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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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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갓꽃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59>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오히려 조용히 핀다

한두 해를 살다가도 꽃은
오히려 꼿꼿하게 핀다

쓰리고 아린 것을 대궁 속에 저며두고
샛노랗게 피어나는 쑥갓꽃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아우성치지 않고 핀다

한여름에 피는 쑥갓꽃을 바라보다 "가장 뜨거울 때도 꽃은 / 오히려 조용히 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란 쑥갓꽃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꽃들이 아우성치지 않으면서 핍니다. 내가 피운 꽃을 보아 달라고 소리소리 지르거나 내가 피운 꽃을 알아주지 않아 서운해 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꽃들이 그러합니다. "한두 해를 살다가도 꽃은 / 오히려 꼿꼿하게" 핍니다. 속으로 얼마나 쓰리고 아른 것들이 많으면 쑥갓의 몸에 그렇게 쌉싸롬한 것들이 배어 있겠습니까? 그러나 쑥갓꽃은 내색하지 않습니다. 그저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을 뿐입니다. 조용히 피어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피운 꽃 옆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 어떤 목소리로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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