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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오바마, '부시 지우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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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타나모 수용소 폐쇄"…오바마, '부시 지우기' 본격화

미국 외 CIA 감옥도 폐쇄…힐러리 외교 행보도 '시동'

오바마 시대 미국의 외교는 부시의 유산을 지우는 일에서부터 시작됐다.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와 미국의 국제적 지도력과 도덕성에 먹칠을 했던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는 약속을 대통령 취임 1호로 이행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틀째인 22일 쿠바 관타나모 기지 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을 1년 내에 폐쇄하고, 국외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감옥도 폐쇄하며 고문을 금지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수사관들에게 인권남용 소지가 있는 심문을 거부하고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도록 하는 행정명령과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퇴역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식을 가진 오바마 대통령은 또 관타나모 수감시설 폐쇄 이후 테러 용의자 처리에 대한 정책을 앞으로 30일 동안 검토해 건의할 전담반을 설치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관타나모 수감시설에 수감돼 있는 245명의 테러 용의자들은 향후 1년 이내에 모두 석방되거나 출신국 또는 제3국 및 미국 내 다른 수감 시설로 이송된다. 수감자들에게는 '인도적인 구금 기준'이 곧바로 적용된다.

▲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라는 행정명령에 사인한 후 박수를 받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유엔 등 '대환영'…논란거리는 여전히 남아

국제 인권단체는 크게 환영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UNHCR)는 "물고문 등 여러 형태의 심문, 적절한 사법절차 없이 오랜 기간 가두는 것 등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탈선적인 일들이었다"며, 관타나모 수용소내의 수감자 고문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수감시설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표하면서, "자의적으로 구금되거나 죄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수감자들은 6~7년간 갇혀 있는 동안 잃어버린 시간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의 앤소니 로메로 이사는 "이는 굉장한 출발이라며 정의 회복을 위한 중대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메리칸대학의 스티븐 블라덱 교수(법학)는 "대테러 감옥의 문을 닫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거기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들이 남는다"며 "2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어디로 보내는지 알기 전까지 폐쇄 명령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CNN>은 관타나모 수용소와 관련한 소송도 잇따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례로 2002년 인도네시아의 친지를 방문해 신발폭탄에 관해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6년간 수감생활을 하고 풀려난 무하마드 사드 이크발은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날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신장(新疆) 위구르족 17명의 신병을 모두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관타나모에 있는) 중국인들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이라는 테러단체의 일원"이라며 "이들은 중국으로 송환돼 법에 따른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의 한 관리는 "우리는 수감자들이 정치적 학대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한 이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원한 분쟁은 없다"…중동 외교 시동

한편, 21일 의회 인준청문회를 통과함으로써 정식으로 국무장관이 된 힐러리 클린턴은 22일 장관 취임 직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중동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오바마 대통령도 취임 직후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중동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어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에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중동특사로 임명된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은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미첼 특사는 22일 클린턴 장관이 국무부 직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북아일랜드 특사 시절 경험을 얘기하며 수 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분쟁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끝나지 않는 분쟁이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하마스의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태도는 냉랭했다. 레바논의 하마스 대표 오사마 함단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전임 미국 대통령들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며 "평화와 안정이 아닌 충돌을 불러일으킨 부시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2일 국무부 청사에 첫 출근해 로비에서 직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한·일 외교장관과도 통화…북핵 문제 거론

클린턴 국무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외교 수장들과도 첫 통화를 가졌다. 그는 2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가까운 시일 내 양국 정상 및 고위급 협의를 통해 동맹발전과 주요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이에 유 장관은 미국 새 행정부의 출범과 클린턴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는 한편 앞으로 한미 전략동맹의 심화·발전, 북핵문제의 해결과 금융위기 극복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유 장관의 축하에 사의를 표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한미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양국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과 공동의 평화·번영을 이뤄나가기를 희망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상과도 첫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 및 일본인 납치 문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안정화, 세계 경제 위기 등 문제를 다루기 위한 양국 공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일본과의 동맹이 대아시아 정책의 초석임을 확인했으며, 두 장관은 주 오키나와(沖繩) 해병대의 괌 이전 협정을 원만히 추진하는 등 양국간 안보협력을 추가로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클린턴 장관이 천명한 '스마트외교 강화' 입장과 관련, 중동 문제와 기후변화, 에너지 이슈, 핵확산방지와 군축, 아프리카 원조 등 부문에서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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