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 살라도 죽고, 그의 부인도 죽고, 아부 타우피크 부부와 아들도 죽고, 모함메드 이브라힘과 그의 어머니도 죽고, 이샤크도 죽고, 나사라도 죽고, 나엘 사무니의 부인도 죽고...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한 다음 날인 지난 4일 가자지구 북부 제이툰 마을에서 벌어진 참사로 다리와 가슴 부위를 다쳤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진 아흐메드 이브라힘 사무니(13)가 9일 한 병원에서 만난 로이터 통신 기자에게 숨진 마을 사람들을 헤아리면서 한 말이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는 이날 이브라힘 사무니와 같은 생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제이툰 마을에서 벌어졌던 한 사건을 공개하면서 이스라엘군의 만행을 고발했다.
유엔의 고발 내용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병부대는 지난 4일 제이툰 마을의 주민 110명(절반이 어린이)을 주택 1곳에 몰아넣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경고했다. 그로부터 24시간 뒤에 이스라엘군은 전차 포탄과 미사일로 이 집을 공격해 약 30명이 몰사했다는 것이다.
폭격에서 살아남아 '살라 에드 딘' 도로까지 2㎞를 걸어나온 부상자들은 민간 차량편에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생후 5개월된 영아를 포함, 어린이 3명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거뒀다고 유엔은 주장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구조팀은 이스라엘이 매일 3시간씩의 한시 휴전을 시작한 지난 7일에서야 참사 현장에 간신히 접근해 시신을 수습하고 중상자들을 후송할 수 있었다.
이들 구조팀은 현장에 이르는 길이 이스라엘의 군사용 보루 등으로 막혀 엠뷸런스 대신에 당나귀가 끄는 수레로 부상자들을 옮겨야 했다고 OCHA의 알레그레 파체코 부위원장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로이터 통신이 만난 이브라힘 사무니는 "잠자고 있던 집에 포탄이 떨어져 가족과 함께 밖으로 나갔더니 헬기에서 건물 옥상으로 내린 이스라엘 병사들이 마을 주민들을 때리면서 한 주택으로 몰아넣었다"며 다음날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자신의 어머니와 많은 마을 어른들이 죽고, 자신은 물도 먹을 것도 없는 가운데 어린 동생들과 부상한 사람들을 돌보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인권단체인 비티셀렘도 그 현장에 있던 메이사 파우지 사무니(19.여)가 겪었던 당시 상황을 AFP 통신에 전했다.
이스라엘 병사들의 지시로 마을 주민과 함께 창고처럼 생긴 집으로 들어갔던 파우지 사무니는 그곳에 함께 있던 남자 2명이 친척을 데려오려고 나갔다가 폭격에 맞자 자신의 남편이 그들을 도와주려고 나간 사이 집 지붕에 포탄인지 미사일지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안 내부에 연기와 먼지가 걷히고 주위를 돌아보니 20-30명이 숨져 있었고, 20명가량이 다친 상태였다"고 말했다.
OCHA는 이번 사건이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 이후에 벌어진 "가장 심각한 사건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아비탈 레이보비츠는 "우리는 그런 사고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면서 "현재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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