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 60여 명은 <대통령과의 대화>가 진행된 KBS홀 앞에서 촛불을 들고 "공영방송 장악하고 대화가 웬말이냐" 등의 구호를 외쳤고, 시민 200여 명은 KBS 본관 앞에서 촛불 시위를 열고 <대통령과의 대화>를 함께 시청하며 이 대통령이 어이없는 발언을 할 때마다 비난과 야유를 쏟아냈다.
"공영방송 장악하고 '대화'가 웬말이냐"
KBS 사원행동 소속 사원 60여 명은 KBS홀 앞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들의 주변에는 대통령 경호원, 사복경찰, 전투경찰, 청원경찰 등 100여 명이 둘러서서 긴장을 자아냈다. 이들은 KBS 사원들이 KBS 홀 앞으로 움직이려 하자 손을 잡고 이들을 둘러싸 이동을 봉쇄했다. 이들은 KBS 사원들이 "사무실로 돌아가겠다", "퇴근하겠다"고 밝혀도 막무가내였다.
이러한 와중에 일부 KBS 기자들은 KBS 홀 맞은편 본관 4층으로 올라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려 했다. 이 자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보게되는 자리가 아닌데도 대통령 경호원들은 몸싸움을 벌이며 현수막을 내걸지 못하게 했다. 아래에서 이들을 지켜보던 KBS 사원들은 "이명박이 지시했느냐, 현수막을 왜 달지 못하게 하느냐", "현수막도 못달게 하면서 무슨 대화냐"고 항의했다.
20여 분의 몸싸움 끝에 결국 KBS 사원들은 현수막을 내거는데 실패했다. 때마침 KBS홀에서 <열린음악회>를 관람하고 나온 시민 200명이 지나가자 KBS 사원들은 "국민 여러분 공영방송을 지켜주세요", "우리도 국민이다. 우리와도 대화하자"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KBS훌로 들어갈 때 최소한 'KBS 장악 반대한다'는 구호가 들리고 이들이 든 팻말이 보이도록 해 KBS 내부의 반대 여론을 알리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대통령은 9시 20분께 사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KBS홀 정문이아닌 1층 후문으로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기자는 "그간 KBS홀에서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여러번 있었고 KBS 구성원들 역시 '방송장악 반대' 등으로 시위를 연 것도 여러번이었지만 이렇게 강도높은 통제는 처음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명박 대통령 발언마다 비난, 야유 봇물
한편 KBS 본관 앞에서는 2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대통령과의 대화>를 시청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어이없는 발언을 내놓을 때마다 야유를 쏟아냈다. 또 이명박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시민이 출연할 때에는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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