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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수출, "새 틀 짜기"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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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수출, "새 틀 짜기" 시급하다

[中國探究]〈13〉 중간재 수출 위축으로 패러다임 변화

한중 수교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거듭해온 대중국 수출 전선에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중국 수출은 수교 당시인 1992년 26억 5,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819억 8,500만 달러로 15년 동안 30배 증가했다. 2003년부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했고 매년 200억 달러 내외의 무역수지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대중국 수출은 기본적으로 가공무역형 투자에 기반하고 있다. 양국 수교 이후 중국 내 저비용을 활용한 직접투자가 급증했고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구조이다. 이 때문에 대중국 수출상품 구조는 반제품과 부품ㆍ부분품 등 중간재의 비중이 매우 높고 내수형 소비재 등 최종재는 미미한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최근 중간재 수출 비중이 위축되고 있고 소비재 수출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무역투자정책 변화와 기업 경쟁력 제고로 가공무역에 기반을 둔 대중국 수출구조가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다. 대중국 수출전략의 새 틀 짜기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03년 고비로 증가세 꺾여...중간재 수출비중 감소에 주목

대중국 수출은 양적으로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으나 증가세는 2003년을 고비로 한풀 꺾였다.

수출 증가율이 2002년 30.6%에서 2003년 47.8%로 정점에 이른 후 41.7%('04), 24.4%('05), 12.2%('06)로 크게 줄었고 지난해 18.0%를 기록했다. 앞으로 대중국 수출이 이전과 같은 높은 증가세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 징후는 여러 측면에서 관찰된다.

첫째, 중국의 가공무역정책 전환으로 대중 투자에 의한 수출유발 효과가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중국은 산업 및 수출구조 고도화 전략에 따라 가공무역 제한 및 금지 조치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중국 수출상품의 대종을 이루는 중간재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2년 88.7%였고 2001년까지도 80%를 상회했으나 2007년 76.8%로 줄었다. 자본재와 소비재 등 최종재의 수출기반이 견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중간재 수출의 위축은 전체 대중국 수출의 둔화세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중국의 수입대체효과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수입대체산업 육성 정책으로 중간재 산업은 이미 일부 첨단 부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입대체 단계가 마무리됐고 수출단계로까지 접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IMF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중국은 10년 전만 해도 상품생산에 필요한 부품의 20~30%만 자급했으나 이미 80~90%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도 중국이 공급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며 아직은 노동 집약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수입하고 있지만 이런 구도는 곧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셋째, 중국의 공급과잉 구조와 위앤화 평가절상에 따른 수출환경 악화도 문제다. 중국은 소비재 분야의 만성적인 공급과잉 심화에 따라 산업전반에 걸친 생산조정을 진행 중이어서 대중국 부품, 소재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앤화 평가절상의 경우 이론적으로는 수입 확대효과가 기대되나 실제로는 중국의 수출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원부자재 수입 증가 공간이 제한적이다.

新 패러다임; 하이테크 부품소재ㆍ친환경 제품 개발하고 "차이나+α" 병행을

이 같은 징후로 인해 대중국 수출이 위축될 경우 우리나라 전체 수출 실적과 국가 무역수지 관리에도 전에 없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의 특성 상 국내 경기위축으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향후 대중국 수출환경의 급속한 악화를 방지하고 안정적 시장관리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하이테크 부품소재산업 육성에 나서야 한다.
최근 대중국 수출환경의 변화는 구조적인 패러다임의 변화이기 때문에 신규 유망품목 또는 바이어 발굴만으로는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없으며 체질개선 노력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중국이 전략적으로 수입을 장려하는 하이테크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수출상품의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친환경ㆍ에너지 절감형 제품과 핵심 설비부품의 수출을 늘여야 한다.
최근 중국은 막대한 무역수지 관리를 위해 수출 억제-수입확대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수입은 대부분 친환경 제품, 에너지 절감형 제품, 핵심 설비부품에 집중되고 있어 이 분야의 신규 수입선 발굴에 나서야 한다.

셋째, 중국 내 거래선을 수출형 기업에서 내수형 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한국산 원부자재의 수입상은 대부분 수출형 기업으로 대중 수출의 안정적 유지를 위해서는 수입선을 내수형 기업으로까지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적으로 중국 내 우리나라의 양대 교역 대상 지역이자 높은 소비수준을 가진 강소성과 광동성이 시험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차이나+α"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1992년 3.5%에서 2007년 22%로 급상승했다. 대중국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향후 안정된 국가 수출 기조 유지를 위해서는 과도한 대중 수출 의존도를 조절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국 이외의 제2, 제3의 시장개척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홍콩 재수출 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007년 우리나라의 대홍콩 수출은 홍콩 통계를 기준으로 124억 3,500만 달러에 달했고 이 가운데 84.3%(104억 7,800만 달러)가 중국으로 재수출(re-export)됐다. 2004년 이후 대중국 직수출 증가율이 감소하면 홍콩경유 대중 재수출 증가율이 상승하는 보완성을 보이고 있어 홍콩은 "차이나+α" 전략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국 수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해 한중 FTA 추진을 고려할 수 있지만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청된다. 중국은 꾸준한 대외개방 추세 속에서도 대내적으로 폐쇄된 요소가 많으며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비공식적 규제사항인 이른바 '잠규칙(潛規則)'도 산재해 있다.

한중 FTA의 추진을 위해서는 중국정부의 전략에 대한 연구와 함께 중-홍콩 CEPA(경제협력강화협정) 등 중국이 이미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의 효과를 심도 있게 분석해 우리나라의 전략 수립에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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