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29일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구본홍 씨의 즉각 사퇴 △노조원 33명에 대한 징계 철회 △노조원 12명에 대한 고소 취하 △지난 8월 26일 인사 명령을 받은 부·팀장 16명의 보직 사퇴 등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단식 돌입 성명에서 "구본홍 씨는 이미 YTN의 발전을 앞장서 이끌어온 우리의 동료, 선·후배 13명을 고소하는 사상 초유의 만행을 저지름으로써 사장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만천하에 천명했다"며 "자신을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계속 사원들을 고소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YTN에 대한 일말의 애정조차 없음을 드러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구본홍 씨는 '직을 걸고 민영화를 저지할 수 있느냐'는 노조의 물음에 '그럴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민영화 저지에 대한 의지도, 능력도 없음을 고백했다"며 "구본홍 씨는 노조가 제안한 '끝장 투표'를 받아들여 YTN 사원의 마지막 심판을 받을 용기가 없다면 욕심을 접고 깨끗하게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창사 이래 가장 엄중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절박함을 안고 YTN과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걸 각오가 돼 있다"며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징계와 고소를 강행할 경우 지금까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더욱 강도 높은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 정신 강조하던 선배들은 어디갔나"
특히 이날 기자 회견에는 구본홍 사장에게 동조한 간부들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성명에서 "구본홍 씨와 제 한 몸의 영달을 위해 구 씨에게 빌붙은 일부 간부들이 지금의 파국 사태를 주도해 왔다"며 "부·팀장 인사 대상자 16명은 구본홍 씨의 인사 횡포에 저항해 구 씨의 인사권을 무력화함으로써 YTN을 구하려는 후배들의 노력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YTN 7기 신호 기자는 "후배들이 단식을 나서는 기자 회견에 부·팀장 선배들이 나와서 먼 발치에서라도 후배들을 격려해주길 바랐다"며 "지난 15년간 피땀 발라가며 YTN을 이렇게 키워온 것이 부·팀장 선배들 아니냐, 젊은 사원에게 공정방송을 가르쳐온 선배들이 계속 침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YTN과 후배들을 사랑한다면 침묵을 깨고 구본홍은 물러나라고 호소해 달라"고 촉구했다.
9기 이만수 기자도 "구본홍 사장에게 동조한 부·팀장 선배들에게 인사를 못하고 있다.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 됐다"면서 "선배들에게 우리를 끌어안아 달라고 하지 않는다. 선배들이 우리의 품으로 돌아와 함께하길 바란다. 우리의 품으로 돌아오면 우리가 구본홍으로부터 보호해드리겠다. 함께 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의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에 전 사원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신호 기자는 "YTN 내에도 노조의 투쟁에 동의하지 않는 사원들이 여럿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인 투쟁은 그만두고 회사 정상화에 나서자'고 촉구한다"며 "그러나 사원들에 대한 징계와 고소가 자행되는 마당이다. 선·후배를 위해 떨쳐일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YTN 사옥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진행하며 단식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YTN 젊은 사원들의 모임 대변인을 맡은 이종구 기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정하지는 못했으나 일단 오늘은 전원이 연차를 내고 단식 농성을 진행할 것이며 내일부터는 단식 조를 짜 운영할 것"이라며 "사측에 '부분 파업' 등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업무엔 차질이 없는 선에서 농성과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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