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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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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중국의 속내

[우수근의 아시아워치]

미국의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은 어떨까? 먼저 "'월 스트리트'의 요동은 곧 미국적 자본주의의 요동"이라며 '깨소금' 맛을 즐기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들에 의하면 금융위기는 미국의 쇠락과 더불어 상대적으로 중국의 융기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미국으로 대변되는 구시대의 종언과 중국으로 대변되는 신시대의 서막이라는 대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 발' 위기로 인한 중국의 위기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싫건 좋건 이미 이해 상관자(stakeholder)가 되어 버린 미ㆍ중 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경제의 혼미가 지속되면 중국의 위기로 비화될 수 있다며 이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후자의 시각을 주장하는 중국 학자들로부터는 진지함이 그다지 느껴지질 않는다. 우려보다는 표정 단속을 하고 있는 듯한 표리부동마저 느껴진다. 그런데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미ㆍ중 양국의 경제적 상호의존도는 심화일로에 있다. 미ㆍ중 간의 경제관여와 관련된 하나의 예를 들면, 미국의 월마트 1개 사가 중국에서 사들이는 연간 수입액은 최소 180억 달러에 이른다. 월마트가 하나의 국가라고 가정하면 월마트는 중국의 제8대 교역국이 되는 셈이다. 미국의 일 개 민간기업의 실적이 이 정도일 만큼 양국의 경제 관계는 어마어마하다. 아울러 2008년 7월 말 현재 중국은 외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5,187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 위기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미국 국채의 큰 손인 중국이 입을 손실 또한 엄청날 것이다. 이를 고려할 때, 미국의 자력구제가 불가능하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싫건 좋건 미국 돕기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얼핏 힘들게만 느껴지는 바로 이곳으로부터 중국의 미소가 시작된다. 현 상황에서 미국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결코 '손해 보는 장사' 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외화보유금을 사용하여 미국 국채를 매입해 주면 미국은 그 돈으로 금융권의 불량 자산을 매입하게 된다. 이에 구제받은 금융권은 이 자금을 다시 직간접적인 형태로 중국으로 투자하거나 중국과의 비즈니스에 사용하게 된다. 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매입하여 미국인들의 달러 구매력을 높여 주면, 미국인들은 중국산 제품 구입이나 중국과의 상거래 등을 통해 중국에서 나간 자금을 다시 중국으로 유입시켜주는 것이다.
  
  자금의 이와 같은 순환구조를 모를 리 없는 중국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의 금융위기에 어차피 '관여(commitment)' 하게 될 것이라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 강화를 위한 호재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최근에 중국은행의 주민 부총재가 텐진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미국 금융권 인수를 포함한 제반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한 것이나 류밍캉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 "7,000억 달러 투입으로는 위기 해결에 충분하지 못하다"며 미국 구제에 중국이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즉, 유동성 위기에서 미국을 구해주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불안과 우려를 해소해 주는 국제사회의 '수호자'요 '영웅'이 되어 북경 올림픽과 선저우(神舟) 7호의 유영 성공 등으로 높아진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간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해 중국은, 모든 시나리오를 상정하며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한편, 미국이 중국에 대해 자주 그래왔듯이 관여 시기를 저울질하며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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