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1: 너희들은 우리하고 정말 비슷해.
팔2: 나도 느꼈어. 내가 너희를 처음 만난 날 같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갔었잖아. 그 날 나는 바로 알아챘다구. 너희들은 백인과 다르다는 걸.
한1: 우리가 어쨌는데?
팔2: 너희들은 심장이 따뜻해.
한2: 설마! 아이스크림이 들어갔는데?
팔1: 백인들은 너는 너, 나는 나, 선이 확실하잖아. 너희는 그런 게 없어.
팔3: 내가 우리 자신에 대해 싫어하는 면까지 닮았어. 수줍고, 남을 의식하고, 남한테 하고 싶은 말 노골적으로 못하고.
한2: 우리가 눈치 보는 것처럼 보여?
팔2: 마음이 약하다구. 그게 따뜻한 거야.
한1: 난 한국에서 그런 말 한 번도 못 들어봤는데?
한2: 아직 날 잘 모르는군.
팔1: 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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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2: 싫다기보다........(한1과 서로 차갑게 아래위로 훑어본다.)
팔2: 봐! 쑥스러워 하잖아. 하여튼 우리랑 똑같다니까.
팔3: 내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향에 와있는 것처럼 편했어. 말은 잘 안 통해도 사람들이 나한테 신경써준다는 걸 느꼈어. 전혀 낯설지가 않고, 내가 평생 한국에서 살았던 것 같았다니까. 나는 유럽 여러 나라에도 가봤고 거기 사람들도 친절했지만, 한국 같은 느낌을 가질 수는 없었어.
한1: 하긴 나도 너희들과 있으면 편해. 한국 친구들하고 있는 것 같아.
팔1: 음악을 들어보면 확실해. 거리상으로는 유럽이 훨씬 가깝지만 우리 음악은 완전히 아시아 풍이라구.
한2: 유럽하고 가까운데 너희는 왜 아시아 반대편에 있는 한국인들하고 비슷한 거야?
팔3: 농경문화?
한2: 이 자리에 누구 농사짓는 사람 있어?
한1: 너희나 우리나 아이들한테 예의범절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는 하지.
팔1: 질서는 유럽인들이 더 잘 지키잖아.
한1: 그럼 왜일까.........
팔2: 글쎄 말이야. 왜일까.........
한2: 우리는 일본 식민지였고, 전쟁을 겪었고.......
팔2: 우리는 지금도 이스라엘한테 점령당해 있고, 언제나 전쟁 아니면 전쟁 직전이고...... 너희도 우리도 정복당하기만 했지, 남을 정복해본 적은 없네?
한1: 그러네?
팔3: 독하지를 못해서 그런가?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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