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홍 YTN 사장이 지난 7월 박선규 청와대 언론 제2비서관과 비밀 회동을 가졌음을 시인했다. 구본홍 사장은 9일 서울 광화문 방송통신위원회 건물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구본홍 사장은 '지난 7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의 한 호텔에서 묵으면서 박선규 비서관을 만난적 있느냐'는 질문에 "날짜가 잘못 됐을지 모르나 7월 2일에 만난적 있다"고 시인했다. 이때는 구 사장이 사장으로 선임되는 7월 14일 이사회를 앞둔 시점이다. 구 사장은 사장으로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 신임 청와대 언론 비서관과 비밀 회동을 가진 것.
구 사장은 최 의원이 '무슨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그즈음에 박선규 비서관이 언론비서관이 됐는데 5월 29일 이사회에서 단독 내정자로 선임이 된 데 대해 후배로서 축하의 전화를 하면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두 사람 외에 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 자리에는 YTN 경영기획실 직원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은 "그 외에도 다른 사람이 있지 않았느냐", "위증을 하면 곧바로 고발하겠다"고 추궁했다. 구 사장은 "내 기억에는 3명이 있었다는 것만 알고 있다. 문 밖에 누가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고 최 의원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내가 위증임을 입증하면 사퇴하겠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구 사장은 "3일간 업무 보고가 계속됐기 때문에 기억할 수 없다"며 "박선규 비서관 대화 중에는 YTN 직원외에는 다른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기자협회보>는 "복수의 언론인에 따르면 구본홍 사장은 지난 7월 3일 오후 5시께 서울 시내 모 호텔 15층 '스위트룸'에서 박 비서관을 30~40분 가량 만났다"면서 "이 객실은 YTN 측이 예약했으며 구 사장은 3일 이 객실에서 하루를 묵었다. 하루 대여 비용은 79만 원이며 객실 비용은 YTN이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사실이 공개되자 YTN 내부에서는 구 사장이 사장 취임 전부터 회사 돈을 유용했다는 데에 비판이 높았다. 언론노조 YTN 지부 조합원들은 경영기획실 간부 등을 만나 "취임전 부터 회사돈을 쓴 것은 사실상 공금 횡령", "이 회사는 종군기자가 택시를 타도 영수증을 끊어오라는 회사다"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 외에도 구본홍 사장은 취임 이후 YTN 인근의 한 호텔 객실을 월 임대료 420만 원을 지불하고 집무실로 사용했으며 위치가 공개되자 서울 종로구 견지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보증금 3000만 원, 임대료 월 350만 원짜리 집무실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YTN 노조는 감사실에 사장 취임 전 공금 횡령과 외부 집무실 이용에 따른 비용에 대한 정식 감사를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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