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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 너도나도 강모 씨 얼굴 공개…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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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 너도나도 강모 씨 얼굴 공개…논란 확산

"흉악범 얼굴 공개 잘한 것" vs "얼굴 공개해서 얻을 공익 없다"

언론에서 군포 여대생 등 경기 서남부 지역 연쇄 살인 용의자 강모 씨의 얼굴을 앞다퉈 공개하면서 흉악범 혐의자의 얼굴 공개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방송(KBS), SBS가 31일 강모 씨의 얼굴을 공개한 데 이어 1일에는 문화방송(MBC), 2일에는 <동아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등이 잇따라 강 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한겨레>, <한국일보>는 2일 강 씨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알림 기사를 냈다.

MBC도 강 씨 얼굴 공개…지상파 3사 모두 공개한 셈

MBC는 1일 <뉴스데스크>에서 강 씨의 얼굴 사진 11장을 내보냈다. KBS, SBS에 이어 MBC도 강 씨의 얼굴을 공개하면서 지상파 3사가 모두 강 씨의 얼굴을 공개하고 나선 것.

MBC는 "강○○, 현장 검증에서도 '가려진 얼굴'…분노"라는 보도에서 현장 검증에서 강 씨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도한 뒤, "강○○, 평소 모습은?"이라는 보도에서 강 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MBC는 앵커 멘트로 "보신 것처럼 강○○의 얼굴을 보여달라는 여론이 높다"며 "피해자나 그 가족들의 인권도 생각해야 한다는 반대론 사이에서 논란이 있어 왔는데 저희 MBC는 국민의 알권리와 경각심 등 공익적인 차원에서 증거가 명백한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MBC는 "그의 평소 모습들을 보여드리겠다"며 강 씨가 네 번째 부인과 찍은 사진, 자신의 개와 찍은 사진 등을 내보내며 ""겉으로는 사람 좋은 이웃이었고 밝은 미소를 지녀 유독 여성 편력이 심했던 강○○의 두 얼굴은 결국 끔찍한 연쇄 살인으로 세상에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강 씨 얼굴 공개' 자화자찬

지난 31일 강 씨의 얼굴을 공개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1일 얼굴 공개의 당위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얼굴 공개해야 한다' 압도적…'관행' 바꿔야"라는 기사에서 "'조선닷컴'에는 이틀 만에 300여 건의 댓글이 올라왔다"면서 "댓글의 90% 이상이 '얼굴 공개를 환영한다'는 입장이었고 '범죄자 가족에게 돌아갈 피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국가인권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경찰에 '피의자를 보호하라'고 권고한 데 대한 비난 글을 쏟아졌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도 겨냥했다. 이 신문은 이날 만평에서도 '인권위'에 짐승 수(獸)자를 넣어 희생자들이 "이젠 짐승도 보호하냐"며 인권위를 비난하는 내용을 냈다.

<중앙일보>도 이날 5면 전체를 털어 자사의 얼굴 공개를 홍보했다. 이 신문은 "조인스 '강○○' 얼굴' 106만 클릭…네티즌 95% '신상 공개 찬성'"이라는 기사에서 "1일 오후까지 '중앙일보, 공익 위해 연쇄살인범 강○○ 이름·얼굴 공개' 기사의 IP당 조회수는 106만 건을 넘어섰다"며 "단일 기사의 조회수가 100만 건을 넘은 경우는 조인스닷컴이 생긴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또 이 신문은 "조인스 닷컴이 실시 중인 여론조사에선 1일 6000명이 참가해 95%가 '찬성'에 표를 던졌다"며 "네티즌들은 본지의 사진 공개를 놓고 '앞으로 비슷한 범죄를 막는 예방 효과가 있고 국민의 알 권리도 충족시킨 보도'라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도 이들의 얼굴 공개에 합류했다. 이 신문은 강 씨의 사진 두 장을 붙인 기사에서 "이미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의 피의자로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경우라면 '공인'으로 볼 수 있다"며 "동아일보는 진실 규명 등 공익, 신원 공개를 통한 사회적 응징을 요구하는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강 씨의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신문은 "동아일보는 앞으로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안별로 검토한 후 용의자의 신원과 얼굴을 제한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겨레>, <한국일보> "사진 공개로 얻을 수 있는 공익 있나"

반면 강 씨의 얼굴을 비공개하기로 한 자사의 방침을 알리면서 이들의 공개 논리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한겨레>는 이날 "한겨레 원칙은 이렇습니다"라는 알림에서 "<한겨레>는 흉악범이라 할지라돠 공인이 아닌 이상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이는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 그리고 아무리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신상공개는 수사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인권적·형사법적 측면을 두루 고려한 결과"라고 했다.

또 이 신문은 "공공의 이익인가, 대중의 복수인가"라는 기사에서 일부 언론들이 강 씨의 얼굴을 공개한 것을 둘러싼 논란을 다루면서 "국민적 공분이 워낙 큰 특별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자칫 이런 감정적 상황이 합리적이고 정당한 논의마저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라며 비판적인 시선을 내놨다.

<한국일보>도 "국민적 합의 아직 충분치 않아 본보, 강씨 얼굴 공개 안합니다"라는 기사에서 일부 언론들의 얼굴 공개 논리를 반박했다.

이 신문은 "본보는 사진 공개에 따라 얻어지는 공익과 이를 위해 치러야할 사회적 비용을 둘러싼 국민적 합의가 아직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피의자가 이미 구속된 만큼 사진 공개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은 미미하며 흉악범이 사진 공개를 두려워할 것이라는 가정도 현실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또 이 신문은 "사진 공개 시 피의자의 가족에게 보복이 가해지는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며 "본보는 이번 사태가 흉악범 사진 공개에 관한 충분한 논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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