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이 되면서 북한의 조치에 따라 개성관광과 남북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남북 통행이 제한·차단된 가운데, 정부가 또 한 번 대북 성명을 발표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사태의 수습 방안은 찾지도 않은 채 실효성도 없는 성명만 남발함으로써 오히려 남북 대결 국면을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또한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침'과도 거리가 있어 보인다.
10.4선언 등 남북 합의 '위반' 강조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1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이 취한 군사분계선 통행제한 조치는 우리 기업들의 생산활동에 장애를 조성하고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호년 대변인은 "북한의 조치는 개성·금강산 출입체류합의서 등 남북간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서 결코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이러한 조치가 '남과 북은 분쟁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한다'는 10.4선언 합의에도 어긋난다는 것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사태와 관련, 통일부 장관은 지난 달 27일 북한에 대해 남북의 당국자들이 만나 협의할 것을 제의한 바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이러한 남북 당국간 협의 제의에 즉각 호응해 올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대북 대화 제의? 북측만 합의 위반?
정부는 지난달 24일 북한의 조치가 발표된 직후에도 같은 내용과 형식의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그 후에도 별다른 수습책은 나오지 않았고 북한을 향해 사태의 책임을 떠넘기기만 했다.
이날 성명에서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27일 남북 당국자들의 만남을 제안했다고 언급했지만 그걸 실질적인 대화 제의로 보기는 어렵다.
김하중 장관은 당시 국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우리기업 상품 전시 및 판매전'에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정신에 따라 남북 당국자들이 만나 이번 조치에 관해 협의할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국회 행사에서 축사로 한 말을 대북 대화 제의로 간주하기는 어렵고, 어떤 당국자들이 어디서 만나자고 구체화하거나 대북 전화통지문을 보내는 등 대화 성사를 위한 후속 움직임은 없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도 "장관의 축사 내용을 대화 제의로 '해석'한 것일 뿐"이라며 실효적인 제안은 아니었음을 인정하는 태도였다.
또한 정부는 북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남북간 합의 위반을 강조해 왔고 이날 성명에서는 10.4선언의 합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10.4선언의 이행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또한 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화 움직임, '선제공격' 발언 등으로 북한의 체제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는 남북의 '상호존중'을 약속한 10.4선언 2항을 먼저 위반한 것으로, 남측이 북측의 '합의 위반'을 언급할 입장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北 "개성 南상주인력 880명만 허용"
한편 김호년 대변인은 "북한이 지난 11월 30일 밤 11시 55분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전해온 구두 통지문을 통해 개성공단 상시 체류 인원을 880명으로 제한한다고 최종 통보했다"고 밝혔다.
880명은 평소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 1500~1700명의 절반을 다소 상회하는 수치다.
북측은 또 개성공단관리위 상주 인원 27명과 한국토지공사 개성사무소 인원 4명의 경우 현재 상주 체류자가 인사이동 등으로 완전히 남으로 복귀한 경우에만 새로운 인력이 교체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고 통보했다.
다만 북측은 생산·건설 업체가 업무상 필요에 따라 상주인원 외의 직원을 개성공단에 보내야 할 경우 각 업체별로 허용된 상주인원 한도 내에서 파견하되, 최장 7일(연장불가)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통보했다.
북측은 또 출입 계획변경은 본인의 질병과 위급 상황, 부모.형제.가족 사망시에만 가능하도록 하며 신문, 잡지 등 승인되지 않은 출판물을 비롯한 금지물품을 반입한 사람은 이유에 관계없이 즉시 추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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