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가 11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개막했다.
116개 정회원국 중 50여개국 정상들을 포함해 대부분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번 비동맹회의는 이날 고위급 관리들의 회담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으며, 15-16일 정상회의에서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선 주최국이자 차기 의장국인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인지가 최대의 관심사로 다뤄지고 있다.
회의 개막 하루 전 해외 취재진에 배포된 일정표에 카스트로가 오는 15일 만찬을 주재한다고 돼 있어 긴급 기사로 보도됐으나 얼마 후 '실무자 실수'라는 쿠바 정부의 해명으로 다시 정정 기사가 나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상회의 주요 의제와 관련해선 미국과 오랜 기간 대립해 온 쿠바에서 열리는 만큼 미국의 외교행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쿠바 정부는 회의 개막 전부터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노선을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또 이란의 핵 프로그램, 인도-파키스탄 평화협상 논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가입 노력 등이 뉴스의 초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현재까지 참석이 공식 확인된 지도자로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레오넬 페르난데스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 알프레도 팔라시오 에콰도르 대통령, 프라디크 드 메네제스 상투메프린시페 대통령 등이다.
참석을 통보한 다른 지도자로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압둘라 아흐마드 바다위 말레이시아 총리,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 등이 있으며, 카리브 연안국 총리들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 비동맹기구 현 의장국인 말레이시아는 3년 임기의 의장국 지위를 쿠바로 넘길 예정이다.
한편 이번 아바나 정상회의에선 아이티, 세인트키츠네비스 등 카리브 연안 2개국이 비동맹기구에 공식 가입, NAM의 전체 회원국 수가 118개국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쿠바 언론은 전했다.
NAM은 1961년 유고 베오그라드에서 25개국 대표들에 의해 설립됐다. 1970년대 들어 민족주의, 반식민주의, 반패권주의적 입장이 크게 부각돼 개도국의 권익을 추구하는 압력단체로서 기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냉전 종식으로 비동맹회의의 초점은 정치에서 경제문제로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정상회의는 보통 3년마다 개최되며 회원국 외무장관회의, 조정사무국회의, 유엔상주대표회의 등은 수시로 열린다. 쿠바의 정상회의 개최는 1979년에 이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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