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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8일간 봄바람, 춤바람에 빠져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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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앞으로 8일간 봄바람, 춤바람에 빠져 봅시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5/02] 하이서울 페스티벌 진옥섭 부예술감독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축제, 하이 서울 페스티벌의 봄 축제가 오는 4일부터 11일까지 8일 동안 열립니다. 그동안 해마다 5월에 한 차례씩 열려온 하이 서울 페스티벌이 올 해부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네 차례 시민들과 함께 하는데요. 올해 5월의 봄 축제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궁을 주제로 열려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하이 서울 페스티벌 진옥섭 부 예술 감독을 초대해 5월의 궁에서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될 봄 축제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하이 서울 페스티벌 진옥섭 부 예술 감독입니다. 진옥섭 감독은 1964년 전남 담양 출생으로 연극을 하다 탈춤을 통해 전통과 춤에 빠져들었습니다. 전국으로 춤 기행을 다녔고, 1990년 '춤터 세마루'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서울놀이마당의 상임연출과 서울 두레극장의 극장장을 역임했습니다. 기획사 '축제의 땅'을 만들어 『여기 심청이 있다』, 『이 땅의 사람들』,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여무, 허공에 그린 세월』, 『전무후무』 등을 연출했고, 『객석』 무용평론상과 2006년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습니다.

박인규 : 축제를 앞두고 굉장히 바쁘실 텐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옥섭 : 예, 뭐 어쨌든 간에 많은 청취자들을 축제로 끌어들여야 되니까 바쁜 와중에서도 가장 1순위로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박인규 : 홍보사업의 일환으로…….

진옥섭 : 하하하

박인규 : 내일이 전야제고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요? 준비는 잘 돼가고 있습니까?

진옥섭 : 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준비가 다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최선을 다해서 했고. 이제 내일이 전야 행사고요. 모레부터 본격적인 전이 열리는데 어쨌든지 안심하고 나오셔서 기대를 갖고 나오셔서 정말 힘차게 같이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기대해도 좋습니다. 작년까지는 저희가 작년에도 감독님을 모시고 페스티발 소개를 했는데요. 봄에 한 번만 했는데 올 해부터는 4차례 열린다고 해요?

진옥섭 : 예, 그래서 작년까지 봄에 한 번씩만 하던 것을 올 해는 4계절로 나눠서요. 봄이 역사과 전통을 주제로 해서 '궁'이라고 하는 공간에서 하게 되었고요. 여름엔 '한강', 젊음이 위주가 되는 축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을에는 '예술 축제', 겨울에는 '빛의 축제', 그러니까 예를 들어 시청 앞 광장의 루미나리에가 있었는데 그러한 것들이 훨씬 더 발달되어서 빛으로 정말 도시가 새롭게 태어나게 될 겁니다.

박인규 : 축제가 많은 건 좋긴 합니다만 서울 시민 입장에서는 한 번 하던 것을 네 번씩이나 하면 그 예산을 어떻게 감당하지? 그런 걱정도 할 것 같아요?

▲ ⓒ프레시안

진옥섭 :
뭐, 예산을 크게 늘리진 않고요. 축제라는 것은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니까요. 또 작년도 까지는 너무 한 기간에 너무 많은 것들을 하니까 사실상 사람들한테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하이 서울은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론 뭘 하는지가 알려지지 않아서 시내 전역에서 펼쳐졌지만 그러한 효과들을 못 봐서 올해는 가령 봄 같은 경우에는 자, 서울이 다른 곳과 다른 것이 어떤 것인가. 지금 현재 사실은 축제가……. 축제를 하는 사람이 표현하기는 좀 그렇지만, 전국이 무슨 축제 공화국 같아요. 전부 다 축제들을 벌이는데. 사실은 좀 표현상 한다고 하면 전부 다 똑같아요. 축제들이. 붕어빵 축제죠. 그런데 어떤 데는 "물량을 좀 많이 투자했습니다. 저희는 잉어빵입니다." 라고 표현하고 이런 정돈데요. 사실은 축제라고 하는 것들은 각자 특색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서울은 어쨌든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고, 수도고, 그래서 뭔가 본을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들을 했었고. 그래서 서울에만 있는 독특한 것이 무엇인가 그래서 궁이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고. 궁의 600년 된 우리의 조선의 역사 플러스 이러한 공간들이 또 더 널리 알려져서 그 때 찾는 외국인들도 영화의 장면을 찾아가듯이 축제의 장면이 그 축제가 열리지 않는 가을에 오더라도 '아, 이곳에서는 해마다 꽃 필 때 그러한 축제가 있는 곳이구나.'라고 하는 기억을 상기시키는 것들도 서울을 더 세계 전역에 내 놓을 수 있는 그런 중요한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궁이라고 하는 한정된 공간으로 몰았고요. 그런데 궁이 어쨌거나 숭례문 사건도 있었습니다만 저희가 가장 중요했던 것은 축제도 중요하지만 궁의 안전, 이러한 것들이 중요했기 때문에 아주 굉장히 사실 작업이 다른 축제장에서 하는 것보단 어마어마하게 힘이 들었어요.

박인규 : 궁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축제를 하려면 그런 것들에 좀 많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겠네요.

진옥섭 : 궁은 사실은 그런 의미에선 닫아두는 것이 가장 좋은 거지만 그러자고 궁이 존재하는 것은 또 아니기 때문에.

박인규 : 시민들과 가까워지면서도 훼손하지 않도록.

진옥섭 : 네, 그래서 그랬고. 또 그러다 보니까 궁 안에서는 뭐랄까 재밌고 반짝거리는 것들을 할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가 궁을 하나를 이번에는 지었습니다. 바로 여섯 번째 궁이 되겠는데. 바로 5월의 궁입니다. 그래서 5월 4일부터 5월 11일까지 서울 광장에 그것이 지어지는데. 그냥 뭐 못질을 해서 또 시멘트로 짓고 이런 것이 아니라 빛으로 영상으로 지어서 워터커튼이라고 해서 물에다 왜 영상을 투사해서 벽들이 되지 않습니까? 낮에는 벽이 없는데 밤에는 물이 쏟아지면서 그곳에 영상이 펼쳐지고 위에는 미디어 크라우드라고 해서 천정에 그물처럼 천정이 있다고 하면 그 곳에 등들이 매달려서 온갖 여러 가지 조형을 빛으로 표현해 내고 또 시청 전면에 영상이 투사되면서 아주 화려한 그리고 사람들이 마음껏 놀아도 문화재 훼손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여섯 번째 궁. 저희가 생각했을 때 하이 서울 페스티벌의 어떤 그 미래지향적인. 앞으로도 그 장면이 해마다 '이번 궁은 정말 빛깔이 이렇구나.' 이렇게 변해가면서 사람들에게 늘 축제를 고지할 수 있는 그런 서 있는 간판이자 축제의 현장이 되게끔 만들어 질 것입니다.

박인규 : 그 여섯 번째 궁, 이른바 디지털 궁이 세워지는 장소가 서울 시청 앞입니까?

진옥섭 : 네, 시청 앞 광장에. 서울 광장에.

박인규 : 기대가 되네요. 그런데 감독님이 상당히 준비를 많이 해 오신 것 같아요. 제가 또 여쭤 보고 싶었던 것은, 이번 계절별로 치러지는 첫 번째 축제에 총감독이 안은미 씨고 진옥섭 감독께서 부감독 역할이신데. 안은미 감독은 여자시고 진 감독님은 남자시고 또 안은미 감독은 서양 춤을 직접 추는 분이고 진 감독님께선 전통춤을 기획 연출하시는 분이고 해서 물론 공통점은 춤이고 그런데 두 분의 성향은 약간 다르다 그래서 어떤 조화를 이룰 것인가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진옥섭 : 약간 다른 게 아니라 아주 다릅니다. 그래서 안 감독님은 패션부터 우선 머리도 빡빡 깎으시고. 패션이 얼마나 현란한 색을 입고 다니시는지 저하고 일하면서 같이 길을 가면 다른 일반 사람들이 안 감독을 못 쳐다봅니다. 다 저만 봐요. 저런 분과 다니는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저만 보고. 그런데 또 기자 간담회나 언론홍보에 만나면 기자들이 저는 안보고 다 안 감독님만 쳐다보는 그런 일들이 있어요.

박인규 : 그렇더라도 전통과 현대의 공존, 조화란 측면에선 상당히 좋은 콘셉트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진옥섭 : 그 부분들이 어찌 보면, 이건 하이 서울 페스티벌을 총 주관하는 서울문화재단 안호상 대표님의 계략인 것 같아요. 어쨌든 예술 기획자로서는 아주 예술의 전당에서 근무하면서 오랜 경험을 쌓으셔 갖고 어쨌든 그 부분부터, 두 사람의 만남부터 이렇게 뉴스가 되어서 어쨌든 하이 서울이 점점 더 알려지게 되고 그랬으니까 성공한 계략이라고…….

박인규 : 이번 축제의 색깔로 분홍색을 선택 하셨다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진옥섭 : 네, 핑크. 그 부분들은 저는 아무래도 풍물로 예기하면 저는 부쇠고 안은미 감독이 상쇠니까 상쇠가 이쪽으로 걸어가는데 부쇠가 왜 그 쪽으로 가요 이럴 수 없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두 사람이 함께 하지만 안은미 감독이 특별히 핑크를 좋아하고, 또 지금 시즌이 막 꽃들이 먼저 핀 꽃들은 지고 바로 또 다음 꽃들이 준비돼서 피어나는 그 때이기 때문에 핑크가 좀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또 핑크가 사실은 참 가까이 하기에는 그냥 대놓고 핑크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축제의 과감한 도전성 같은 게 색에서도 보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인규 : 두 분의 공통점이 춤이라는 것도 있고, 제가 그 서울 페스티벌의 포스터를 봤더니 '서울이 바람났다. 봄바람, 춤바람' 그렇던데요? 이번에 두 분이 춤 전문가시다 보니까 로고 댄스를 만들었다고 그래요?

진옥섭 : 네.

박인규 : 로고 댄스란 게 어떤 겁니까?

진옥섭 :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그냥 흔히 로고송하면 다 귀에 익은 말로 쓰이고 있지만 로고 댄스는 좋다! 우리는 5월의 궁, 서울광장에 펼쳐진 5월의 궁에서는 밤마다 춤을 춰야 되겠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멍석을 펼치면 동작들이 오그라들잖아요. 그런데 그렇지 않게 다 같이 정말 춤을 추자. 그래서 굉장히 쉬운 춤을. 그래서 로고 댄스를 만들어 보자고 했고.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 만드는 것은 안은미 감독님하고 클론의 강원래씨. 지금은 불의의 사고를 당하셨지만 참 의지도 강한 분이고. 그래서 휠체어를 타고 같이 만들어서 그렇다면 누구라도 출 수가 있는 그런 춤들이 되는 것이죠.

박인규 : 지난 대선 기간 중의 꼭짓점 댄스 같은 그런 게 나오는 거군요, 말하자면.

진옥섭 :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우선은 어느 누구도 다 추기 쉽고 그 다음에 쉽게 서로 어우러지는 그러니까 로고댄스이자 짝춤. 추다가 손뼉을 이쪽으로 쳤을 때는 이쪽으로 SOMETHING이 나는 거고 그 다음 이쪽으로 쳤을 때는 이쪽에서 SPECIAL이 생기는 뭐 그러한.

박인규 : 서울 시민들을 춤바람으로 이끌기 위한 춤이로군요.

진옥섭 : 네, 그렇습니다.

박인규 : 궁을 주제로 하신다고 했는데. 궁에서 여러 가지를 하려다 보면 여러 가지 위험이랄까 걱정이 돼서 디지털 궁을 만들었다. 이렇게 아까 말씀을 하셨어요. 워터커튼을 통해서. 그렇지만 서울의 5대 궁 - 경복궁, 경희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여기에서도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진옥섭 : 네, 아주 중요한 행사들이 열립니다.

박인규 : 소개를 해 주시죠.

진옥섭 : 어찌 보면 궁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은 다들 또 연관 관계를 가집니다. 그래서 내일이 되겠습니다. 5월 3일 전야제로 '세종, 용상에 오르다' 세종대왕 즉위식을 갖고.

박인규 : 어디서 합니까, 그건?

진옥섭 : 경복궁에서 하고요.

박인규 : 경복궁 안에서 합니까? 근정전 앞에서?

▲ ⓒ프레시안

진옥섭 :
예, 근정전 앞에서 하니까 굉장히 많은 분들이 특히 드라마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위대한 성군 세종이 많이 알려졌는데 바로 그 분이 즉위하는 모습을 실제와 같이 연희를 하겠고요. 그 다음에 그 밤에는 고궁 음악회가 있습니다. 정명훈 씨가 지휘하는. 그래서 경희궁에서 고궁 음악회가 있고요. 그리고 사실은 왕위에 오르면 종묘와 사직에 고하는 거죠. 그래서 5월 4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지정 된 게 이 종묘 제례악이거든요. 그 종묘에서 종묘 제례를 원래는 발표하는 날이고 또 실제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죠. 우리 후손들이. 그래서 그 제사가 있는 것이니까 전날 즉위식이 있고 종묘에서 고하게 되는 거죠. 그럼 종묘 제례를 마치고 나면 환궁을 해야 하는데. 다시 왕께서 궁으로 들어가셔야 되는데. 예전에는 그럴 때 종묘제례를 하시면서 왕이 여러 조상들이 워낙 많으시니까 그 분들한테 일일이 삼배씩 하면 아마 왕이 1년 중에 가장 운동 많이 하신 날이거든요. 그래서 왕이 또 근신하셔야 되고, 그래서 예전부터 종묘에서 환궁을 할 때는 곳곳에서 행사들이 펼쳐졌고, 축제들이 펼쳐졌고, 그것이 산대라고 하는 것들인데요, 그런 정신들을 본받아서 종묘제례가 끝나면 오후 6시부터 만민대로락이라고 한국식의 퍼레이드를 저희가 만드는 거죠.

박인규 : 만민이 대로에 가서 놀자, 뭐 이런 거군요.

진옥섭 : 이런 것인데, 보통은 퍼레이드라는 말을 써왔는데, 이제는 만민대로락이라고 해서 한국식의 길놀이 축제를 만들겠다는 것이고, 그것이 훗날 삼바 축제보다 더 유명한 축제가 되게 해야겠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종로에서부터 경복궁까지.

진옥섭 : 그 궁으로 가야되는 것이나, 그 궁이 아니라 디지털 궁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제 테마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밤에는 5월의 궁에서 8시부터, 끝나는 시간은 대략이 없습니다. 야심한 밤까지 춤추고 노는 그런 프로그램이 되겠고요, 덕수궁에서는 '미래 아트, 전통을 깨우다'라고 해서 그러니까 김홍도의 그림이 있는데 무동도라고 있어요. 춤추고 사면육각으로 반주를 하는. 아마 다 익숙한 그림인데요, 거기서 해금하는 사람을 살짝 터치만 하면 그 그림이 움직이면서 연주를 하고 해금 소리가 나오고, 이렇게 해서 전통이 전시인데 전통이 아주 쉽게끔 다가갈 수 있게끔 김민경 감독이 만든 어떤 그러한.

박인규 : 말하자면 화면으로.

진옥섭 : 예, 전시가 지금과는 다른 형식으로 전시가 되는 것이 '미래 아트, 전통을 깨우다'가 되겠고요, 그 다음에 퓨전 콘서트가 있습니다. 퓨전 콘서트는 우리 시대의 유명한 연주자들이 다 나와서 하는데 단순한 것이 아니라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으면 뒤에서 병풍이 그려진다든가 이런 효과와 만나게 되는 거고요, 또 마지막 날에는 전폐희문, 가장 중요한 음악이 전폐희문이에요. 그 음악을 현악 4중주, 서양 음악식으로 곡을 다시 작곡을 해서 현악 4중주단이 전폐희문 작곡된 것을 연주를 하고, 전폐희문의 일무라고 하는 춤을 추는데, 제가 직접 현대무용과 발레, 이런 네 분의 남성 무용수들을 가지고 일무를 가지고 다시 안무를 해서 그러니까 단순한 퓨전이 아니라 퓨전의 퓨전을 시도하는 것이 덕수궁 프로그램이 되겠고요. 창경궁에서는 궁궐의 일상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왕의 남자'에 나오는 궁정광대들이 있단 말이에요. 그런 궁정광대들이 나와서 왕들의 일상, 특히 정조라든가 이러한 임금들에 대한 일상과 일화 같은 것들을 궁정광대가 연희로써 보여주는 아주 쉽게 궁을 체험할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있던 실록에 있었던 재미난 것들을 궁정광대들이 나와서 하는 그런 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창덕궁에서는 아주 큰 판입니다. 5월 5일하고 6일, 천년만세라고 해서 우리 600년 된 궁에서 5천년 예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전통의 최고봉들이 나와서 하시는데, 그 중에 쉽게 말하자면 군산에서 숨어 있던 얘기, 마지막 기생, 장금도 선생이 나와서 춤도 추시고, 또 92세의 한량 문장원 선생이 나오셔서 춤을 추시니까, 아마 이러한 일들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그러니까 정말 멋진 춤판, 연주가 어우러진 그런 판들이 나오고, 안숙선 명창, 박송이 명창, 이런 분들이 다 나오셔서 전통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그러한 공연들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참여가 중요하다, 그래서 시민들을 춤추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알기론 매일 밤마다 춤판이 벌어진다고 들었는데, 어디서 하는 겁니까?

진옥섭 : 그것을 5월의 궁에서 저희가 춤판을 벌이는데, 아마 사람들한테는 5월의 궁에서는 광장에서는 상상공작소라고 해서 낮에는 사람들이 와서 실제로 자기가 쓸 탈도 만들고, 또 만들어진 틀들이 있으면 거기에 채색을 해서 자기만의 탈들을 가지는 거고요, 그러한 것들을 가지고 밤이면 나와서 춤판들이 벌어지는데 물론 연예인이라든가 알려진 예술가가 나와서 공연을 하지만, 그 공연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분위기를 띄운다고 하면 우리가 직접 놀고 하면서 보통의 공연들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그러는데, 의자가 전혀 없습니다. 더불어 서서 움직이면서 하는데 첫날은 개막식이고요, 개막식 둘째 날, 5월 5일은 힙합이 주제가 되는 거고요, 5월 6일엔 뮤지컬에 있는 명장면들, 5월 7일은 스윙, 5월 8일은 트로트입니다. 우리가 트로트하면 벌써 아하, 이 소리가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내세워서 하지는 않았다는 건데, 저희는 어쨌든지 간에 놀 거리가 된다고 한다면 놀자, 이런 것들입니다. 5월 9일은 라틴, 5월 10일은 록, 5월 11일은 폐막식이 되겠는데요.

박인규 : 춤판은 몇 시부터 열리는 겁니까?

진옥섭 : 오후 8시부터 열립니다. 8시부터 춤판들이 벌어지게 되겠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아까도 말씀하셨습니다만, 한국 분들이 놀기를 좋아하는 것도 같지만, 막상 멍석을 깔아 놓으면 좀 쭈뼛거리고 해서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내는 복안이랄까, 이런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진옥섭 : 그것이 사실 로고댄스고, 탈이고, 사실 그러한 춤들을 또, 바람잡이라고 표현을 하기보다 길라잡이를 만들어서 뭔가 옆 사람이 그래야 뜨는데, 저희가 그렇죠. 한국 사람들이 처음에는 흥이 좀 그런데 나면은 돌아가질 않잖아요.

박인규 : 발동이 걸리면 막기가 좀 힘들죠.

진옥섭 : 마치 수돗물도 짝두시암할 때, 마중물이라는 것이 있듯이 그 부분을 넣어서 걸려서 콸콸 쏟아져 나오게끔 하기 위해서 로고댄스라든지 탈이라든가 하는 이런 매체들을 가지고 저희가 미리 준비를 시키고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한 가지 궁금한 것은 행사들이 전부 무료인가요?

진옥섭 : 네, 궁에서 열리는 부분들은 궁 입장료만 내시면 들어가서 보면 되고, 창덕궁은 쉽게 들어가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창덕궁은 하이 서울 페스티벌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아서 그분들에서는 창덕궁 입장료를 저희가 내주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5월의 궁은 그냥 누구라도 와서 할 수 있고, 또 근처에 와서 먹을거리도 있으니까, 사실 한잔 들어가면 기분도 올라오잖아요. 그래서 그때는 다들 식사를 하셨을 때고, 막 움직이기 좋으실 때, 8시에 저희는 춤 약속으로 만나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서울시민들을 춤바람으로 몰아가겠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하이서울 페스티벌 진옥섭 부예술감독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하이서울 페스티벌 진옥섭 부예술감독을 초대해 5월의 궁에서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될 봄축제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진옥섭 감독님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전통춤의 대가들을 발굴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던데요, 노름마치라는 말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노름마치라는 게 무슨 말입니까?

진옥섭 : 노름마치, 노름을 마치게 하는 최고의 제비라는 뜻입니다.

박인규 : 그 사람이 나오면 그 노름은 끝이다.

진옥섭 : 예, 그러니까 노름마치가 판을 끝냈는데 그 뒤에 나와서 이러지 않는, 그래서 남사당패들이 쓰는 은언데, 고수 중의 고수를 일컫는 말이고요. 제가 기생, 무당, 광대, 한량 이런 분들과 우연 간에 하다 보니까 한 20년, 그런 분들을 찾았고, 또 무대에 올리게 됐어요. 그래서 대부분 보도자료 내지는 인쇄물을 내기 위한 카피, 이 정도였었는데, 예전부터 이것들을 모아서 책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또 작심하고 다시 바꿔 써서 책으로 노름마치를 써서 책으로 출간하게 돼서 작년에 상도 꽤 받고, 또 베스트셀러라는 소리도 듣고 그렇게 됐습니다.

박인규 : 원래 연극을 하시다가 탈춤에 빠져서 숨어있는 전통 춤의 명인들을 찾아 나서자, 뭐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 ⓒ프레시안

진옥섭 :
예, 그 계기가 연극을 할 때, 몸이 부드러워져야 되니까 춤을 추면 좋겠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살풀이춤을 배우러 갔더니 수강료가 너무 비쌌고요, 탈춤이 좀 싸서. 그러면 지방을 다니면서 탈춤도 배우러 다니는데, 박인규 선생님도 탈반 출신이라고 제가 알고 있습니다. 전부 다 전수도 가고 이렇게 돼서 지방을 다녔는데, 경상도 고성에 정말 멋진 허정복 선생이라고 하는, 고성오광대에 그 분이 계셨는데, 아마 아실 겁니다.

박인규 : 체격도 훤칠하시고.

진옥섭 : 예, 그런데 그 분이 그토록 춤을 잘 추셨는데, 늘 제가 물었죠. 선생님, 명무전 같은 데 안 나가십니까? 그랬더니, 아, 나갈 거다 나갈 거다 그러셨는데, 나중에 명무전이 열렸는데, 이 분이 명무전에 악사로 나간 거예요. 중앙에서 누가 모르고 그 사람보다 춤이 좀 덜한 사람을 춤을 시키고, 이 사람은 악사로 가서. 그게 이제 90년이었는데, 제가 그걸 보면서, 참 안타깝다.

박인규 : 말하자면 보는 안목이 아직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진옥섭 : 그런데 그 분은 저한테는 좀 뼈저렸던 게, 그분의 별명이 온 만신의 피예요. 사람들이 들으면 굉장히 흉측한 말 같지만, 무슨 말이냐면 그 분이 워낙 춤을 좋아하시니까, 읍내에 권번에 가서 춤추고, 오광대 회관에서 매일 춤을 추니까, 농사꾼이 춤추러 다니니까 논에, 벼논에 피라고 하는 잡초가 있어요. 그 피가 온통 피니까, 동네 어르신들이 고만 만신의 피다, 만신의 피다, 이래서 온 만신의 피라는 별명이었는데, 그래서 그 마을에서는 밤마다 귀신소동이 있는 거죠. 밤이면 하얀 허수아비가 밀대 모자를 쓰고 피 뽑으러 다니는 거예요. 여기도 피, 저기도 피. 정말 그토록 춤을 사랑하셨던 분인데, 그 분이 무대에 못 서시는 모습을 보고 내가 이런 쪽으로 기획을 해야 되겠다, 그 때까지만 해도 연극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다가 본격적으로 이렇게 일이 된 것은 그게 특별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박인규 : 그렇게 발굴하신 분 중에 아까 말씀하신 천년만세, 장금도 할머니와 문장원 할아버지도 나온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런 생각도 드는 게 8일 동안의 춤판에 우리나라 춤도 넣었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진옥섭 : 예, 8일 동안의 춤판에도 보이는 게 무대의 가운데가 갑자기 하늘 위로 올라갑니다. 그 위에서 살풀이 음악이 나오고 살풀이춤을 추는 거죠. 그러니까 난데없이 춤추다가 착 올라가서 살풀이의 첫 장단과 첫 음정이 아주 싸늘하게 하는 게 있잖아요. 그리고 정말 정중동의 미들이 있어서, 진유림 씨, 최상국 씨, 이미조 씨, 양길순 씨 등등의 젊다라고는 표현할 수 없죠, 중견의 넘어서진 명무들이 나오셔 가지고 그렇게 한 장면 하는데, 아마 잊혀지지 못할 명장면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너무 다 말씀해 주시면 안 오실 수도 있을 텐데.

진옥섭 : 글쎄요, 제가 실수를 좀 한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말씀을 듣고 보니까 굉장히 풍성하게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어쨌든 이거는 시민들이 많이 참여해 주시고 놀아주시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 이번 축제를 어떻게 즐겨야 할지,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옥섭 : 이번 축제는 조금 공복으로 즐겨야 된다, 그래서 그날은 저녁을 조금 적게 드시고 오셔야 그래야 맥주라도 한 잔 해야 나머지 부족한 2%가 채워져서 흥을, 신명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다가 정말 회장 내에 들어가면 코로 숨 쉬는 것보다 피부호흡하시는 게 더 좋을 거예요. 저는 굿판이라든지 이런 데 다니면서 한국 사람들이 정말 흥이 절정에 이르면 치열하게 춤추는 모습을 보면, 한국 사람들의 몸속에는 흥이라고 하는 게 있어서 이게 평소에 잘 안 움직여지면 굳어서 담석처럼 돼서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지 않을까, 늘 신을 풀어내야 된다, 그래서 우리는 신 난다고 하잖아요. 신을 내 보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들 나오셔서 몸 안 속에서 오랫동안 움츠렸던 신을 내보내는 그런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하긴 한국인의 음주가무 전통은 몇 천 년 된 거니까요. 그리고 진 감독님 말씀하시는 솜씨를 보니까 아주 맛있게 꾸몄을 것 같습니다. 많이 참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진옥섭 : 예.

박인규 :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하이 서울 페스티벌 진옥섭 부 예술 감독을 초대해, 5월의 궁에서 시민들의 참여로 완성될 봄 축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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