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숭례문 복원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일반인이 볼 수 있게 해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숭례문 복원과정, 처음부터 끝까지 일반인이 볼 수 있게 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4/01] 중요무형문화재 신응수 대목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3월 23일, 강원도 홍천에서는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소나무를 사랑하는 문화예술인들과 경복궁 복원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목 50여 명이 국내 목조건물의 목재로 쓰일 소나무 심기 행사를 벌였는데요 특히 젊은 시절 숭례문 중수공사에 직접 참여했던 신응수 대목장은 지난 2월 숭례문 소실에 대한 참회의 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74호인 신응수 대목장을 초대해 참회의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한 배경과 숭례문 소실 50여일이 지난 지금 복원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중요무형문화재 신응수 대목장입니다. 신응수 대목장은 1942년 충북 청원 출생으로 60년 우리나라 대목장의 계보를 잇는 이광규 선생의 문하생이 돼 봉원사 요사와 종각 공사를 하며 본격적으로 전통건축일을 배웠습니다. 1962년 숭례문 중수 공사 때는 도편수 조원재 선생을 만나 숭례문 중건에 참여했고,두 스승의 가르침 아래.. 1970년 불국사 복원공사에서 부편수를 맡았습니다. 1975년 수원성곽 장안문과 창용문 복원공사를 진두지휘하는 도편수가 됐고 경주 안압지와 청와대 상춘재, 창덕궁과 쌍계사 대웅전 등의 보수 공사를 도맡아 했습니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경복궁 복원 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같은 해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으로 지정됐고 만해예술상과 옥관문화훈장 등을 받았습니다.

박인규 : 3월 23일에 강원도 홍천에서 참회의 나무심기 행사라고, 열렸어요. 어떻게 이런 행사를 하게 되셨나요?

신응수 : 그때 참 비도 많이 왔어요. 그런데 솔바람모임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인데, 그때 저희가 50여 년 동안 목수 일을 하면서 많은 소나무를 썼죠. 그래서 항상 나무를 벨 때마다 참 죄 짓고 사는 것 같았는데, 그래도 한 편으로는 그런 나무를 가지고 다시 천 년의 혼을 넣어서 건물을 탄생시킨다는 그런 위로를 갖고 살았어요. 그런데 숭례문이 불타서 쓰러지는 참혹한 광경을 보면서 참 그 숭례문의 기둥이라면 300년 이상씩 산에서 자란 나무가 다시 와서 서있어서 600여 년을 버텼으면 그건 천 년이 되는 목재들이잖아요. 이게 눈앞에서 아무 손을 쓸 수 없이 타는 광경을 볼 적에, 정말로 큰 죄를 짓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그런 참회하는 마음에서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했어요.

박인규 : 나무를 베어서 쓰기만 했고, 게다가 숭례문 같은 경우는 타는 것도 막지 못했고. 차제에 나무를 심자. 솔바람모임이라는 데는 어떤 뎁니까?

신응수 : 각 분야의 저명한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국민대 전영우 교수님이 회장으로 계시면서 아주 좋은 일을 많이 해요. 나무에 대한 사랑, 소나무에 대한 사랑... 해마다 많은 강의도 하고 현지답사도 다니고 그래서 아주 좋은 뜻이 있는 단체라고 봐요.

박인규 : 작년엔 솔바람모임에서 단독으로 했고 올해에는 신응수 대목장을 비롯한 경복궁 공사에 참여하고 계신 목수들이 함께 나무를 좀 심자. 홍천을 택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 ⓒ프레시안

신응수 :
작년에도 홍천에서 했대요. 가보니까, 북부지방산림청이죠 홍천이. 홍천 관리소에서 아주 큰 협조를 많이 해주셨어요. 그 날도 비가 오는데 전부 나오셔서 그런 묘목이라든지 전부 대주고, 공구 같은 걸 다 준비해 줘서, 그 많은 사람들 한 120여 명 이상이 모였는데, 여기서 간 사람들만도. 그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 참 그 날 심고 나서 추운 데서 술이라든지 이런 것도 하면서 참 큰 협조를 해줘서 아마 잘했다고 봐요. 내년에는 어떻게 동부산림청에도 협조를 한 번 구해볼까... 올해는 한 4천 주 심었는데 전영우 교수님께 해서 일찍부터 시작해서 좀 많은 나무를 심어볼까 해요

박인규 : 지금 심은 나무가 우리 전통건축의 기둥이나 서까래로 쓰려면 한참 기다려야 되겠죠?

신응수 : 그래도 한 50년은 돼야 기둥이 돼요. 작은 집도. 그런 궁궐 같은 데 큰 기둥으로 쓰려면 한 100년 이상, 한 150 년은 길러야 될 거예요

박인규 : 지금부터 계속 심어도 한 3대쯤은 지나야 쓸 수 있는 거군요. 이번에 숭례문이 소실되고 나서 복원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금강송이 좋다, 춘양목이 좋다, 이런 걸 심어야 된다, 국내에 잘 없는 것 같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우리 전통건축에 쓰는 가장 좋은 게 금강송입니까?

신응수 : 요 근래, 저도 한 50년 목수일을 했지만 요 근래 금강송이란 얘기를 좀 듣는데, 금강송 하면 겉이 붉고 우선 곧게 크고 재질이 좋다는 게 장점인데, 저희가 한창 목수일을 할 적엔 춘양목이라고 했죠. 아주 색깔도 노랗고 나이테도 좁고 그런 아주 질 좋은 소나무인데

박인규 : 그럼 금강송이나 춘양목이나 거의 같은 나무네요.

신응수 : 다 좋은 나무겠죠. 춘양목이라는 건 그 지역으로 모든 나무가 모여들어서, 춘양 쪽에서 생산된 건 아니라도 그쪽으로 모여들었으니까 그 지명 이름이고. 저희는 적송, 적송 했는데 한때는 적송이 제일 좋다는 얘기.

박인규 : 붉은 소나무

신응수 : 속이 노라면서 햇볕을 받으면 약간 불그스름한 천연의 아주 좋은 색깔이 나요. 나이테가 아주 좁고. 그래서 보통 이런 소나무가 100년 정도 크면 그 정도 적송 같은 건 한 200에서 250년. 같은 크기도... 오래 자랐고 아주 좋죠 잘라보면. 금강송도 역시 마찬가지 그런 재질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죠.

박인규 : 적송이나 금강송이나 춘양목이나 거의 같은. 곧고 오래된 단단한 나무.
국내 전통건축에 소나무가 주로 쓰이는 이유는 소나무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떤 게 장점입니까?

신응수 : 우리 국민들이 옛날부터 소나무를 숭배하고 또 제일 가까이 할 수 있는 나무였지만 지금 그 소나무에 대해서, 나무에 대해서 국민들한테 조사를 해보면 그래도 소나무가 국민들 마음 속에,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로 나라의 나무로 지정하려고 노력들을 하는 것 같은데. 건축에서 많은 나무를 써봤죠 지금까지. 수입송도 써보고 국내산도 다른 나무도 전나무도 있고 잣나무도 있지만 소나무를 따라갈 나무가 없어요. 그것이 지금 우리가 그렇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옛날 선대 장인들로부터 선택받은 나무죠 소나무가. 궁궐건축에는 특히 우리 것으로 우리 좋은 소나무로 다 건축돼 있고

박인규 : 목조건축재료로 쓰일 때 소나무가 좋은 점은 어떤 점이

신응수 : 너무 강해도 물러도 안 되거든요. 소나무 같은 걸로 집을 지어보면 송진이 골고루 돼 있어서 잘 부패되지도 않고, 또 터지는 것도, 나무가 터질 수는 있어요. 강하기 때문에 갈라질 수 있는데 그렇게 많이 터지지 않고. 또 직결로 터지지를 않아요 소나무는. 터지다가 중간에 멈추고 이렇게 올라갔는데 그런 짜임새가 있어서 아무리 나무를 가지고 세게 조립을 하기 때문에 맞추면서, 때려박아야 되는데 이것이 갈라지거나 쪼개지지 않아요.

박인규 : 질기군요.
언론보도를 보니까 숭례문 복원에 쓰이는 게 금강송 또는 적송이 좋다, 그런데 국내에 그렇게 큰 나무가 많지는 않은데 삼척에 준경묘라고 조선 태조대왕 선조 되시는 분의 묘역에 굉장히 많은 금강송이 있다. 그걸 쓰면 되는데 현지 주민들의 반대가 또 심하다, 경관을 해친다. 그래서 좀 애로가 있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신응수 : 요 전 광화문 목재... 지금 광화문이 한참 복원되고 있죠. 광화문 목재를 할 때 산림청과 문화재청에서 협조를 해서 큰 나무를 한 26번은 잘라냈어요. 준경묘 쪽에도 한 20번 정도를 자르려고 계획했는데 반대에 부딪혀서 못했죠. 그런데 상당히 많은 나무가 있어요. 밑에는 솎아줘야 되고 상부에 가면 수명이 다 된 나무들이 있어요. 그런 나무는 이런 기회에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을 거예요. 벌채되는 게 아니고

박인규 : 마구잡이가 아니라

신응수 : 그렇죠. 그 많은 데서 솎아내는 거니까, 수명이 다한 것은. 소나무가 천 년 사는 게 아니고 한 300년 이상 되면 고사가 돼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그런 나무는 잘라서 이런 좋은 데 보내면 상당히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61년도부터 63년까지 숭례문 중수공사를 했는데 그때 완전 해체를 했어요. 그때 나무가 거기서 들어왔어요. 중경묘 쪽에서. 지금 중경묘 쪽에 나무조사를 나갔다가 주민 연세 많은 분을 나갔는데, 얘기를 하더라고. 저쪽에서 기둥이... 잘라져 있고

박인규 : 지금이라도 준경묘의 나무가 온다면 복원의 의미가 살 수 있겠네요

신응수 : 그렇죠. 다는 못하더라도 뜻있게 하면 상당히 좋을 것 같아요

박인규 : 물론 마구잡이 벌채는 안 되겠지만 수명이 다 된 것들은 골라서 베는 것도 괜찮을 것 같군요.

신응수 : 네. 그것이 놔두면 고사되니까.

박인규 : 주민들과 얘기가 잘 돼서 필요한 부분만 베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숭례문 소실. 저도 구정연휴 전날 TV를 보면서 참 갑갑했는데 불이 꺼진 줄 알았더니 다 타버렸어요. 언론보도를 보니까 신응수 대목장께서는 그 부근에 가셔서 서까래와 기둥 사이에 적심이라고 합니까, 거기 불이 남아있으니까 꺼야 된다고 주장하셨는데 잘 안 들어졌다고 해요. 그 당시 상황을 좀 말씀해 주시죠.

신응수 : 그때 9시 반인가 이때 달려나갔는데, 마침 그 경복궁 관리소장으로 계신 최병선 서기관이 현장에서 찾는 문자가 들어왔더라구요. 그래서 거기서 서로 전화해서 손을 들고 해서 만났는데, 최소장께서 저를 데리고 상황실로 갔어요. 저희는 뭐 경찰이 둘러싸고 있어서 일체 뚫고 들어갈 수가 없는데 거기서 제지가 돼서 들어가지를 못하고, 가서 안에서 얘기를 하고 나를 데리고 들어가려고 했던 모양인데 그 안에서 다른 문화재청 관계자가 같이 회의를 토론을 하면서 상황을 지시했던 모양이에요. 그 불 난 상황을. 상당히 오래 기다려도 들어가질 못하고서는

박인규 : 남대문 중수공사에 직접 참여했던 사람이라고 그랬는데도 못 들어가게 했습니까?

신응수 : 그 얘기는 안 해도 최병선 소장이 아니까, 장인으로서 구조를 아니까. 남대문의 구조... 불만 계속 적심 속에서 타고 있으니 답답하죠. 물은 기왓장 위에다만 뿌려지고 있지, 이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내가 소릴 지르고 해야 그 사람들은 통하지도 않고 상황실에 갔는데, 안 들어가고 거기서 관계자가 나오면서 그 사람들이 판단하는 것이 오판을 하는 거죠. 내부에서 서까래에다만 물을 풍기고 있어도 적심만 타고 집은 무너지지 않아요. 서까래만 계속 하면 위에 적심 타고 개판에 불 붙었다 꺼질 수 있죠. 그런데 그게 전부 오판된 거죠, 그때 제가 문앞에서 들은 얘기가 관계자들 회의하고 나오는 것이, 계속 물을 뿌려대니까 산소가 발생해서 더 불이 커지니까 물을 중단해야 불이 꺼진다는 이런 아주 상상도 못할 오판을 하고. 이건 아닌데 했는데, 그때 이미 그 물이 덜 뿌린 거예요. 호스를 중단해서. 그러니까 모든 국민들이 볼 때는 아, 불이 이제 꺼지는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불이 꺼진 게 아니었죠

박인규 : 저는 참 갑갑한 게 말이죠. 그렇게 중요한 문화재인데 화재가 났을 경우 어떻게 대비한다 하는 기본적인 요령도 없고.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신응수 대목장 정도면 우리나라 전통건축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인데 그런 분이 가서 말씀을 하시는데도 전혀 듣지 않았다. 좀 이해가 안 가요.

신응수 : 안 가는 부분이 많죠 뭐. 그것이 현 시대의 관리체계가 그렇게 돼 있어요. 지금 현재 문화재청에도 이건모 문화재청장이 새로 오셨다고요. 아마 잘 될 거예요 앞으로는. 실질적으로는 수습단계에서, 제가 가까우니까 서울시에서 찾아서 제가 대목들을 데리고 가서 수습을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전문가들을 다 배제시키고서는 다른 사람들을 투입시켰어요. 보수기동반을 투입시켰는데 이건 엄청난...

박인규 : 그래서 부재들이 막 ...

▲ ⓒ프레시안

신응수 :
그렇게 하기 때문에 그런 오판이 나와서 집을 무너뜨렸다고 봐요. 그래서 앞으로 복구할 때는 절대적으로 그런 모든 조직을 짤 때 정말 잘 짜야 복원이 제대로 될 거예요.

박인규 : 언론보도에서 신응수 대목장 말씀하신 거 보니까 우리나라 주요한 문화재들이거의 다가 목조건물 아닙니까. 주요한 게 150채 되고 사찰까지 하면 천 개가 된다는데 앞으로도 이런 화재가 벌어지지 말란 법이 없지 않습니까. 우선 그런 데 대한 기본적인 대응요령이랄지 예방조치랄지, 그런 게 차제에 마련돼야 되는 거 아닌가요?

신응수 : 지금 방제시스템을 많이 연구해서 설치하려고 하는데 사실 방제시스템만 가지고도 안 돼요. 우선 인력이 지키는 것도 필요하고 상주해서 관리해야 되고. 그리고 만약에 또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는 그렇게 상식이 없는 사람들끼리 할 게 아니라 전문 장인들이 그 지역에 다 있잖아요. 필요하면 호출이라도 해서 해야 되고. 또 이 기회에 참 소방서라든지 각 공무원들, 지방에 문화재를 갖고 있는 공무원들도 차제에 구조에 대해서, 한국 건축에 대한 구조에 대해서 좀 많이, 서로 알고 주고받고 문화재청하고. 그래서 그런 지식이 좀 들어있어야 빨리 판단을 하고

박인규 : 한 번 실수는 용납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똑같은 일이 벌어지면 안 되는데 참 걱정됩니다. 어쨌든 이번 화재로 사실 600년이 넘은 숭례문은 사라진 거나 다름없고, 물론 복원이 중요하겠죠. 문화재청에서는 실측도면도 있고 숭례문 복원시의 수리보고서도 있기 때문에 3년 안이면 복원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대목장 입장에서 숭례문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어떻게 해야 가장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보십니까?

신응수 : 글쎄 그렇게 3년 만에 한다는 그것도 크게 잘못된 거죠. 이런 큰 문화재가 소실됐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디서 만들어다가 3년 만에 만들어 놓는다면 그거 참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잘못된 거고. 기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성을 들여서 어떻게 하면 옛날 모습 그대로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연구를 해야지요. 그러려면 지금부터라도 빨리 아까 말씀하신 금강소나무 같은 좋은 나무를 산림청과 협조해서 나무도 확보해서 충분히 건조시키고 여유있게 나무도 확보하고. 또 철저히 그 하층도 물을 많이 뿌렸기 때문에, 또 상층이 무너지면서 하층을 건드렸기 때문에 움직여져 있어요. 이런 것도 물기가 다 가신 다음에 연구하고 조사해서 다 다시 해체해서 아주 철저하게, 기왕 이번 기회에, 또 육축도 물이 많이 들어갔으니까 돌에, 그것도 검진을 잘 해서 아주 시간에 상관하지 말고 정말 정성을 들여서 옛날보다 나은 문화재를 만들어 놔야, 그 숭례문을 허물어서 거기서부터 정말 공부를 해서 큰 선생님들 두 분을 모시고 했기 때문에 지금 오늘 제가 이 자리까지 왔기 때문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만약 기회가 된다면 봉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한 번 해볼까 해요

박인규 : 일각에서는 숭례문 복원작업에서 그 당시 쓰였던 도끼라든가 톱이라든가, 연장도 옛날 것을 쓰는 게 맞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신응수 : 저는 그런 제안을 했어요. 국회에 가서도 특위에서, 이것은 절대 어느 건설회사나 이런 데 하도급을 주지 말고 그 당시 62년도에도 실제적으로 서울시에서 직영으로 일을 시켰어요 전부. 한 사람 한 사람 품값을 직접 지불하면서. 그 도급을 주지 말아야 되고 이것은 문화재청에서 주관해서 정말로 옛날 연장을 그대로 그 당시에 다 만들어서, 그때 대장간도 들어와서 실제 못을 거기서 다 만든 거거든요. 이번에 불에 탔지만 쇠는 불에 타는 건 아니잖아요. 휘고 그러지만. 대장간도 그 안에 설치해서 못도 다 다시 불에 녹여서 펴서, 또 모자라는 건 만들고. 실제 모든 것은 옛날 연장도 중요하고 옛날 수법대로 그대로 재현해서 국민들이 실제 보는 데서, 국민들이 그 앞에서 관람할 수 있게, 보게끔. 무슨 일하는 데 구경하는 것보다도 이런 국민들 앞에서 속죄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서 정부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 떨어져서 관람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줘서 모든 공정을 다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참 국민들의 응어리지고 한이 쌓인 걸 풀어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박인규 :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이신 것 같은데요 숭례문 복원이 무슨 이권이 걸린 토목공사가 아니고

신응수 : 누구도, 참 보유자들이라면 한때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는데, 명예를 얻으려거나 돈을 벌려거나 해선 절대 안 된다.

박인규 : 오히려 국민들이 선조들의 지혜나 그런 걸 배워보는 기회가 되는. 문화재청이나 서울시에서 이런 얘기들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작년에 신응수 대목장 모실 때는 한옥박물관인가요? 그거 건립하신다고 해서 모셨는데요. 부천에 아마 추진하고 계신데 그 당시에도 부지 문제가 잘 안 풀려서 진척이 안 된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1년 가까이 지났는데 잘 되고 있습니까?

신응수 : 그 부지가 강릉에서... 모든 소나무가 영동지역에서 오잖아요. 경복궁에. 그래서 경복궁 복원하는 것만 해도 한 18년을 영동에서 소나무가 왔어요. 소나무하고 참 뗄 수 없는 인연으로 해서 거기 공장도 갖고 있으니까 그쪽에 건축박물관을 제가 하려고 한 10년을 별렀어요. 그렇게 터 마련이 안 돼요. 큰 터를 무슨 좋은 비싼 땅도 아니고, 이게 시와 협조해야 되는데 그렇게 안 돼서 강릉을 떠났어요. 그래서 고향인 청주 쪽에 하려고 하다가 얘기가 나와서 하려고 하는데 부천에서 싸게 땅을 마련해 주겠다. 이렇게 해서 작년에 협약서를 서로 작성하고, 벌써 근 1년 반이 돼 가는데 지금도 아직 그 터가 결정이 안 됐어요. 지금도 얘기는 어제 언뜻 들었는데 건설부까지 갔다가 반려가 됐다는 둥

박인규 : 결정이 안 됐다는 말씀은 장소는 결정됐는데 매매 이런 것이

신응수 : 그렇죠. 지금 와서는 어제 들리는 소리가, 자기네가 터에 집을 지어 놓을 테니 거기다 모든 자료를 전시만 하면 되지 않느냐

박인규 : 부지소유권은 부천시가 갖고

신응수 : 네. 건물이고 뭐고 다 하고 이름만 신응수 박물관, 이렇게 붙이고 그러면 되지 않느냐. 그건 예의가 아니지. 남의 집에다가 어떨게 맘대로 그나들고. 나의 생전에, 나는 참 지금까지 이런 일을 하면서 큰 돈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그나마 있는 거라도 장인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서 그걸 마련하려고 하는데 참 안타깝고 답답한 얘기에요.

박인규 : 필요한 부지 규모가 대략 어느 정돕니까?

신응수 : 한 만여 평을 얘기했는데, 어제도 설계사무소와 제가 통화를 하면서 급해서 안 되겠다. 해를 그냥 보낼 수 없으니까, 지금 와서는 솔바람모임에도 얘기했고 3천여 평이라도 어디 있으면 바로 시작을 해야겠다, 부천만 믿고 있으면 안 되겠다, 이런 상황까지 갔죠.

박인규 : 한옥박물관이라는 것이 전통건축의 멋과 아름다움을 일반에 알려주는 것인데 그런 것들이, 우리가 문화재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잘 안 되는 모양이죠?

신응수 : 그렇죠. 이게 정부에서 진작 이런 걸 했어야 되는데 정부에선 하지도 않는 걸 우리 같은 장인들이 하는데 이게 뒷바라지가 안 되는 거죠.

박인규 : 실제로 우리나라 전통건축을 도맡아서 건축하신 입장이신데요.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셨고, 언론이나 이런 데서 많은 분들이 문화재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실제로 그런 문화재를 보수하거나 복원하시는 분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 보시면 어떻습니까?

▲ ⓒ프레시안

신응수 :
대우야 다 열악하죠. 지금 장인들이 실질적으로, 나부터도 무형문화재다, 보유자다 그러지만 이것이 하나의 기술자로 인정되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하나 해도, 예를 들어서 단종면허도 하나 없이 말이죠. 어디 정부 일은 건설회사를 몇 달씩 통해서 해야 되고, 하청을 해서 하니까 일이 제대로 안 되는 거예요. 무슨 대우를 받는 것보다 그런 것부터 개선돼야 돼요. 또 문화재가 아닌 다른 일을 받으려고 해도 면허가 없으니까 단종면허를 어디 빌려가지고 와라. 단종면허를 다른 데서 빌려서 들어가면 거기서 벌써 세금 5%가 또 달아나요. 그럼 공사에 투입될 돈이 자꾸 엉뚱한 데로 나가는 거죠.

박인규 : 전통적인 문화재가 아닌 다른 일을 하실 수가 없게 되는 거군요.

신응수 : 그러니까 장인들한테 노임이 한 푼 더 갈 것이 다 다른 데로 가는 거죠. 이거 빨리 개선돼야 돼요.

박인규 : 숭례문 화재 때도 말씀 들어보면 저희들이 말로는 문화재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 그 문화재를 복원하거나 보살피는 분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굉장히 낮은 것 같은데요. 숭례문 소실을 계기로 해서 문화재 보존이나 복원에 사회가 관심을 갖자는 분위기는 분명히 많이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차제에 정부나 사회에 대해서, 문화재 일을 하시는 분들에 대한 대우랄까 문화재 복원과 관련해서 정부에서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당부의 말씀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신응수 : 열의가 대단했죠. 숭례문을 계기로 한편에서는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국민들이... 그래서 그 열의가 좀 오래갔으면 좋겠고. 어쨌든 원로 장인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돼요. 귀담아 듣고 활용을 해야 되는데 이게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공무원 신분증이라도 보면 사무실에 들어갈 수 있지만 아무 것도 없으니까, 그게 화재 났을 때도 그렇지만 화재가 난 후에도 마찬가지에요. 그 지역 지역에 장인들이 다 있거든요. 대목이면 대목, 와공이면 와공, 이런 사람들과 서로가 같이 조직표가 짜여져서 비상시엔 서로 연락하고 또 교육 같은 때도 이런 사람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게 좋을 텐데 잘 안 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워요.

박인규 :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는데, 그렇다면 그런 일을 직접 담당하시는 분들을 어떻게 우리 대접해야 될지 한 번 생각해봐야 될 것 같고요. 지금 하시고 계시는 경복궁 복원공사, 또 앞으로 숭례문 복원공사, 이런 것들이 잘 되고 한옥박물관도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신응수 : 감사합니다.

박인규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숭례문 복원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신흥수 대목장을 초대해 이번에 있었던 참회의 나무 심기 행사와 숭례문 소실 50여일이 지난 지금 복원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