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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비어천가'… "조·중·동이 울고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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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비어천가'… "조·중·동이 울고가겠다"

MB 가락시장 방문에 낯뜨거운 '미화'… '낙하산' 멍석 깔기?

이명박 대통령이 4일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의 시장 방문은 지난 9월 초 추석 직전 천안 남산 중앙시장을 찾은 이후 3개월 만의 일.

그러나 이날 시장 방문은 '민생 행보'라기 보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 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와 관련한 알선 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을 비판하기 위한 정치적 방문의 성격이 더 짙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농협이 돈 벌어서 사고나 치고 말이야. 농협이 정치를 하니까 안된다"고 맹비난했다.

하지만 언론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의 시장 방문을 미화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4일 "이 대통령 '눈물이 난다…내가 기도해야 하는데'"라는 기사를 냈고 <문화일보>는 "대통령 앞 '눈물 쏟은 민심'"이라는 기사를 1면 머릿기사로 썼다. 사진은 이 대통령이 나이든 상인과 손을 맞잡고 있거나 껴안는 사진이 쓰였다.

"노점상 하던 어머니가 생각난듯"…?

<연합뉴스>는 "이 대통령 '눈물이 난다…내가 기도해야 하는데'"는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시장 방문은 세밑 민생 현장을 찾아 경제난으로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챙기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해석하면서 이 대통령과 상인들과의 만남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이 대통령이 시장에서 무 시레기를 파는 박부자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건넨 것을 묘사하면서 "이 대통령은 '하루 수입이 얼마 되느냐'고 물은 뒤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가 생각난 듯 목도리를 직접 건넸다"고 해설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정말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를 떠올렸는지는 알 수 없다.

또 이 기사는 "이 대통령은 '할머니가 대통령이 잘되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난다'면서 '그 사람을 위해 내가 기도를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기도를 하니…'라고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고도 했다.

이 기사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의 신문 홈페이지의 머릿 기사와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 편집창의 메인 위치에 배치됐다. 이들 신문들은 "새벽시장 간 MB, 시래기 파는 할머니 울자 목도리 건네며…"(<조선일보>), "MB, 20년된 목도리 주며 '기도해야 하는데' 눈물"(<중앙일보>), "가락시장 찾은 이 대통령, 좌판 할머니 울음 터뜨리자…(<동아일보> 등 더 '서정적인' 제목으로 바꿔달았다.

<문화일보>도 이날 1면에 <연합뉴스> 못지 않은 기사를 냈다. <문화일보>는 "대통령 앞 '눈물 쏟은 민심'"이라는 기사에서 "시래기를 파는 할머니 박부자씨는 이 대통령의 팔에 매달려 계속 울기만 했다"면서 "안쓰러웠던지", "눈시울이 붉어진", "그래도 발이 안떨어졌던지" 등의 표현의 사용해 이 대통령의 '선행'을 묘사했다.

이날 <문화일보> 기사에는 이 대통령이 한 상인을 껴안은 청와대사진기자단의 사진이 쓰였고 사진 설명은 "4일 새벽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를 팔던 한 노점상이 대통령을 보고 경제적 어려움에 지친듯 울먹이자 어깨를 감싸며 위로하고 있다"고 달렸다.

"연합뉴스, 너무 딸랑거린다"

그러나 이러한 기사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특히 <연합뉴스>의 기사는 연합뉴스의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에 이명박 캠프의 특보를 지낸 최규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맞물려 "벌써부터 정권 눈치보기에 나서냐"는 비판을 더하고 있다.

한 누리꾼(하늘천사)는 "언론이란 참 무섭다는 걸 이 기사를 보고 알겠다"며 "서민민생 엄청 챙기는 대통령인줄 알겠다"고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모슬포 짱)은 "오우, 연합뉴스 너무 딸랑거린다"고 질타했다.

다른 누리꾼(콩박)은 "연합뉴스 안 이랬는데 이사장 하나 잘못 취임하더니 아주 못봐주겠다"고 했고 한 누리꾼(봉지)는 "앞서가는 연합뉘우스 점입가경입니다요. 아주 조중동이 울고가겠습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조아조아)는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땡박기사냐. 이제 시작이다"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측은 "청와대 기자단의 공동 취재내용(풀 기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을 뿐 의도적 미화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해명해 왔다. 이날 이 대통령의 시장방문 현장에 연합뉴스 기자는 동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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