD협회장은 "아주 정확한 정보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싫어하는 방송 프로그램은 <PD수첩>이라고 한다"면서 "이것이야말로 <PD수첩>이 주요한 권력의 감시 기능을 얼마나 철저히 하고 있느냐는 반증이 아닌가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4월 중으로 예정된 김보슬 PD의 결혼식의 시간과 장소를 밝히면서 "결혼식 전까지 MBC 사수대는 반드시 PD들을 보호할 것이다. 그러나 식장에도 보호하며 입장할 수는 없을 것 아니냐"며 "검찰은 정말 체포해야겠다면 웨딩홀에서 김 PD를 체포해가라"고 규탄했다. 그는 "또 한번 오늘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면 전국의 2800여 PD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검찰은 해야할 일은 안하고 안 해야할 일만 하고 있다. 언론인 구속하고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 누리꾼 구속하고 PD를 잡아가려 하고 있다"면서 "검찰과 이명박 정부의 태도는 30년 전 유시시절의 긴급 조치 구호 시대를 연상시키는 폭거"라고 규탄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PD수첩> 사건을 처음 담당한 검사는 '명예 훼손 혐의가 성립되기 어렵다'고 하는데 2차로 나온 검찰은 '너희가 죄인이다. 수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법을 집행하는 검사가 이렇게 다르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가 정권의 앞잡이, 정치 검찰이라는 사실을 공언하는 것에 다름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의 동지들을 지키고 신성한 공영방송사의 사옥을 지키고 검찰의 규탄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춘근 PD를 체포한 것은 <PD수첩>을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이며 노종면 언론노조 YTN 지부장을 구속 수감한 것은 노동조합의 저항을 무력화하고 낙하산을 꽂기 위한 것"이라며 "오늘 검찰들이 MBC 압수 수색을 실시한 것도 MBC를 무력화하고 언론악법을 저지하려는 모든 민주시민을 욕보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끝까지 저항할 것이며 우리 손으로 녹취, 원본 테이프를 내주는 일은 수십명의 기자, PD가 잡혀가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장악 시도를 피로서 저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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