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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로 '대목' 맞은 총기 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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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로 '대목' 맞은 총기 업자들

[해외시각] 총기규제 앞두고 미국 내 총기 소비 급격히 증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 주(州) 뉴타운 소재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총기 규제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공언했고 하원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총기 규제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정치력을 총동원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치권의 움직임과는 달리 총기 사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샌디훅 총기 난사가 발생한 지 채 열흘이 지나지 않은 2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4명이 숨졌다. 같은 날 앨라배마 주의 한 클럽에서도 성인 2명이 총에 맞아 즉사했다. 여기에 크리스마스 전날 미국 뉴욕주 웹스터에서 발생한 소방관 총기 살해 사건은 미국을 또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그런데 이렇게 끔찍한 총기 사건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총기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션 인스티튜트의 선임 연구원 리팡은 진보 성향의 미국 웹사이트 '커먼드림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NRA가 샌디훅 초등학교에서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부터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원문보기) 그는 총기 규제를 시작하면 총기 구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소문을 NRA가 의도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연구원은 총기 구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면 총기 구매가 늘어나고, 총기 판매와 이익이 직결돼있는 NRA가 그만큼의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NRA와 총기 판매업자, 총기 생산 업자 간 연결 고리를 보여주고 NRA가 총기 판매에 열을 올리는 진짜 이유를 말했다. 다음은 칼럼 전문이다.<편집자>


▲ NRA 반대 시위를 펼치고 있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작년 기포드 하원의원이 총격사건을 당한 이후 금융 분석가들은 미국에서 가장 큰 총기 회사 CEO인 마이크 파이퍼에게 이 사건이 총기 판매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은 "NRA의 논평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를 규제하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총기 소지자 혹은 잠재적 총기 소지자가 (총기 구입을 위해) 상점을 방문하게 한 유인책이 됐나?"라고 물었다.

총기 회사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투자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재 상품들과는 달리 총기의 경우 필요할 때 딱 한 번만 구입한다. 총기류는 매우 내구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손질이 잘된 총은 평생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NRA가 개입하는 이유다.

정부가 총기류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두고 NRA가 부추기는 두려움은 총기류 사업에 유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된다. 총기 소지자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더 많은 무기를 구입하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이것은 상당히 섬뜩한 유인책이다. 끔찍한 총기 사고가 총기 규제 필요로 이어지고 NRA는 이를 두려움으로 포장해 소문을 퍼뜨리고 음모를 만든다. 이것이 더 많은 총기 판매의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작년 기포드 하원의원 총격 사건 이후 금융 분석가들이 생각한 것들이 (올해 총격사건이 일어났던) 뉴타운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데, NRA와 총기 제조 업자들이 수익을 올리고 있는 현재 상황은 예상치 못한 행운과도 같다.

전문가들과 정치인들이 뉴타운에서의 대학살 이후 새로운 총기 규제 가능성에 대해 토론을 벌이고 있는 동안 NRA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미국인들은 더 많은 무기를 비축해놓기 위해 상점으로 모여든다.

알래스카에서 플로리다까지 미국 전역에서 총기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 연방 정부가 총기 소유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제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탄약, 고성능의 반자동 소총을 비롯한 무기류의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테네시에서는 총기 구입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마트의 반자동 소총은 5개 주에서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NRA가 이번 주 홍보활동을 한 것을 두고 대대적으로 조롱을 받았지만 NRA 관리들은 현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우선 모든 총기류 및 탄약 세트를 가맹점에서 판매할 경우 1달러가 NRA에 기부된다. 또 NRA는 "애드 에이 벅", "NRA 라운드 업", "슈팅 포 더 퓨처"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소매 판매처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거래는 소비자들이 총기를 구입할 때 NRA에 1달러 또는 2달러를 기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마이크 파이퍼가 운영하는 스트러 루거와 같은 회사는 매번 총기 구입을 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NRA에 일정 금액이 기부된다. NRA와 관계를 맺고 있는 소매 업체들에서 나오는 자금은 광고 및 정치권 로비 자금으로 쓰인다.

탄약 회사인 미드웨이 USA는 올 한해만 "NRA 라운드 업" 프로그램을 통해 NRA에 100만 달러를 전달했다.

필자는 NRA에 뉴타운 참사 이후 소매 제휴 상점들로부터 전달되는 금액이 얼마나 늘었는지 물어봤으나 NRA는 기부금 정보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았다.

물론 총기 산업이 NRA에 기여하는 다른 방법들도 있다. 수백만 달러를 보유한 스폰서들이 있는데, 이들은 NRA 재단에 자금을 투입하고 NRA뉴스레터에 수익성이 좋은 광고를 넣는다. 또 NRA 박람회 비용을 부담하는 회사도 있다. 소매 제휴 상점들은 총기 문제가 이슈화될 때 NRA와 총기 제조업자 모두에게 두둑한 돈을 안겨준다.

NRA는 141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난 10년은 총기 산업에 신세를 졌다. 이 전환은 2005년에 마무리됐다. 2005년에 NRA는 합법적 상업 무기 소지 보호법을 제정하기 위한 로비를 펼쳤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 법에는 "유혈사태에 책임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총기 제조업자의 생산을 중지시키려는 지방정부에 의해 제기된 소송은 기본적으로 저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법은 총기 제조업체가 그들의 제품과 동반되어 일어난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보장한다. 자렛 머피는 <네이션> 9월호에서 이 법에 대해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유일하게 총기 산업과 NRA의 상호 이윤추구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데이비드 키니가 경고한 바 있는 "오바마가 우리의 총을 제거할 것"이라는 우려는 2008년 이후 월스트리트에서의 총기 수량을 400% 증가시킨 결과를 초래했다. 이건 꽤 괜찮은 마케팅 전략이다. 오바마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한 것이라고는 총기 소지 규제를 철폐한 것뿐이다.

그래서 파이퍼는 작년 투자자들과의 대화에서 오바마의 두 번째 임기에서의 총기 산업은 희망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내 생각에 총기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 절반은 그가 대통령이 되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남들 모르게 오바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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