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검찰청 홈페이지가 다음 아고라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검찰이 문화방송(MBC) <PD수첩>을 수사하고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 누리꾼 20여 명을 '출국금지'하자, 누리꾼들이 항의를 하고자 계속 방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대검찰청 홈페이지 '국민의 소리' 게시판을 '성지'라 부르며 직접 '조·중·동 광고주 리스트'를 올리고 "이제 이 검찰청 사이트도 조사하라"고 요구하며 검찰을 조롱하고 있다. 누리꾼의 방문 폭주로 대검찰청 홈페이지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상태이며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경축' 조선일보 서초지국 오픈"
검찰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글은 검찰을 '조선일보 서초지국', '조선일보 대검찰청지국'으로 삼아 신문 구독 및 해지를 요청하는 내용의 글이다. 한 누리꾼(조·중·동 검찰)은 "혹시 여기가 조선일보 서초지점 맞느냐"며 "<조선일보> 받아보려고 하는데 여기서 일하시는 검사 한 분 보내달라. 경품이 뭐 있나 좀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 누리꾼(김성천)은 '경축 조선일보 서초지국 오픈'이라는 글에서 "아무쪼록 번창하시고 더운날 떡 많이 드시지 말라"는 인사를 남겼고 다른 누리꾼(우성예)는 "조선일보 지국 오픈하고 떡 돌린다고 해서 놀러왔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박수관)은 "오늘 신문 안 왔다"며 "광고주 리스트 올려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지국 운영을 하려면 제대로 해라"고 올렸다.
또 누리꾼의 방문 폭주로 홈페이지 속도가 느려지자 서버를 늘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한 누리꾼(최민규)는 "무슨 서버가 이렇게 부실하냐. 조·중·동 많이 팔아 서버 좀 바꿔달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이윤영)은 "조선일보 대검찰청지국 홈페이지가 느려서 신문 구독이 어렵다. 홈페이지 서버 좀 확장해달라"고 비꼬았다.
"이제 검찰청 홈페이지도 수사하세요"
또 누리꾼은 '조·중·동 광고주 리스트'를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며 최근의 검찰 수사에 항의했다.
한 누리꾼(이기중)은 "오늘자 조선일보 광고 리스트"라며 구글의 스프레드시트 링크를 걸고 "이제 저도 해외여행 못가는 거냐"고 물었다. 다른 누리꾼(황기도)도 같은 똑같은 게시글을 쓰고 "국내 여행 하고 싶은 분은 복사해서 동참해달라"며 "20명 해외출국 금지는 문제가 없겠지만 만 명, 십만 명 금지시키면 항공사가 분명히 항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누리꾼은 일명 '오늘의 숙제'를 확인하러 검찰청 홈페이지를 찾아와 '방명록'을 남기고 있으며 일부는 검찰의 동참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조중동폐간)은 "앞으로 숙제 리스트는 여기에 올리는 것으로 하자"며 "매일 오겠다. 떡찰(떡값 받는 검찰) 종사자 여러분도 숙제에 동참해주세요"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황희준)은 "조중동 광고리스트가 검찰청 홈페이지에도 있으니 너무나 좋다"며 "메인에다가 띄워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검찰청 사이트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한 누리꾼(김형준)은 "여기도 숙제 리스트 올라왔으니 정론지 조·중·동에서 검찰청 홈피도 수사하라고 사설에서 주장할 것이며 세무조사도 들어가지 않겠느냐"며 "그리고 아마 숙제 리스트 올리는 사이트에 조·중·동은 뉴스 공급 안한다고 들었다"고 비꼬았다.
많은 누리꾼은 직접적으로 검찰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 누리꾼 출국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한 누리꾼(황영수)는 "나는 멕시코에 나와서까지 국제전화로 한국에 전화해서 숙제했는데 그럼 나는 입국금지 시킬 것이냐"며 "아예 하는 김에 제대로 해보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김명숙)은 "임채진 검찰총장은 삼성 비자금 관련 떡값(뇌물) 의혹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전히 그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 출국 금지 조치를 받은 적 있느냐. 검사의 뇌물 수수 의혹과 누리꾼의 광고주 압박 중 어느 것이 더 큰 범죄인지 알 수 없어서 물어본다"고 했다.
"조선 부수 조작, 중앙 사진 조작 수사하라"
또 검찰이 MBC <PD수첩>을 상대로 '여론 조작'을 했다며 고강도 수사를 펼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ABC협회가 부수를 부풀려 발표한 조선일보나 미국산 쇠고기 사진을 연출한 중앙일보도 수사하라는 글도 많다.
한 누리꾼(최도철)은 "조선일보가 부수를 조작하고 광고 단가를 높이는 '기망 행위'로 광고주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입히는 사기 행위를 했다. 중앙일보는 미국산 쇠고기 홍보를 위해 사진을 조작해 보도했다"며 "MBC에 비길 수 없는 악질 범죄 아니냐. 특히 조선은 완전한 사기 및 업무 방해 행위다. 즉각 압수수색하고 조사해 엄벌해 달라"고 요청했다.
누리꾼(조선중앙)은 "조선일보는 부수 조작, 중앙일보는 사진 조작이다. 이정도 큰 사건이니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며 "이보다 경미한 사안도 호들갑스럽게 수사팀 꾸리고 출금까지 시키는 검찰이지 않느냐. 수사 안하면 정말 조·중·동에서 월급 받는 것으로 오해할지 모른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임현민)은 "중앙일보에도 5명 수사팀 꾸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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