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首(수)/眉(미)/頁(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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首(수)/眉(미)/頁(혈)

[한자가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91〉

지난 회에 나온 德(덕)·得(득)·蜀(촉) 등의 발음은 道(도)=直(직)을 거쳐 首(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首는 머리의 모습을 그렸다는 글자다. <그림 1>처럼 완전한 '그림'이 갑골문으로 나오지만 이 모습이 지금의 首자로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보다 전형적인 모습이고 지금 글자꼴로 이어졌다고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림 2>다. 아래쪽은 눈의 모습인 目(목)과 비슷하다.

首가 '머리'의 뜻이라고 볼 때 <그림 1>과 같이 머리임을 알아볼 수 있게 그리지 않고 <그림 2>처럼 머리털 몇 개와 눈의 모습만 그리는 상형은 약간 괴기스럽다. 특징적인 부분으로 '선택·집중'해 그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머리'를 나타내는 데 과연 '눈'이 가장 중요한 요소였을까?

어떻든 <그림 1>은 글자로 쓰기에는 너무 '그림'이고 <그림 2>는 전달력에 의문이 생긴다. '머리'라는 것이 초기 단계에 상형을 할 만큼 우선순위에 들었는지도 의문이고, 상형 자체가 쉬운 대상이 아니다.

<그림 3>을 보자. <그림 2>와 차이가 있을까?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이 글자는 '눈썹'인 眉(미)다. 그렇다면 首=眉의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 초성 ㅅ은 '형님>성님'의 관계에서처럼 ㅎ과 가깝고 ㅎ은 또 每(매)에서 海(해) 발음의 글자들이 나오는 데서 볼 수 있듯이 ㅁ과 가깝다. 眉는 '눈썹'인데, 머리 부분에 있으니 首와 의미상 연결 가능성도 보이는 듯하다. 首가 '머리통'이 아니라 '머리털'이었다면 더욱 접근할 수 있다.

眉는 무녀가 눈썹에 짙은 화장을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식의 글자 만들기는 믿기 어렵고, 필자는 다른 곳에서 目을 제외한 윗부분을 발음기호로 보고자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首와의 관련성을 생각한다면 다른 방식의 이해가 가능할 듯하다.

首의 옛 글자꼴 가운데 약간 '덜 정리된' 듯이 보이는 <그림 4> 같은 것을 보면 윗부분은毛(모)일 가능성이 있다. <그림 5>가 毛의 전형적인 옛 모습인데, 首의 윗부분은 그 변형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首=眉는 '毛+目'이 된다.

首나 眉가 모두 '터럭'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毛는 의미 요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아래 目 부분을 단순 발음기호로 보지 않고 의미에도 기여했다고 본다면 '毛+目'은 본래 '눈썹'의 의미에서 '머리털'로 갔다가 '머리'로까지 의미가 확산돼 지금의 '머리 수'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해 역시 가능성의 추측에 지나지 않지만, 눈썹이나 머리통을 직접 그려 글자를 만들었다는 상형설들이 지나친 감이 있는 만큼 합성자의 변형일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한편 부수자의 하나인 頁(혈)이라는 글자도 '머리'의 뜻을 지니고 있다. <그림 6>이 옛 모습인데, 윗부분은 首로 볼 수 있고 아래쪽은 人(인) 형태다. 따라서 지금 頁자에서 아래 八 부분을 뺀 나머지가 首의 변형이고 결국 首에서 맨 위 두 점이 빠진 것도 首자인 셈이다.

윗부분이 首라 하더라도 아래 人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획이 간단한 만큼 지금 보이는 대로 人이라고 단정하는 것부터가 너무 용감한 얘기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首를 기반으로 하고 거기에 어떤 다른 요소가 들어간 글자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겠다.

발음을 보면 首의 발음을 그대로 가져간 것으로 보아 首에 의미 없는 추가 요소가 붙은 이체자라고도 볼 수 있고, 반면에 首의 의미가 頁에 그대로 옮겨져 있으니 人 부분은 발음기호일 가능성도 있지만 단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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