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KBS 장악하려는 이명박, "나, 민주주의 싫어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KBS 장악하려는 이명박, "나, 민주주의 싫어요!"

[김민웅 칼럼] <미디어 포커스>는 <미디어 블라인드> 된다

공영방송의 운명이 실로 지극히 위험한 기로에 서 있다. YTN에 이어 KBS가 그 다음 차례로 "권력의 전리품"으로 겨누어지고 있는 찰나다. 임기가 보장된 대통령에 대한 퇴진 주장이 외쳐진 촛불집회는 불순한 것이라고 내세우던 집권세력이, KBS 사장의 임기는 도대체가 눈에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알아서 물러나라고 그렇게들 윽박지르더니, 이제는 안면몰수하고 내쫓을 궁리에 몰두한다. 안면몰수라, 이명박 정권에게는 본래 이렇게 체면을 지켜야 할 고결한 얼굴이란 없었던 모양이다. 영웅본색이 아니라 추물본색이다.
  
  <영웅본색> 아닌 <추물본색>인가?
  
  검찰을 동원해 먼지라도 털어 정연주 사장을 밀어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이번에는 이사회를 장악해서 해임과 업무정지를 시키겠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 누구의 눈에도, 칼자루 쥐고 있다고 저 좋을 대로 휘두르는 난폭한 점령군의 살육행위를 닮았다. 정치적 유혈사태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옆구리에 칼 찬 무단정치(武斷政治)가 무엇인지 똑똑히 알겠다.
  
  아서라, 칼로 선 자 칼로 망한다 하지 않더냐? 그 칼이 지금 자신의 손에 있다고 믿지만, 칼은 이리도 찌르고 저리도 베더라. 영화 <적벽대전>을 보니, 관우가 맨손으로 적진에 뛰어드는데 상대가 가진 창과 칼이 거꾸로 관우의 무기가 된다. 아, 그렇구나. 이명박 정권이 지금 이 칼로 설치면서 방송언론을 난도질한 것 때문에, 두고두고 거꾸로 크게 찔림을 받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촛불 앞에서 잠시 머리 숙이는 척 했다가 날이 갈수록 오만해져가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방송 장악을 알리는 공식적인 신호탄은 미리 쏘아 올려졌다. 이명박 정권의 정무수석 박재완은 "KBS가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담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공영방송을 권력의 선전도구, 프로파간다의 확성기로 전락시킬 의도를 밝혔던 것이다.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면 단지 공영방송의 위기로 그치지 않는다. 민주주의 자체의 위기가 된다. 정권의 도구가 되어버리는 방송으로서는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민주주의는 침묵 당하고 만다.
  
  이명박 정권, 민주주의의 적
  
  이명박 정권의 KBS, MBC, YTN에 대한 점령 작전은 일차적으로 권력 안보기구의 강화다. 여기서 우리는 이명박 식 소통의 진상을 여실히 보게 된다. 자기 말만 일방적으로 들으라는 것이다. 막무가내의 불도저 정치가 원하는 기형적 소통 방식이다. KBS는 불도저가 되고, 그걸 운전하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요,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이른바 그 잘난 국정철학이다. 이명박 정권에게 무슨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겠는가만, 그걸 이명박 권력 이데올로기라고 한다면 "나, 민주주의 싫어요."이다. 민주주의를 적으로 삼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최우선적인 생존조건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이명박 정권의 국정철학을 담는 KBS는 지금 내세우고 있는 것처럼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민주주의 싫어요 방송> 되고 <생방송 시사 투나잇>은 너절해진 <시사저널> 되고, <미디어 포커스>는 <미디어 블라인드> 된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는 둘째로, 신자유주의체제의 동요와 모순을 극복하려는 21세기 한국형 파시즘 구축을 겨냥한다. 여기서 "파시즘"이란 자본의 독재를 보장하는 권력질서다.
  
  흔히 신자유주의 체제는 시장/자본이 그 사회를 압도하고 정부의 정치적 역할은 축소된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정부권력이 보다 노골적으로 자본의 지배기구가 되는 것을 뜻한다. 이명박과 그의 "프렌들리한 친구들"을 위한 잔치에 필요한 자본의 주도권에 반기를 드는 일체의 개인과 세력은, 이러한 권력의 탄압대상이 된다. 방송은 그 탄압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다.
  
  변질의 기수, 이명박과 그의 "프렌들리" 한 친구들
  
  변질이라는 말이 이왕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촛불집회가 변질되었다느니 순수성을 상실했다느니 하면서 온갖 거짓과 악담을 퍼붓는 이명박 정권이야말로 정작 이 사회를 변질시키고 있다. 변질된 쇠고기를 들여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변질 방송까지 하겠다니 이야말로 변질정권 아니고 무엇인가? 이만하면 "변질의 기수, 이명박"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없겠다.
  
  KBS, MBC, YTN을 지켜내는 것은 이 나라 민주주의 수호의 중대한 과제다.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전선이다. 우리 모두 전면 전투태세에 돌입하자. 이건 죽고 사는 문제다. "우리는 이명박이 싫어요." 이 말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송 없으면, 민주주의를 좋아하는 우리가 죽는다. 이 글을 읽는 귀하의 목숨이 걸려 있다.
  
  * PD저널>과 동시게재 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