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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기자 vs 언론사주..."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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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기자 vs 언론사주..."누구를 위한 언론인가"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307> 중남미 언론전쟁

미주대륙 언론사 사주들과 편집장들의 모임인 인터-아메리칸언론인협회(IAPA)와 라틴아메리카 각국 기자협회 및 언론노조 등이 주축이 된 라틴아메리카기자협회연합회 (FELAP)가 최근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 따로 모여 서로 대립의 각을 날카롭게 세웠다.

이들의 대립은 노사간의 통상적인 대립이 아니라 미주대륙 언론매체들에 대한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아메리칸언론인협회는 미주대륙 전체의 일간지와 주간지 등 언론사 대표들이 총망라된 1300여 언론매체를 회원으로 거느린 단체다. 이들은 언론자유와 책임, 존엄성과 권리, 책임을 수호한다는 것을 모토로 1942년 창립되어 미국 마이애미에 본부를 두고 있다.
기자들과 언론노조를 대표하는 라틴아메리카기자협회연합회아베앤에 통신

"중남미 주류언론은 미디어 테러리즘"

이 단체에 각을 세운 라틴아메리카기자협회연합회는 군사정권이 중남미를 휩쓸던 때인 1976년 멕시코에서 태동했다. 군사정권에 반기를 든 언론인들과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FELAP은 당시 중남미 전역에서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던 700여 명의 현장 취재기자들이 공권력에 의해 납치되거나 범죄집단들의 테러로 사망하자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설립된 단체이다. FELAP은 중남미 각국 50여 개의 기자협회와 언론노조 등을 중심으로 8만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최근 카라카스에 모인 IAPA 회원들은 매년 들고나오는 단골메뉴인 언론자유를 외치면서 베네수엘라에서 언론자유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공중파 사용이 취소된 RCTV문제를 비롯해 베네수엘라내의 반차베스계 언론들이 탄압을 받고 있다면서 차베스 정권에 대한 비난의 톤을 한껏 높였다.

그런데 같은 기간 동안 카라카스에 모인 FELAP 회원들은 '라틴아메리카 연합 vs 미디어 테러리즘'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중남미 언론사 사주들은 언론자유를 내세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면서 개인적인 부 축적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고발했다. 만일 베네수엘라에 언론의 자유가 없다면 이들이 카라카스에 와서 자기들 마음대로 차베스를 깔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FELAP 회원들은 또 이들 언론사 사주들은 이와 같은 특권을 조상 대대로 유지하기 위해 친미적이고 친다국적기업적인 보도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미디어 테러리즘'이라고 맹공을 퍼붓기도 했다.

"재벌언론사, 정보가 아니라 광고 판매"

최근 카라카스에 논의된 FELAP의 '라틴아메리카 연합 vs 미디어 테러리즘'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과 선언문을 요약한다.
언론사 사주들의 모임인 인터-아메리칸언론인협회아베앤에 통신

"작금에 와서 전세계 유수 재벌언론사들은 유익한 정보를 독자들이나 시청자들 에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광고물을 판매하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언론매체들은 정보의 진실이나 다양성을 무시하고 고정관념을 요새화하고 현실을 왜곡해 광고주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대륙의 주류언론들은 지난 20세기후반부터 시작된 군사정권 시대 때부터 언론의 기본사명인 진실보도를 포기했다. 권력과 다국적기업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이들의 홍보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중남미 전역을 휩쓴 군인들의 무력통치는 근대 세계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참혹한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암흑의 시대였다. 그런데도 이 지역 주류언론들은 무고한 민간인들이 인간사냥을 당해 짐승처럼 도륙을 당했는데도 군부의 무자비한 압제에 동조하면서 진실을 보도하려는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언론매체들이 저지른 테러가 아닌가.
라틴아메리카 연합 vs 미디어 테러리즘 세미나 광경아베앤에 통신

냉전시절 침묵한 중남미 주류언론

몇 가지의 실례를 들어보자. 1947년부터 시작된 냉전시절 미국은 중남미지역이 구 소련의 영향으로 공산화되는 것은 막고 이 지역의 정치안정과 민주화를 이룬다는 명목으로 군사개입을 시작했다. 그 후 미국정부는 친미파 장교들을 부추겨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에 저항하는 세력들을 공산주의자들로 몰아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과테말라에서만 20만 명 이상이 희생됐고 남미에서는 약 50만 여명의 군정 피해자가 생겨났다. 그런데도 이 지역 주류언론들은 이 같은 만행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군부와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했다.

반공을 내세우며 1950년 과테말라로부터 시작된 미국의 군사개입은 쿠바-온두라스 – 코스타리카-니카라과-도미니카공화국-파나마까지 이르렀고 아르헨티나-칠레-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볼리비아는 미국정부 입장을 지지하는 군 장성들로 하여금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도록 적극 지원했다.

라틴아메리카 언론사 사주들의 보도행태는 21세기인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변화된 게 전혀 없다. 이들 주류언론사들이 남미공동시장(MERCOSUR)이나 남미은행 등 중남미 통합노력에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IAPA는 美 패권정책 일부"

따라서 우리는 언론사 사주들이 주축이 된 IAPA라는 기관이 미국정부의 라틴 아메리카 헤게모니정책에 한 부분임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또한 미 제국주의 파워가 중심이 되고 언론사 사주들이 일선에서 지휘하는 미디어 테러리즘에 대항해 중단 없는 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선언한다."


언론사 사주들의 일방적인 편집과 보도행태에 반기를 든 현장기자들의 목소리는 뜨거웠지만 이에 대한 반응은 차가웠다.

지난주 베네수엘라를 뜨겁게 달군 미주 대륙을 대표하는 언론사 사주들과 기자들의 논쟁에 대한 보도내용을 살펴보면 사주들의 모임인 IAPA의 주장은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중남미 각국의 언론사들이 앞을 다투어 보도했지만 FELAP 회원들의 주장은 베네수엘라 일부 언론과 쿠바, 멕시코 등 소수의 언론들 외에는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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