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철 MBC 신임 시사교양국장이 임명된 지 보름여 만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철 국장은 지난 5일 정호식 전 시사교양국장의 후임으로 발령받았다. 하지만 이 인사교체는 <PD수첩> 사태와 관련한 '부당 해임'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언론노조 MBC 지부와 시사교양국 PD 등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이에 앞서 조능희 CP, 송일준 PD의 후임으로 <PD수첩> CP 겸 진행자를 맡아온 김환균 CP도 지난 5일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MBC의 <PD수첩> 징계성 해임의 '부작용'이 점점 확산되는 모양새다.
"엄기영 사장이 경영진 쇄신 결단 내려라"
MBC 시사교양국 PD 조합원들에 따르면 최우철 시사교양국장은 지난 11일 김세영 MBC 부사장과의 면담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교양국 PD들은 16일 낸 성명에서 "최우철 국장이 국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사퇴의사를 밝혔다"며 "시사교양국에 더이상의 위기와 혼란이 초래되는 상황을 막기위해 용단을 내린 신임 국장의 결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8, 9일 이틀간 단체 휴가를 내고 '정권에 굴복한 인사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을 채택하는 등 시사교양국장 교체에 반발해왔다. 또한 이들은 지난 9일 김세영 부사장과 최우철 국장을 만나 시사교양국장 교체의 배경과 인사 과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의 문제제기가 부당한 인사와 시사교양국 무력화 기도를 막아내기 위한 것이었기에, 한 때 우리의 동료이자 선배인 신임 국장이 느꼈을 심적 부담을 생각하면 현 사태가 심히 유감스러울 따름"이라며 "이제 신임 국장이 결단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새로이 시사교양국의 정상적인 미래를 꾸려나가는 방법을 찾아야할 때"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는 경영진이 이 사태를 책임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사과방송부터 이번 인사에 이르기까지 현 사태를 주도한 부사장과 기획조정실장은 더 이상 MBC의 미래를 책임질 자격이 없다"며 부사장과 기획조정실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엄기영 사장에 대해서도 "스스로 물러날 것이 아니라면 최고책임자로서 현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경영진 쇄신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공영방송이 위기에 처한 현 국면에서 사장은 MBC의 건강한 미래를 지킬 의지가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MBC 노조는 경영진이 국장과 시사교양국장의 인사 단행 직후인 지난 5일 성명에서 부사장과 기획조정실장의 사퇴를 촉구했으며 지난 11일부터 일주일간 현 경영진을 평가하는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또 10일부터 출근 시간과 점심시간에 맞춰 부사장과 기획조정실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농성도 벌이고 있다.
<PD수첩> 김환균 새 CP도 보직 사퇴…16일 방송 집단MC로
한편 <PD수첩>의 새 진행자를 맡았던 김환균 CP도 지난 5일 윤미현 CP, 이정식 CP 등 시사교양국 일부 CP 들과 함께 시사교양국장 교체는 '정치적 인사'라고 비판하면서 보직 사퇴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6일 방영되는 <PD수첩>은 해당 방송 아이템을 취재한 이승준 PD와 취재 지원한 이중각 PD가 함께 진행하는 식으로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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