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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까치외교'를 지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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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까치외교'를 지향하라

[기고] 철 지난 '종미(從美) 외교' 집착을 우려함

한국의 국익에 지극히 부적합한 MB 정권의 외교전략
  
  이 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의 밀월기는 고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취임 직후 불거진 "S라인","강부자", "고소영"으로부터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취임과 더불어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진영을 짜서 새롭게 시작하려는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문제는 지나치게 과도한 자신감과 의욕에서 비롯되는 겸손하지 못한 언행과 독불장군식 인사, 언사 그리고 처사이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은 더 굳어진다고 했다. 자업자득에 대한 대가를 치르며 대통령 스스로가 그 미숙함과 그 부작용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CEO 출신의 대통령이니 만큼,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필요성을 인식했다면 곧 실용적으로 변할 것이라 기대된다. 아무쪼록 '초보운전'의 일시적 혼란이 우리가 훨씬 더 발전해 나가는 초석이 되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한편 MB정권 궤도수정의 필요성은 우리의 외교분야에서도 절실하다. '온고지신'이라 했다. 그런데도 MB정권의 지나친 공명심은, 이전 정권에 대한 지나친 반동 등으로 인해 '자주'에서'동맹'을 훨씬 뛰어 넘은 '종미(從美)'로 급변했기 때문이다.
  
  MB의 취임 100일 즈음에서 외교분야 관련 속속 드러나는 문제점 등을 종합할 때, MB 정권의 외교정책은,'미국유학'이라는 외교라인 실세들의 '미국을 등에 업고'지내야 할 그들의 원초적 한계에서 비롯된 '무책임한'의욕과 '대책 없는'시행(試行)에서 비롯된 것이라 평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그들은 모른다. 온통 미국파로 치우쳐진 MB정권 외교라인이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 등을 어찌 제대로 알 수 있으며 이 상황에서 노련한 그들을 어찌 제대로 상대할 수 있겠는가. 미국과의 기득권 속에서 안주해 온 그들에게 당대의 한국에 필요한 전방위적 외교전략의 입안과 시행(施行)의 기대는 그 자체부터가 무리일 수 있다. 실제로 현실을 보라. MB 정권의 외교라인들은, 이제 겨우 일본이 그 터널에서 빠져 나오기 시작한 미국 위주의 대외정책으로 역진입해 들어가려는 '20 세기형'철 지난 외교전략을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 현재 우리는 치열하게 '21세기'를 살아 가고 있음에도 말이다.
  
  이로 인해 빚어진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반감과 경계, 그리고 북한에 대한 오만한 허영이 자초한 '통미봉남'이라는 고립은, 종미파 MB정권 외교라인이 뿌려댄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콩 심은 데 왜 콩이 나는가'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실로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한 때 일본에서 그랬고 그 결과 엄청난 대가를 치르며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일본 외교의 오류를 그대로 재연하려 하고 있다. 미국 외의 다른 나라들에 대한 외교전략을 대미 외교의 한 방편 정도로 생각하거나, 미국이라는 투시경을 거쳐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익이 직간접적으로 우선 고려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외교의 궤적을 벤치마킹해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지만, 그들은 그러할 능력도, 아니, 관심조차도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그러한 한국에 대해 고마워 할 것 같은가. 미국은 단지, 일본을 미국의 '2중대'정도로 교묘하게 활용했듯, 한국 또한, 일본보다는 작지만, 그들의 '3소대'와 같이 이용하려 할 뿐이다. 이처럼 한국은, MB 정권의 외교라인들에 의해 미국의 또 다른 충실한 '봉'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정권의 외교정책이 크게 변화할 것 같지 않아 우려될 뿐이다. MB가 외교분야에서도 '초보운전'으로 인한 대가의 '씨앗'이 뿌려지고 있다는 그 심각성을 깨닫지 않는 한, 그래서 MB가 온통 미국유학파로만 편중된 외교라인을 일본과 중국유학파 등도 적절하게 포함된 균형 잡힌 외교라인으로 재편하지 않는 한, 우리의 외교정책은 21세기 외교전쟁에서 불필요한 시행착오만, 아니 퇴보만 거듭할 것이므로 심히 우려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고언하면, 일각에서는 필자가 중국의 대학에 재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에 치우쳐서 '사대적'발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일본유학(게이오 대학 석사졸업, 박사과정 수료)과 미국유학(미네소타 주립대학 로스쿨 석사졸업), 그리고 중국유학(화동사범대학 법학박사)을 모두 거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적 이력상, 어느 한 곳으로만 치우쳤거나 편중되지 않았다. 아울러 위 3개국 가운데 굳이'선호'를 밝히라면, 필자는 일본사회 전반의 건전한 시민의식과 그 열린 사고 등을 높이 평가하며 일본을 가장 높게 꼽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게 중요한 이 3개국을 모두 거치는 가운데, 당대 한국의 국익 최대화를 위해서는 중국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인식하고 대처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한국에게 절실한 '균형 잡힌(much balanced)'외교를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거리를 좁혀나가야 할 중국에 대해 더욱 체계적이며 심층적으로 다가가고자 중국의 대학에서 교편을 잡게 된 것이다.
  
  21세기 초두의 우리에게는 과거와는 다른 더욱 균형 잡힌 외교감각과 외교정책이 필요하다. 이는 1995년부터 13 여 년 동안을 위 3개국을 포함한 외국에서 생활해 왔으며, 이에 더해 20 여 개국을 더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외국인들과 접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자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외교전략으로서의 "조류외교"와 "까치외교"를 구상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특히 MB 정권이 집권하며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 지고 있는 것 같아 "조류외교"와 "까치외교"에 대해 이미 <프레시안>에 기고한 바 있는 그 내용에 필요한 수정을 가하여 이하와 같이 다시 제안하고자 한다.
  
  "조류(鳥類)외교"를 기반으로 한 "까치외교"의 지향
  
  필자는 21세기 한국의 외교전략으로서 "조류(鳥類)외교"를 기반으로 한 "까치외교"를 지향하자고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은 왜 조류외교를 지향해야 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조류 외교, 즉 새를 형상화한 외교야말로 한반도의 지정학상,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왼쪽 날개, 즉 '좌익'에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대륙세력을, 오른쪽 날개, 즉 '우익'에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해양세력을 가진 한반도가 아닌가. 새는 양쪽 날개의 힘과 크기에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이뤄져야만 비상할 수 있듯이, 새의 몸체에 해당하는 곳에 위치한 우리 한반도에도 이와 같은 역학 논리가 적용된다. 즉, 어느 한쪽 날개가 기형적으로 크고 강하거나(즉 한 곳에 지나치게 의지하거나) 혹은 작거나 약하면(즉 한 곳을 지나치게 경시하면) 균형이 깨어져 한반도는 비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20세기 중반의 동북아 국제정세와 현재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당시는 이데올로기의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남북으로 분단되며 미국의 영향을 받게 된 한국으로서는 싫든 좋든,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미국위주의 외교전략을 구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외교전략의 방향을 놓고 토의할 대안조차 전무한, 오로지 오른쪽 날개(미국) 위주의 이른바 '남방 3각안보협력체제' 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한-미-일 남방 3각안보협력체제는,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빚어낸, 냉전상태에서나 유효한 체제라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동북아 국제정세는 어떤가? 우선, 냉전은 종식된 지 오래되었다. 아울러 그 동안 대립하고 적대시했던 왼쪽 날개의 한 축인 중국이 급속도로 부상하며 한국의 제1위의 교역대상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 일각에서는 오른쪽 날개보다 이 왼쪽 날개를 더 중시하자는 소리마저 분출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급격한 다가서기는 냉정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먼저 중국에 대한 총체적인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이다. 아울러 이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위험한"외교 노선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요소를 고려할 때 우리에게 최적인 외교전략이라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지향해야 할 길은 명백하다. 한쪽 날개에만 치중하게 했던 당시 상황은 냉전 종식 등과 더불어 이미 부적절하게 되었으니, 이제 우리는 원래의 우리 한반도에 적합한 외교전략으로 회귀해야 한다. 즉, 현재의 우리에게는, 양쪽 날개에 균형이 고루 실린 외교전략, 미국이니, 중국이니 하는 어느 한 축보다는 모두를 잘 아우르는 가운데 비상할 수 있는 '조류외교'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만의 매력외교, "까치외교"전략
  
  한편, 한국은 이 조류외교를 기반으로 우리만의 독특한 까치외교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많고 많은 새 중에 왜 하필 까치인가? 이와 관련, 참고로 주변국들의 외교를 조류에 비유해보자. 먼저 미국외교는 '매' 혹은 '독수리'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출현과 더불어 주변으로부터 온갖 경계와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난폭한 새 말이다. 일본은? '타조' 정도에 비유되지 않을까 싶다. 창공(정치분야)을 난다, 즉 '최대의 정치강국'이 된다는 것은 제반 사정상 여의치 않아 2인자의 입장에 만족하지만 그 대신 지상(경제분야)에서만큼은 조류 가운데 가장 막강한 힘(즉 최대의 경제대국)을 견지하려는 반쪽의 새이다. 그러면 중국은? 국제사회에 급부상 중인 중국은 그야말로 새 중의 새인 '시조새'가 될지 혹은 크고 화려하나 유약한 '공작'이 될지 그 성격규정이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
  
  이에 비해 한국의 까치는 우리 민족이 지닌 이미지 그대로이다. 나타나기만 하면 반갑고 그로 인해 왠지 좋은 일을 예감하며 가슴 설레게 하는 길조의 이미지 말이다. 바로 이와 같은 우리에 대한 까치의 이미지를 외국, 외국인들에 대한 한국, 한국인의 이미지로 심어나가자는 것이 까치외교의 핵심이다.
  
  한스 모겐소의 국가역량 요소에 비추어볼 때 유감스럽게도 한국이 세계 최대의 정치ㆍ군사강국이 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도 경제나 문화, 예술 혹은 민간활동 등의 분야에서'세계최고'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외교'분야에 많이 치중된 현행 외교행태를 '민간경제활동지원','문화예술지원','민간봉사활동지원'등의 분야로도 더욱 확대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이와 같은 까치외교를 통해 전세계인들이 한국제품만 보면 서로 반기며 한국의 다양한 문화ㆍ예술에 심취된 그들이 새로 나오게 될 한국제품이나 문화ㆍ예술을 기대하며 가슴 설레게 만든다. 아울러 이를 통해 거둬들인 부(富)의 일정부분을 다시 필요로 하는 전세계 구석구석에 고루 환원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하면 기쁨과 동경뿐만 아니라 '도덕적 리더쉽'이라는 존경의 이미지로도 인식되게끔 하는 외교전략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세계최고의 정치ㆍ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의 국민들. 하지만 그들은'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동경 이상 가는 신변위협을 느껴야 하며(미 국무부도 이를 심각히 우려해 해외여행을 하는 미국인들에게 가능한 한 '미국인 티'를 내지 말도록 권고한 바 있다), 과거문제조차 청산치 않는 일본의 국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중적인 대접을 받고 있지 않은가.
  
  물론 우리도 해외에서 아직은 인지도도 높지 않으며 또한 '6,25'나 '남북대립'혹은 '인색한 나라', '이기적인 나라'등의 어두운 이미지가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까치외교를 통해 비록 정치ㆍ경제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보다는 떨어진다 해도 적어도 해외에 나간 우리 국민이 어디서나 한국과 한국인임을 당당하게 밝히며 환영받도록 '국민을 위한', '국민이 신명날 수 있는'외교전략을 추진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국가의 기본적 존재관에도 부합되는 것이기도 하다.
  
  정리하자면, 까치외교란 그 전제인 조류외교의 추진으로 한반도 이해당사국가들과 균형 잡힌 외교관계를 수립, 이를 통해 국가의 안위를 확고히 다짐과 동시에 외교역량을 경제, 문화, 민간 등의 비정치, 비군사적 분야로도 적극 다원화시킨다. 이를 통해 우리 제품이나 문화 혹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 '한국인'이라는 이름만으로도 환영 받으며 국제사회에서의 도덕적 리더십으로 인식되어 존경 받는, 국민을 위한 외교전략을 의미한다.
  
  MB 정권은 외교분야에서도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20세기가 아닌, 21세기의 우리 국익 추구에 적합한 새로운 외교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 그 때는 종전과 '거시적'외교에서 벗어나 외교에 대해 '미시적'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수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 즉 일단 국민들에게 별로'느껴지지 않는 '정치와 군사, 안보 등과 같은 온통 거시적 외교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까치외교전략 등을 참고로 국민들에게 좀 더 실질적으로 다가선, 그래서 국민들이 외교를 좀 더 실감하고 매력적이라 느낄 수 있는, 국민을 위한 외교전략이 수립되고 시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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