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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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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가지

[도종환이 보내는 '시인의 엽서'] <34>


가장 여린 가지가 가장 푸르다
둥치가 굵어지면 나무껍질은 딱딱해진다
몸집이 커질수록 움직임은 둔해지고
줄기는 나날이 경직되어 가는데
허공을 향해 제 스스로 뻗을 곳을 찾아야 하는
줄기 맨 끝 가지들은 한겨울에도 푸르다


(......)

해마다 꽃망울은 그 가지에 잡힌다

제 시 「여린 가지」의 일부분입니다. 나뭇가지를 잘 들여다보면 가지 맨 끝의 가늘고 여린 가지가 가장 싱싱합니다. 그곳이 가장 생명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움직이는 곳입니다. 꽃은 그 여린 가지 위에서 피어납니다. 잎들도 그렇습니다. 어린잎이 나무의 생명을 끌고 갑니다. 가장 여리고 가장 푸른 잎이 맨 위에서 나무의 성장을 이끌어 갑니다. 연둣빛 어린잎이 살아 있어야 나무도 살아 있는 것입니다. 연둣빛 어린잎이 밀고 올라간 만큼 나무는 성장한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도 그렇게 옵니다. 여린 가지처럼 싱싱하게 살아 있는 젊은 소년 소녀, 연둣빛 잎처럼 푸른 젊은이들이 변화의 맨 앞에 서 있을 때 새로운 시대는 오는 겁니다. 경직된 나무, 움직임이 둔해지고 껍질이 딱딱해지는 나무에는 새로운 생명이 깃들지 않습니다. 이미 몸집이 너무 커지고 스스로를 주체하기 힘든 고목의 둥치에는 새로운 꽃이 피지 않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야 사회도 새롭게 성장하고 문화의 꽃이 핍니다. 후천개벽의 세상은 젊은 그들이 주인이 될 때 온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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