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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티베트 사태'…중국 공안 또 발포, 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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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되는 '티베트 사태'…중국 공안 또 발포, 8명 사망

성화 봉송길은 '조화의 여정'에서 '투쟁의 길목'으로

8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며 중국 정부가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다. 또한 지난 1일부터 130일 간 5대륙 19개 국 23개 도시와 중국 내 113개 도시에 걸쳐 이뤄지는 '올림픽 성화' 봉송길은 '조화의 여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 강제 편입된 티베트와 기타 소수민족들은 올림픽을 '독립의 꿈'을 세계에 널리 알릴 절호의 기회로 삼고, 올림픽 사상 최장거리인 13만7000㎞의 성화 봉송길은 '투쟁의 길목'으로 삼고 있다.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로 유혈참사가 빚어진 지난달 14일 이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진압으로 소강상태에 들어갔던 티베트 사태는 성화 봉송이 시작되면서 다시 불붙고 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에 대한 발포 사실을 또다시 시인했다.
▲ 티베트 유혈사태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로이터=뉴시스

중국 공안, 발포 사실만 인정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4일 중국 공안 당국은 쓰촨성 티베트족 자치지역인 간쯔현에서 3일 폭동이 일어나 시위대에 발포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사망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6일 일본의 <지지통신>은 당시 진압 과정에서 최소한 8명이 죽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전날 진압경찰의 발포로 티베트인 사망자 8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간쯔현에서 시위가 벌어진 같은 날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위구르인 200여 명이 성화봉송 주자 바로 앞에서 "터키여, 형제들을 지켜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했다. 터키 경찰은 현장에서 위구르인 6명을 체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국 내 소수민족 중 분리독립 요구가 가장 치열한 신장 자지구 위구르인들은 터키인들처럼 대부분 무슬림으로 지난달 23일에도 신장 자치구 호탄 시에서 '독립 요구'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열린 성화 채화 행사장에는 '국경없는 기자회(RSF)' 회원 3명이 진입해 티베트 시위 무력진압을 항의했으며, 6일 후인 지난달 30일 아테네에서 중국으로 성화를 인계하는 행사 때에도, "티베트를 구출하라"는 시위가 발생했다.

성화 봉송 도시마다, 시위 우려로 전전긍긍

5일 밤 성화가 도착한 영국은 6일 성화 봉송 행사 때 시위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 시당국은 7일 성화 도착 때, 곳곳에 '인권 옹호' 플래카드를 붙이기로 했다. 인권단체들은 시내 전역이 시위장소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고 티베트인 8만5000명이 거주하는 인도에서는 수도 뉴델리에 성화가 도착하는 오는 17일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인도정부는 중국의 요구로 성화봉송 구간을 3분의 1로 축소했다. 9㎞에 달했던 뉴델리 성화봉송 구간을 3㎞로 확 줄인 것이다.

중국정부는 성화 봉송이 중국 내 도시로 이어지는 5월 4일 이후 티베트(5월 19~21일), 신장(6월 25~27일) 등에서 본격적인 시위가 벌어질 것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개막식 불참 대열도 갈수록 늘고 있다. 유럽 정상들의 개막식 불참 선언을 유도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갈수록 개막식 불참 가능성을 높이며 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3가지 조건 충족 안되면, 개막식 불참"

티베트 유혈사태를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중국 정부에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온 사르코지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또다시 "중국이 먼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대화를 시작하라. 그렇지 않으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 이외에도 현재 수감돼 있는 정치범 석방과 티베트에 대한 폭력행위 중지 등도 중국 정부측에 요구했다.

라마 야드 인권담당 국무장관이 이날 공개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런 요구는 티베트 사태와 관련해 지금까지 표출된 세계 정상들의 입장 가운데 가장 강경한 것이다. 야드 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다른 유럽국가 정상들과 협의한 뒤 개막식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와 함께 EU를 주도한 독일은 이미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개막식 불참을 선언했으며, 체코,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의 정상들도 동참의 뜻을 밝혔다.

"정치와 스포츠 행사는 별개"라며 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공언해온 조지 W.부시 대통령도 의회의 불참 촉구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일 미 하원의원 15명은 부시 대통령에게 개막식 참석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 성명이 나온 직후 타디어스 맥코터 공화당 의원은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공무원의 개막식 참가 금지를 규정한 '중국 공산당 올림픽 책임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미국의 맹방인 일본에서도 일왕 내외 등 왕족들이 개막식 불참 방식을 정한 것으로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밝혔다. 5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2012년 런던올림픽 개최국이라는 입장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분위기다. 티베트 망명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이후 티베트 유혈사태로 1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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