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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혼란스런 신호…내분인가 연막인가

하마스 저항 능력 정밀 재검토중인 듯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2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공격의 최종 목표와 지상전 개시 여부 등을 두고 이스라엘 정부의 내분 조짐이 나타나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은 공격의 종료 방법을 둘러싸고 이스라엘 내에서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다며, 공습의 명분이었던 '팔레스타인 로켓 공격 종식'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군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스라엘이 전면전에 돌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충돌이 소강상태가 되거나 새로운 정전 협정이 체결됨으로써 종결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지난 2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하마스와 휴전을 할 것이냐고 묻는 것은 미국에게 알카에다와 휴전을 할 것이냐고 묻는 것과 같다"라며 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런 와중에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30일 이스라엘군이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에게 하마스와의 48시간 휴전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상전을 시작하기 전 올메르트 총리가 하마스와의 전쟁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건의를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메르트 총리는 이러한 보도가 나오기에 앞서 이번 폭격은 여러 단계의 전략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군을 전폭적으로 밀고 있고 정부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전 수립의 재량권을 군에 부여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 "하마스 여전히 건재"

이처럼 혼란스러운 신호가 나오는 데에는 하마스의 저항이 만만찮다는 평가가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국방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예루살렘포스트> 인터뷰에서 "공습 작전으로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이제딘 알-카삼 여단의 전투력이 매우 약화됐지만, 이 테러조직은 여전히 이스라엘 깊숙이 로켓탄을 발사할 전력을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마스 조직이 지휘 체계와 통신망을 재건하고 있다면서 "하마스는 여전히 강하고 이스라엘 병사들과 지상전에서 맞붙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머뭇거리는 것은 하마스가 이미 수년에 걸쳐 가자지구를 요새화해서 이스라엘의 의도대로 지상전이 풀리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지상전을 감행했다가 중도에 휴전에 들어가거나 철수한다면 하마스는 승리를 선언하고, 이스라엘은 2006년 헤즈볼라 공격 실패의 악몽을 되풀이하는 것이라는 전망도 이스라엘에겐 고민거리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0일 '왜 이스라엘의 군사적 선택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번 군사적 선택에 의해 이스라엘은 의도했던 것보다 더 큰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될 것이고 세계에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29일 칼럼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은 올메르트 총리가 2년 전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과 치렀던 전쟁과 마찬가지로 끝날 것"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렇게 되면 하마스의 정치적 위상은 한껏 올라가고 이스라엘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006년 헤즈볼라가 그랬던 것처럼 가자지구의 이슬람 세력(하마스)이 향후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의 민간인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 전반의 부정적인 시선,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태도 등도 이스라엘의 지상군 진격 명령을 더디게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 유대인 81% "공습 찬성, 지상전 들어가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국민들의 태도는 강경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스라엘 방송 <채널 10>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스라엘 유대인의 81%가 가자지구 공습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유대인을은 또 팔레스타인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하고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스라엘인들의 이같은 반응과 관련해 타미르 셰이퍼 정치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 국민은 자국이 이웃국가들에게 전쟁억지력을 잃었고 예전처럼 강하지 않다고 여겨진다고 느꼈으며 이같은 오명을 씻고 싶어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여론 속에서 2월 총선에서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공격을 시작한 이스라엘 정부 지도부는 하마스의 저항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하고,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들을 재검토한 후 최종 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BBC> 방송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암묵적으로 동의했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3주 동안 이 같은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공격은 부시 행정부의 중동 평화 정책의 실패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부시 행정부가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평화 제안 실현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BBC>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미국과 이스라엘의 정치 일정을 이용하기 위해 이번 사태를 야기한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경우 부시 행정부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충분한 지원을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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