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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ㆍ전염병ㆍ핵전쟁이 지구 미래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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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ㆍ전염병ㆍ핵전쟁이 지구 미래에 미칠 영향은?

[월러스틴의 '논평'] 민주주의와 평등 원한다면 더 열심히 뛰어야

구조적 위기 : 중기적으로 불확실한 것들
(The Structural Crisis: Middle-Run Imponderables)


필자는 이전에 왜 자본주의 세계체제가 구조적인 위기에 있으며, 이것이 왜 다음 두 가지 대안을 놓고 전 세계적인 정치적 투쟁이 벌어질지를 설명한 바 있다. 대안 중 하나는 자본주의의 단점들인 위계질서, 착취, 그리고 양극화를 그대로 유지하는 비(非)자본주의적인 체제다. 나머지 하나는 현실에서는 아직 존재한 바 없는, 상대적인 민주주의와 상대적인 평등주의를 기반으로 한 체제다.

그러나 체제 변화 과정에서 불확실한(imponderable)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이 세 가지 현상은 근대 세계체제 발전의 역사를 그 뿌리로 하고 있다. 앞으로 20~40년 사이에 이 현상은 전 세계 정치 투쟁에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면서 매우 파괴적인 방식으로 "폭발"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불확실한 요소들은 기후변화, 전염병 그리고 핵전쟁이다. 이들은 인류 전체를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불확실한 것이 아니다. 재앙의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하다. 우리는 이 요소들에 대해 광범위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을 철저히 연구한 이들 사이에서도 대단히 불확실하고 관점의 차이도 나타난다.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확신할 수 없다. 이것들에 대해 차례대로 알아보자.

기후 변화는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이유로 이를 부정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실재하는 것이다. 더욱이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모든 요소는 실제로 가속화되고 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방안을 놓고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는 정치적 차이가 있으며, 이 때문에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합의가 불가능한 상태다.

▲ 2012년 그린란드 일룰리사트의 빙하 모습.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2012년 그린란드의 빙하가 급격히 녹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

어찌 됐건 지구 생태계는 매우 복잡하고 이러한 변화는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생태계 재조정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해수면의 높이가 올라갈 것은 명확해 보이며 이미 상승하고 있다. 그리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육지의 상당 부분이 수몰될 위험에 처해있다. 또 세계 곳곳의 평균 온도가 변할 것이라는 점도 명확해 보이며 이미 상승하고 있다. 더불어 온도 변화로 인해 농산물 생산 및 에너지 공급의 중심 지역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이동에 의해 어떤 지역은 엄청난 이득을, 다른 지역은 대단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전염병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지난 100여 년간 세계 의학의 엄청난 "발전"으로 인해 많은 질병을 통제할 수 있었다. 동시에 고대부터 인류의 적이었던 세균은 내성을 갖고 현대 의학의 힘으로 싸우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새로운 종류의 다양한 질병을 야기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는 세균이 때때로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 것 같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의 지식은 꽤 대단한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매우 적다. 시간과의 싸움에서 우리는 얼마나 빨리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생존하기 위해 우리는 배워왔던 사실을 얼마나 잊어야 할까?

마지막으로 핵전쟁이 있다. 필자는 10년 안에 상당한 규모의 핵확산이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국가 간 전쟁에서 핵이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사실은 그 반대다.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방어를 위한 무기다. 그러므로 결국 핵무기 확산은 국가 간 전쟁의 가능성을 늘리는 게 아니라 줄인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가늠하기 힘든 것들이 있다. 핵무기의 용도와 관련해 (테러리스트 등) 비(非)국가 세력이 국가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핵무기를 (화학무기와 생물학적 무기도) 보유하고, 이를 실제로 사용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다. 게다가 많은 국가들이 (비국가 세력이) 이러한 무기를 입수하거나 사들이는 것을 막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도 비국가 세력의 무기 습득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무기들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몇몇 개인들의 결단에 달려 있다. 또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미치광이 과학자나 장군들처럼 "깡패"국가들의 하수인들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러한 대재앙이 일어나지 않은 채로 세계적 체제 전환을 이룰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또한 있다. 나아가 세계가 무사히 전환을 이뤄내면, 그 새로운 세계 체제가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일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편안히 앉아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 가지 불확실 요소의 "폭발" 가능성을 당장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답을 현재 우리의 세계 체제에서 찾는 한 정치적으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이 점이 내가 그 재앙들을 불확실한 것이라 부르는 이유다. 우리는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전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확신할 수 없다.

나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겠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들이 세계적인 체제 전환의 과정을 중단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정치세력간의 힘의 균형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앞에 말한 위협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내향적이 되면서 보호주의 채택이나 외국 공포증으로 나타나, 결국 억압적인 체제를 만들려는(비록 그것이 비자본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의 힘을 강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경향이 이미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이는 곧 상대적으로 민주적이고 평등한 체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함을 의미한다. 동사에 억압적인 체제를 만들려는 경향에 대응할 수 있는 정치적 전략을 발전시키기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 <월러스틴의 '논평'>은 세계체제론의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가 매달 1일과 15일 발표하는 국제문제 칼럼을 전문번역한 것입니다. <프레시안>은 세계적인 학자들의 글을 배급하는 <에이전스글로벌>과 협약을 맺고 월러스틴 교수의 칼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1월 15일 논평 원문보기)

* 저작권 관련 알림: 이 글의 저작권은 이매뉴얼 월러스틴에게 있으며, 배포권은 <에이전스 글로벌>에 있습니다. 번역과 비영리사이트 게재 등에 필요한 권리와 승인을 받으려면 rights@agenceglobal.com으로 연락하십시오. 승인을 받으면 다운로드하거나 전자 문서로 전달하거나 이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단 글을 수정해서는 안 되며 저작권 표시를 해야 합니다. 저자의 연락처는 immanuel.wallerstein@yale.edu입니다. 월러스틴은 매월 2회 발행되는 논평을 통해 당대의 국제 문제를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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