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나토 정상회의, '부시의 굴욕' 으로 점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나토 정상회의, '부시의 굴욕' 으로 점철

'푸틴 눈치' 본 유럽 회원국 반발로 '반쪽 성과'

"오는 5월 퇴임과 동시에 '실세 총리'로 권력을 유지할 예정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레임덕'에 시달리며 내년 1월 퇴임할 처지인 조지 W.부시 대통령을 이겼다."

2일(현지시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개막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였던 우크라이나, 그루지야의 나토 회원국 가입이 좌절되자 서방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이런 촌평이 떠돌았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부시 대통령이 퇴임 전 마지막으로 참석하는 '고별무대'라는 점에서 그가 어떤 성과를 거두며 마무리할지 주목받았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강력하게 밀어부쳤던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을 관철할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였다.
▲ 부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안보보좌관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를 나토 회원국으로 만드는 것은 러시아의 반발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들 국가들은 러시아의 남서쪽에 국경을 마주한 곳일 뿐 아니라 러시아에게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민감한 옛 소련 국가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그루지야 나토 회원국 가입은 좌절

결국 부시 대통령은 이들을 친러시아 국가에서 '친서방국가'로 정권교체를 이룬 이른바 '민주혁명'을 배후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임기 내에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시켜 완전히 서방권으로 포섭하려는 목표는 물건너 갔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추진한 '발칸 3국(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의 나토 가입은 절반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옛소련의 위성국이었던 알바니아와 크로아티아는 이번에 회원국 가입이 승인돼 나토 창설 60주년인 내년 정상회의에서 공식 서명과 함께 나토에 가입하게 됐다.

반면 그리스와 '국명 분쟁'을 겪어왔던 마케도니아는 그리스의 반대로 가입이 좌절됐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그리스 북부와 지명이 같다"며 "이름을 바꾸지 않는 한 그리스 북부에 대한 영유권 주장으로 받아들이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가 나토 가입을 못하게 된 것도 독일과 프랑스가 명백하게 반대하고 나섰을 뿐 아니라, 다른 유럽 회원국들도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부시와 푸틴, 동유럽 MD 기지 구축 계획에 교감했나

일각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기지 설치'에 어느 정도 교감을 갖는 대신,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건을 양보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는 "앞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폴란드와 체코에 우리를 겨냥하는 미사일 기지를 설치할 수 없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폴란드와 체코 등에 MD 기지를 구축하는 계획과 관련해 "나토 회원국들이 유럽을 위한 MD 체제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에서 동유럽에 MD 체제를 구축하는 문제에 관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주목된다.

<AP>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폴란드에 미사일 10기를 배치하고 체코에 추적 레이더를 설치하되, 이란이 유럽과 미국에 도달 할 수 있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실험 발사했을 경우에만 동유럽 배치 MD를 실제 가동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양측의 논의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즉 미국은 동유럽 MD 체제 구축은 이란이 아니라 러시아를 겨냥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이란으로부터 '확실한 위협'이 발생할 때만 MD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또한 미국은 이같은 약속이 지켜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러시아가 당사국의 양해를 얻는 전제로 폴란드와 체코 기지에 감시단을 파견하는 것을 허용하는 양보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고위 관료들은 이러한 제안에도 불구하고 양측의 견해 차이는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는 동유럽 MD체제에 관한 구체적 합의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양국의 차기 정부에서 이 문제를 계속 다룬다는 포괄적 합의만 이뤄져도 성공적이라며 기대 수준을 낮추는 모습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