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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로 떠오른 베탕쿠르트 석방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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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핫이슈로 떠오른 베탕쿠르트 석방 문제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308> 중남미·유럽에 미국 개입설까지

지난 6년 동안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억류된 채 건강악화로 생사의 기로를 헤매고 있는 잉그리드 베탕쿠르트의 석방문제가 중남미는 물론 세계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지난 몇 년 동안 FARC에 붙잡힌 후 콜롬비아 국경 아마존 밀림지역에 억류되어 생사의 소식조차 막연했던 인질들이 금년 들어 석방이 시작되면서 전 콜롬비아 대통령 후보 잉그리드 베탕쿠르트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설이 등장하기도 했었다.

FARC 지휘부도 그의 석방을 기정사실화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그런데 지난 3월 1일 FARC의 대변인이자 외무장관 역할을 했던 라울 레졔가 정부군의 기습으로 사망하는 등 콜롬비아 알바로 우리베 정부의 토벌작전이 계속돼 베탕쿠르트 석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파리 시내에서 잉그리드 베탕쿠르트 석방시위에 동참하고 있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츠네르 아르헨 대통령(왼쪽).ⓒ까사로사다

프랑스 정부, 베탕쿠르트 석방 위해 국제적 여론몰이

이렇게 상황이 급변하자 현재 프랑스에 살고 있는 베탕쿠르트 가족들은 지금 당장 그가 석방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생명을 부지하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베탕쿠르트의 조기석방을 콜롬비아 정부와 무장혁명군 지휘부에 호소하고 의료진을 콜롬비아 현지로 급파하는 등 베탕쿠르트의 석방문제를 공론화하는 여론몰이에 나섰다.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정부는 지난 6일 전세계 인권운동의 상징이 된 아르헨티나의 오월의 광장 어머니회와 할머니회 임원들을 프랑스로 초청, 파리 시내에 이들의 활동을 기리는 공원을 조성하고 때마침 프랑스를 방문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츠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까지 동원하는 전국적인 인질 석방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 6일 프랑스 전역에 아르헨티나 오월의 광장 어머니회의 상징인 흰 스카프가 휘날리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있었다. 오월의 광장 어머니회 회원들이 머리에 쓴 흰 스카프는 공권력에 의해 납치된 무고한 시민들을 석방해야 한다는 평화적인 시위의 상징이다.

따라서 이날 프랑스 전역을 뒤덮은 흰색 스카프 시위는 베탕쿠르트 석방에 소극적인 콜롬비아 알바로 우리베 정부와 무장혁명군을 동시에 압박하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르코지 프랑스 정부는 베탕쿠르트 석방을 위해 콜롬비아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정부를 통해서 콜롬비아무장혁명군과의 협상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콜롬비아 정부가 FARC와의 협상분위기 조성보다는 강경 일변도의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인질석방에 대한 협상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 태도 급변, 미국의 입김?

콜롬비아의 알바로 우리베 정부는 최근 인질교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가 돌변해 테러리스트들과의 인질협상은 없다며 군사작전을 감행함으로써 FARC와의 협상통로를 막아버리기도 했다.이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주재 미 대사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말도 회자가 되고 있다. 미국은 어떤 경우에도 테러리스트들과 협상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 악화설이 나돈 베탕쿠르트의 석방문제가 국제사회의 핫이슈로 등장을 하자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수뇌부는 최근 이에 대한 공개적인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1일 콜롬비아 정부군의 기습으로 타계한 라울 레졔를 대신한 로드리고 그란다는 '라울 레졔, 죽음을 무릅쓴 투쟁의 일생'이라는 제하의 성명서에서 "콜롬비아 정부군의 일방적인 작전에 우리만 피해를 입을 수 없다"면서 "전 대통령후보인 잉그리드 베탕쿠르트의 석방을 희망한다면 우리베 정부는 먼저 우리 측 게릴라 멤버들을 석방하라"고 인질 교환의 조건을 제시했다.

콜롬비아 무장혁명군 사령관 헤수스 산트리치의 명의로 된 이 성명서는 "우리는 이미 콜롬비아 정부에 평화와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고 이를 실행했지만 우리베 정부는 거짓말과 악의적인 행동으로 우리를 압박하여 인질석방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콜롬비아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우리 대원들의 석방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단 한 명의 인질도 석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차베스, 콜롬비아 정부에 성의 촉구

이 같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의 성명서가 전해지자 남미의 인권단체들은 일제히 콜롬비아 우리베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의 눈치나 살피면서 정치적인 명분에 얽매여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간 귀중한 한 생명이 아마존 밀림 속에서 희생될 수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금년 초 6명의 인질석방을 주도했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도 프랑스 정부와 인질석방을 위해 최대한의 협조체제를 유지하겠지만, 현재로선 FARC 지휘부와 재협상을 시도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콜롬비아 정부가 나서서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결국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잉그리드 베탕쿠르트의 장래는 콜롬비아 정부와 미국의 결정 여하에 달려있는 모양새다. 따라서 우리베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를 남미 언론들과 인권단체들이 주목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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