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8시 30분께 출근을 시도했다 1시간 30분 만에 돌아간 구본홍 사장은 오후 2시 30분께 다시 서울 남대문로 YTN 사옥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장이 사옥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YTN 조합원들은 '마이크 대'로 사장실로 통하는 문을 막았다.
구 사장은 유리문 앞 복도에 의자를 내고 3시간 가량 앉아있다 5시 30분께 돌아갔다. 그와 함께 올라왔던 10명 가량의 실·부국장도 복도에서 자리를 지키다 돌아갔다. 구 사장은 오전 자신의 출근 시도를 다룬 기사를 읽고 최근의 방송법 시행령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실·부국장들은 유리문 안 쪽에서 취재진이 사진 촬양을 시도하자 구 사장을 가리고 서있기도 했다.
이날 구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별다른 돌파 시도를 하지 않았고 YTN 노조도 별다른 맞대응을 하지 않았다. 대신 YTN 노조는 유리문을 '구본홍 퇴진' 구호가 적힌 팻말로 막아 경영진이 유리문 안쪽을 들여다보지 못하게했다.
이날 두 차례에 걸친 구 사장의 출근은 YTN 노조가 9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하며 총파업 찬반 투표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현 사태를 정면돌파하게다는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은 이날 오전 출근했을 때에도 "YTN 조합원들을 징계할 것이냐"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답했고 '퇴진' 구호를 외치는 조합원들에게는 "이렇게 하는 것이 불법인 것은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YTN 노조, "구본홍 선임 주주총회 취소 소송 제기 할 것"
그러나 YTN 노조 역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YTN 노조는 오는 10일 오후 6시 총파업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개표 직후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가 '총파업 찬성'으로 나올 경우 파업 돌입 시점은 집행부가 결정하기로 했다.
노종면 위원장은 "투표 결과 파업 결의가 이뤄지면 일단 '낙하산 반대' 뱃지 패용 등 행동에 들어갈 것"이라며 "'방송 중단'까지 각오하는 전면적인 파업은 사측의 대응을 두고보며 결정할 것이며 구체적인 '행동 계획'은 11일에 집행부가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파업 결과 개표 및 공표를 하지 않는 조건은 딱 하나 구본홍 씨의 자진 사퇴"라며 "투표 결과로 YTN 조직이 얼마나 구본홍 씨를 거부하는지가 수치로 밝혀질 텐데, 그 전에 구 씨에게 창피를 모면하고 명예롭게 퇴진할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 두번이나 출근 시도를 한 것으로 볼 때 구본홍 씨는 상당히 조급해하는 것 같다"며 "사측은 이미 법률 자문을 통해 징계나 사법 처리는 '노조 압박 수단'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받은 바 있고 이러한 '농성'을 통해 '돌파력 있는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날 구본홍 씨가 보여준 모습은 '진정성 없음'일 뿐"이라며 "오늘도 사옥에 들어와서 보여준 모습은 가벼움, 진정성 없음, 조급함 일 뿐 "이라고 비판했다.
또 노조는 오는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지난 7월 17일 YTN 주주총회 결의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구본홍 사장 선임안을 통과시킨 주주총회의 결의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
노종면 위원장은 "구본홍 씨는 사퇴 요구에 '주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쳤기 때문에 적법하다"며 거부해왔지만 지금 상황이 대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상황이냐"며 "구 씨는 자신을 선임한 이사회에 사표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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