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가 정의한 미디어 리터러시는 개인이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접했을 때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권리를 적극 행사하는 데 필요한 핵심 역량'입니다. '리터러시'는 이렇게 문해력 이상의 어떤 능력, 즉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뜻도 이해도 발음하기도 어렵지만 할 수 없이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7쪽)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김성재 지음, 싱긋 펴냄)은 '나쁜 뉴스'가 아니라 '헤어질 결심'이 주제인 책이다. <한겨레> <시민언론 민들레> 등에서 기자로 일했을 뿐아니라 국회의원 보좌관,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한국언론진흥재단 상임이사 등 정책 담당자로도 경험이 풍부한 저자는 안타깝게도 언론의 자정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다. "제재에 따른 타격보다는 나쁜 뉴스로 인해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니 나쁜 뉴스가 줄어들거나 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이유다.
때문에 시민들이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하고, '좋은 이별'을 위해선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소위 '레거시 미디어'만이 아니라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등장한 '뉴미디어'까지 더 많은 뉴스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 홍수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으며, '나쁜 뉴스'와 헤어지지 못하면 개인 뿐아니라 사회가 불행해진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 책은 낚시성 기사, 혐오보도, 의도적 왜곡, 알고리즘에 의한 반복 노출 등 이른바 '나쁜 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통되는지를 윤석열 정부 3년간의 구체적인 보도 사례들을 보여준다. 12.3일 계엄의 밤에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은 어디에 있었는지, 이태원참사에 대한 보도는 어떠했는지, 양평고속도로 문제 등 김건희 씨를 둘러싼 의혹들은 어떻게 축소 보도됐는지 등. 정치뉴스 뿐아니라 경제뉴스도 마찬가지다. 종부세 문제만 나오면 펄쩍 뛰는 일부 언론들에 대해 저자는 "상위 부동산 부자를 대변"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에서 '나쁜 뉴스'의 다양한 사례를 들고 있지만, 저자는 이 책이 소위 '주류 언론' 또는 '전통 언론'의 중요성을 무시하거나 취재 현장에서 성실하게 진실을 밝히려는 많은 언론인·기자들을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오히려 '나쁜 뉴스'와 이를 생산해내는 오만하고 나쁜 기자들에 의해 언론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음을 안타까워한다. '나쁜 뉴스와 헤어질 결심'은 역설적으로 '좋은 뉴스와 만날 결심'이며, 이 책은 좋은 뉴스와 만나기 위한 가이드북이다.
"나쁜 뉴스와 치열하게 싸운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이 바로 서야 민주주의가 바로 선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맞는 말입니다. 2024년 12월 3일 이후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언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절감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에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습니다. 언론이 바로 서야 민주주의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 삶이 바로 섭니다. 그리고 언론을 바로 세우려면 시민들의 현명한 뉴스 소비가 필요합니다."(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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