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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모인다.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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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모인다.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된다"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스타트…8만에서 10만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5일 저녁 7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8만 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운집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그간 촛불집회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이나 청계광장에서 열려왔다. 그러나 이날은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가 서울광장을 미리 차지하고 추모제를 열는 바람에 촛불집회는 대한문 앞 차도에서 열리게 됐다.

당초 이날 추모제를 개최한 '특수임무 수행자회'와 촛불시위 참석자 간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으나 광우병대책회의 측에서 시민들에게 대응 자제를 강력히 요청해 아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 서울시청 옆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전경 ⓒ뉴시스

그러나 서울광장 행사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시청을 지나던 한 40대 남성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잘못하고 있다고 본다"며 "의도적으로 이 자리를 점거한 것이라면 전국민적으로 일어난 민심을 가로막으려는 것으로 잘못이고, 촛불시위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스스로 알아서 취소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촛불집회의 사회를 맡은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이렇게 전격적이고 치밀한 방해공작은 본적이 없다"며 "시청 앞 광장을 장악하고 있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시민들에게 광장을 돌려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수행자회는 유가족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시청앞 광장에 위패를 꽂아놔 유가족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대책위원회 측은 추모제에 참석한 특수임무 수행자회 회원들도 시청앞에서 밤을 세울 것으로 알려져 크고 작은 다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집회 참여자들에게 불필요한 접촉을 하지 말아달라고 적극 호소하고 있다.

'깃발의 행진', "즐거운 축제를 보는 듯"
▲ 동맹휴업을 진행중인 대학생들이 집회에 대거 나타났다. ⓒ뉴시스

이날 집회는 수백 개의 깃발이 나부끼는 '깃발의 행진'이 연출됐다. 그간 촛불집회에는 개인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많아 깃발 등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이날은 이날 각 대학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각기 깃발을 들고 나왔기 때문.

특히 이날 집회에는 대학생들이 학교별로 다수 참여했다. 이날 동맹휴업을 한 서울대에서는 1000여명의 학생들이 나왔다. 또한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신촌 일대에 있는 대학에서 300여명이 참여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대학생들로 성황을 이뤘다.

이진영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많은 학생들이 국민의 건강권을 파괴하는 쇠고기 수입을 막자고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이곳으로 오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경찰 폭력에 말로만 사과할 것이 아니라 어청수 경찰청장을 해임하고 재협상을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여성학 협동과정을 밟고 있다는 위선주 씨는 "서울대에서 동맹휴업 총투표 진행되던 날 여학생이 군홧발로 경찰에 짓밟히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동맹휴업에 기름을 부었다"고 설명했다. 곁에 있던 다른 대학생도 "오늘 촛불집회에도 이 동영상에 자극을 받고 나온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위 씨는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는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촛불집회도 새롭게 등장한 문화인데 72시간 릴레이로 진행한다니 이 역시 또다른 문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밤을 새우지는 않겠지만 이번 연휴를 이용해 최대한 많은 시민들이 잠시라도 참여할 수 잇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OUT"…신촌 지역 대학생들 모처럼 뭉쳤다

이날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각 연세대 학생회관 앞 계단에 약 10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같은 시각 홍익대와 이화여대에서도 촛불이 켜졌다. 서강대는 이들과 따로 시청 앞 집회에 향했다.
▲ 이대에 모여 촛불대행진을 시작하는 신촌 지역 대학생들 ⓒ프레시안

그 후 연대와 홍대에서 출발한 학생들은 학내 상업화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며 농성중인 이화여대 앞으로 모였다. 연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 씨(22)는 "확실치는 않지만 신촌에 있는 대학이 이렇게 뭉쳐서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모두 모인 저녁 7시 30분경 학생들은 이대 정문 앞에서 촛불대행진을 시작했다.

성치훈 연대 총학생회장(26. 토목환경공학과 4학년)은 "사실 처음 쇠고기 문제를 접했을 때만 해도 학내 토론만 많았지 행동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26일 신촌로터리에서 발생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바뀌었다. 성 회장은 "그 사건으로 많은 연행자가 생겨 신촌 대학가의 분노가 커지기 시작했다"며 "더군다나 그날 연세대가 정문을 닫아놔 경찰을 피해 학교에서 촛불 집회를 이어가려던 학생들을 크게 절망하게 만든 점도 학생들이 이번 사태를 '내 문제'로 인식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의 양경언 씨(24. 국문과 4학년)는 "대학생에게 등록금 인상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는 학교나 국민에게 광우병 쇠고기를 선사하는 이명박 정부나 모두 '아웃'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촌뿐만이 아니다. 서울 시내 각 대학에서 밝힌 촛불들은 속속 시청으로 이동했다. 동맹휴업이 결정된 서울대에서만 1000여 명이 대한문 앞으로 갔다. 성균관대, 고려대, 단국대, 숙명여대 등에서도 어림잡아 500명 이상의 학생이 시청에 도착했다. 대학들의 움직임은 오는 10일 6·10항쟁 21주기를 맞아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희 기자

광우병 대책회의는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철야농성을 벌일 예정이다. 광우병 대책회의 소속 시민단체들은 시청광장에 20여 개의 텐트를 치고 농성을 준비중이다. 텐트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광우병 대책회의 측은 일부는 6일 정오부터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일부는 4시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에서 행진해 서울광장에서 합류한 뒤 7시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다시 여는 식으로 72시간 집회를 준비중이다.

집회 후 시위대는 서울 남대문과 명동, 종로를 돌고 광화문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다.

경찰은 이날 저녁 8시 이후 청와대로 향하는 경복궁 좌우 길과 효자동길에 두세겹씩 경찰버스를 세워둬 모든 차량의 통행을 막았다. 현재 청와대 주변은 계엄 상황을 방불케하고 있고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시민들은 귀가를 서두르고 있다.
▲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한 시민이 자신의 개에 카드를 걸어 관심을 끌고 있다. ⓒ뉴시스

살아서 투쟁합시다

한편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국민대책회의'는 이병렬 씨에 이어 6일 김경철 씨가 다시 분신을 시도한데 대해 "살아서 함께 투쟁하고, 살아서 함께 승리하자"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하나 밖에 없는 목숨까지 바치려는 그분들의 결연한 의지와 무한한 사랑을 잘 알고 있으나 바로 그렇기에 이제 더 이상 분신 등 극단적인 자기 희생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광우병 위험에서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어떠한 고난도 살아서 함께 힘을 모을 때 이겨낼 수 있으며 아무리 힘겨운 투쟁도 살아서 같이 전진할 때 승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 ⓒ뉴시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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