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美경제, 6개월 사이 벼랑 밑으로 떨어져"

WSJ "다우 5000-S&P 500 주가 가능"

뉴욕증시에서 비관론이 주류로 전환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세계은행, '투자의 현인' 워렌 버핏 등이 잇따라 비관론을 제시하면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특히 다우 지수는 6500선으로 다시 밀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79.89포인트(1.21%) 떨어진 6547.05로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85포인트(1.00%) 하락한 676.53으로 거래를 마쳐 1996년 9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268.64로 25.21포인트(1.95%) 떨어지면서 2002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날 대표적인 비관론은 <WSJ>가 제시한 '5000-500' 주가 전망이다. 다우 지수는 5000, S&P 500 지수는 500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다우 지수는 7000선이 붕괴되면서 12년래 최저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S&P 500 지수도 1996년 이후 처음으로 700선 밑으로 내려갔다.

그동안 S&P 500 지수는 지난 2007년 10월의 최고점에서부터 무려 881.77포인트(56%)나 떨어졌고 지난 7일에는 683.38로 마감돼 500선까지 183.38포인트(27%)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다우지수도 지난주 6.2% 떨어지면서 1995년 수준인 5000선까지 1626.94포인트(25%)만 남아있다.

버핏 "지금은 경제 전쟁 상황"

월가에 늘 희망가를 불러줬던 버핏도 변했다. 이날 버핏은 미국 경제가 지난 6개월 동안 "벼랑 아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버핏은 특히 현재를 전시 상황에 비유했다.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은 미국이 '경제 전쟁(economic war)'에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전시의 최고 사령관같이 보이는 대통령이며, 위급한 상황에서 미국의 지도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를 고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버핏은 "공포가 사람들의 행동을 지배하고 있고 경제도 자신이 그릴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가 '경제전쟁' 상횡이라는 인식을 강조했다.

전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후퇴는 `V자`나 `U자`가 아닌, `L자`형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V자형 경기후퇴는 빠른 경기 회복을 의미하고, U자형은 점진적인 회복을 뜻한다. 반면 L자형은 경기후퇴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를 나타낸다.

문제는 경기후퇴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저미다. 미국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 독일, 일본 등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를 가진 국가들의 회복도 지연된다. L자형 경기후퇴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