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0일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서 "민영방송이 (공영방송에 비해) 더 조종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고 발언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SBS 지부는 11일 성명을 내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이날 문방위 질의응답에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민영(방송)이 (공영방송보다) 소위 정부가 조종하기는 더 쉽지 않느냐"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그런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앞서 한 의원이 "최 위원장은 일공영 다민영을 주장하지 않느냐"고 묻고 최 위원장은 "아직 확실한 방침은 안 서있으나 그런 형태가 바람직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답한 직후에 나온 것.
한 의원은 '민영방송 재허가 기간 연장'을 제안하면서 " 재허가 기간을 늘이면 민영방송으로의 전환 대상으로 거론되는 방송사들의 반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에 최시중 위원장은 "논의해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호응했다.
"KBS2TV, MBC 민영화 추진하는 속내 드러낸 것"
"민영방송이 더 조종하기 쉽다"는 발언에 동의하고 나선 최시중 위원장에 대해 전국언론노조 SBS 본부는 "놀라울 정도로 노골적인 질문에, 충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대답"이라며 "최 씨의 방송에 대한 천박한 이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SBS 노조는 "방송을 '조종'의 대상쯤으로 생각하는 발상 자체도 놀랍지만 정부와 한나라당 일각에서 KBS 2TV와 MBC 민영화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영방송이 더 조종하기 쉽다"는 속내를 드러내는 대담함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SBS 노조는 "결국 KBS 2TV와 MBC 민영화라는 정부의 목표가 '조종하기 쉬운 방송 만들기' 차원이었다는 얘기 아니냐"며 "최 씨의 이 한 마디로 지금껏 언론·시민단체들은 물론 언론 현업인들이 정부, 한나라당의 민영화 추진에 강력하게 반발해 온 이유가 명백히 입증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실제로 역대 정부가 민영방송을 손쉬운 상대로 여겨온 데에는 민영방송 사주와 경영진, 종사자 모두의 책임도 적지 않다. 일부 불공정 방송으로 사회적 비판과 질책을 받은 적도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이러한 과거의 질곡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방송을 선언한 지 오래다. 민영방송이 결코 공영방송에 비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하지만 이번 발언은 최 씨의 방송통신 정책 기구의 수장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라며 "최시중은 민영방송 노동자들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고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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