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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안에 일자리 창출ㆍ7% 성장 이루겠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2/22]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형오 부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오는 25일 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두 달 동안 예비정부 역할을 해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식적인 활동을 마쳤습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인수위의 활동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향후 5년 국정운영 스타일과 방향 등을 미리 짐작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형오 부위원장을 초대해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인수위의 활동과 정책들을 점검해보고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과제를 짚어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형오 부위원장입니다. 김형오 부위원장은 1947년 경남 고성 출생으로 71년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고 98년 경남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국무총리 정무비서관과 대통령 정무비서관 등을 역임했고, 제1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4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일류국가비전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이명박 후보의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박인규 : 이제 사흘 뒤 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게 되는데요, 인수위 활동도 모두 마무리됐고 해단식도 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지난 두 달 동안의 인수위 활동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프레시안

김형오 :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지난 두 달이 일 년 정도의 시간이 간 것 같이 복잡하고 바빴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밤 늦게 들어가면서 집은 그저 옷 갈아입는 곳으로 하고, 어쨌든 마치게 됐습니다.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기회를 빌어서 인수위원회에 함께했던 여러 분들의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인규 : 두 달이 일 년 같았다고 하셨는데요, 대선 치를 때보다 어려우셨습니까?

김형오 : 대선 때는 제가 일류국가비전위원회라는 곳이 대선공약을 만드는 곳입니다. 공약 만드느라 선거현장에는 보름도 불과 못 있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다녔는데 움직이면 운동도 되니까 마음이 좀 편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데 책상머리에 앉아서 보내다 보니 다들 힘들었을 겁니다.

박인규 : 인수위원장을 맡으신 이경숙 총장께서는 어떻게 보면 당외 인사셨고 김형오 의원께서는 터줏대감으로 함께 이끌어오셨는데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 주실 수 있습니까?

김형오 : 사실 인수위에 대해서 국민들의 기대가 엄청났죠. 인수위 그 좁은 사무실에 보도진만 해도 400명이 넘었으니까요. 그렇게 엄청났고 그래서 국민의 기대가 컸던 만큼 부담도 컸습니다. 사소하다고 결코 할 수 없는 잡음이나 물의도 야기됐고. 그렇지만 역대 인수위 중에서는 가장 열심히 일했고 효율적으로 일하려고 했고 성과 있는 활동이 있었다고 자체적으로는 평가하고 싶은데 결국 점수는 국민이 매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국민들한테 겸허히 맡기겠습니다.

박인규 : 인수위원회가 해단이 됐기 때문에 다들 돌아가실 텐데, 김형오 부위원장도

김형오 : 이제 곧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에 저도 지역구를 열심히 누빌 생각입니다.

박인규 : 역대 어떤 인수위원회보다 부지런하게 일했다. NO 홀리데이 해서 월화수목금금금,...열심히 일한 것과는 다르게, 이전 인수위원회와 좀 다르게 활동하신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게 있었을까요?

김형오 : 지난번 인수위, 5년 전 인수위는 어떻게 했는가를 살펴봤습니다. 서류가 기록을 보니까, 그랬더니 그 인수위 활동에서 교훈을 많이 받았어요. 5년 전에는 정치 중심의 활동이었습니다. 지역 순회를 많이 했는데 우리는 단 한 차례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지도 않고, 정치 중심이 아니고 정책이나 교육, 경제, 이런 쪽을 중심으로 했고요. 또 정부부처 보고받는 것도 지난번에는 한 부처 당 하루 종일 하면서 14,15일 걸렸는데 우리는 6일 만에, 그것도 부처 당 두 시간 이내로 맞춤형 보고랄까요. 그런 식으로 끝내버렸고요. 그 다음 인수위의 기본적인 잣대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수위 잣대를 정했습니다. 국민들이 볼 때 어떤 정책을 말할 것인가, 어떤 평가를 할 것인가. 섬기는 인수위 이런 역할을 하느라고 나름대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박인규 : 정치보다는 정책에 치중했다. 말하자면 실용정부의 기조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는데, 이명박 당선인의 경우 사실 해방 이후 처음으로 기업 사장 출신으로 국가지도자가 됐어요. CEO형 리더십에 대한 관심도 많은데 실제로 당선인으로 활동하시는 걸 보면서 리더십의 새로운 스타일이랄까,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형오 : 제가 7월 중하순부터 당선인과 함께 하면서 옆에서 볼 기회가 많았죠. 공약도 만들고 인수위 활동도 하면서. 굉장히 현장 중심, 현장에 무게와 가치를 두는 창조적 실용주의자랄까요? 그러나 정책을 결정하기까지는 대단히 신중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그러나 일단 정책이 결정되면 그 다음부턴 아주 신속하게 거침없이 추진한달까요? 돌파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볼 때도 연고주의라든지 지연, 학연과는 아무 관계 없이 능력 중심으로 인물을 발탁하는 게 있고요. 또 제가 느끼면서 지도자로서의 참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것은, 남의 얘기를 상당히 경청하는 스타일이에요. 경청하면서도 대화 도중에 항상 대화에 참여해요. 그리고 정곡과 핵심을 찌르는 질문들을 하기 때문에 웬만한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도 준비된 상태 아니면 오히려 당선인한테 허를 찔리는 이런 게 됩니다. 그래서 아주 어떤 문제에 대해서 아주 집요한 문제의식을 갖고 끝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이해랄까요. 나름대로의 확신을 가졌을 때 집행하고 추진하는 특이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계획은 신중하게 하되 실천은 과감하게 한다. 인수위 활동에 대한 점수를 제가 여쭤본 데 대해서 국민들이 평가를 내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인수위원회 활동 기간에 지지율이 많이 내려가셨어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어떻게들 평가하고 계십니까?

김형오 : 인수위원회 활동에 대해서 반성할 점을 국민들이 깨우쳐 주신 거라고 봅니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인수위의 발표하는 내용 자체보다는 방식과 형식에서 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지 않았나. 너무 빨리 나가거나 어떤 이해관계집단과의 충분한 대화 토론 없이 진행됐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말씀하신 중 이 당선인께서 참모들 얘기를 신중하게 듣는다고 하셨는데, 예를 들어 영어교육 같은 경우 공청회에서 상당히 논란이 있었고. 측근들 말은 열심히 들으시지만 국민들 의견은 아직 잘 소신으로 안 들으시는 게 아니냐. 심지어 일각에선 노무현 대통령을 닮아간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형오 : 그건 전혀 사실과 맞지 않죠. 제가 일례를 하나 들면요, 지난번에 관광 관계자들과 우리 인수위에서 얘기했는데요, 관광 관계자들 얘기를 한 분 한 분 20여 분 다 듣고 본인 인사말 간단하게 한 5분 하고 끝마무리말씀 한 5분 하고 그 사람들한테 모든 시간을 다 할애했어요. 농민들 대표하고도 만났을 때도 그랬습니다. 전부 얘기 다 듣고, 오히려 저희 같은 사람이 몇 가지 농민들과 질의 답변하는 것까지도 다 들으시고. 그래서 정책적인 오류가 있었다면 인수위 쪽에서 당선인한테 채 보고가 되지 않았다든지, 또는 아직 결론 나기 전의 상태에서 언론에 보도돼 버린 이런 것 때문에 문제가 있었단 거지 당선인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그래서 문제가 생긴 건 없었습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인수위라면 지난 정부로부터 정책 관련한 것들을 인수인계 받는 자린데 예를 들면 통신비 인하라든가 이런 것들은 구체적인 정책과제를 꺼내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지 않았느냐.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들이 있었어요.

김형오 : 통신비 인하 문제 같은 경우는 정말 국민들한테 인수위 활동이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했는데, 좀 혼란과 혼선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은 새 정부 출범 전에 인수위가 얘기를 하면 그게 바로 정책인 것처럼, 집행되는 것처럼 했는데 인수위원회에서는 그때 그랬습니다. 통신비 인하 문제는 민간 기업의 문제거든요. 민간기업의 문제고 또 공약사항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의 공약뿐만 아니고 모든 정당의 통신비 인하에 대한 공약인데, 본질적으로 통신비가 민간 차원에서 인하되도록 유도하는 방향에서 할 것이고 이것이 가급적이면 빨리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하는 취지로 했는데 그게 좀 더 인수위가 통신비를 강제로 인하하는구나, 이런 식의 이해가 된 점은 저희들의 설명 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인수위원회 활동하면서 이동관 대변인 같은 경우에는 언론에 대해서도 우리의 진의와는 다르게 보도된 경우가 많다는 식의 지적이랄까 하소연도 하셨는데, 실제로 언론 간의 관계를 보시면서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김형오 : 저는 뭐 언론이든 언론이 아니든, 인간은 100%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입장이 조금씩 다른데, 언론에서 보도된 것이 언론이 잘못 알고 보도했다는 것은 정확한 지적이 아니라고 봅니다. 언론이 그렇게 보도록 만든 것도 역시 말하는 사람이니까, 인수위든 아니든 말이죠. 그래서 언론에 사실이 아닌, 또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그것이 인수위 쪽이라면 인수위 쪽에서 좀 더 반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어느 인수위보다도 열심히 인수위 활동을 하셨는데 두 달 동안의 인수위 활동을 보시면서 노무현 정부의 지난 5년, 공과 과라고 할까요?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 ⓒ프레시안

김형오 :
우리나라가 20년간 직선제 대통령을 뽑으면서 여에서 여로,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이렇게 정권교체가 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역사발전에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그리고 지난 정권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들어서 이렇게 매도하거나 반박하거나 비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역사에 맡겨야 될 문제고, 다만 우리는 새로운 정권을 이어받아나가야 되기 때문에 지난 정권에서 잘못된 점에 대해서는 그런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되겠다는 겸허하고도 경건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얘기하자면 지난 노무현 정부는 좀 정치적으로 모든 사태를 바라보고 정치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정치 문제로 경제나 정책의 문제마저도 그러다 보니 편가름이 심했고 바라보는 시각이 균형잡힌 시각이 아닌 말이죠. 균형 문제가 나왔으니까 오히려 발전보다는 균형, 성장보다는 분배 쪽으로 이런 시각은 앞으로 정말 균형잡힌 시각에서 바라보고 정책도 추진해야 되겠죠.

박인규 : 혹시 노무현 정부의 5년 동안의 성과 중에서 이런 부분은 그래도 좀 본받을 만하다. 전임 정부와 성향은 다르지만 그런 부분은 혹시 없었습니까?

김형오 : 왜 없겠습니까. 사실 제가 작년까지 원내대표를 할 적에는 굉장히 비판적이었고 칭찬할 것도 없었고 대척점에 있었습니다만. 지금 저희들이 정권을 인수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어떤 정권이든 공이 있으면 과가 있고 과가 있으면 또 공이 있다고 봅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면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청산하려고 했던 점, 또 품격을 너무 낮추지 않았냐는 얘기는 있습니다만 그런 노력 같은 것. 또 선거를 깨끗하게 했습니다. 선거 과정이. 선거라는 게 본질적으로 좀 타락된 요소가 없을 수만은 없지만 상당히 돈이 안 들었고, 정경유착을 해소시키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것이 어떤 과정이나 결과가 바람직하냐 않았냐와 관계 없이. 그리고 또 하나 이 부분은 잘 지적을 안 하는데 이참에 제가 칭찬을 좀 해야 될 것 같은 게 뭐냐, 친인척 부패스캔들이 다른 때보다는 적었다는 겁니다. 없지는 않았죠. 다른 때보다 적었다. 이것도 뭐 노무현 정부가 어느 정도 일정 부분에서 자부심 가져도 좋지 않겠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이 정도 되면 많은 칭찬 해준 거 아니겠어요?

박인규 : 노무현 정부의 과보다는 공을 훨씬 더 많이 말씀해 주셔서 앞으로도 계속 그런 관계가 됐으면 좋겠네요.
인수위원회 활동기록을 담은 백서를 만들고 있다고 들었는데 언제 나옵니까?

김형오 : 그렇습니다. 이게 법정사항입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관한 법률이거든요. 그 법률에 의해서 성립된 것 마찬가지로, 그 법률에는 인수위원회 활동이 끝나고 나면 백서를 만들어라 하는 게 또 법률조항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또 5년 전에 활동 마감한 5년 전의 인수위 백서를 참조 안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걸 보니까 결과물만 돼 있어서 과정이라든지 정책의 토의 과정이나 이런 게 없어서 좀 추적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저희들은 인수위원회의 공과 과를 다 실으려고 합니다. 두 권의 책자를 통해서 다 싣고. 그리고 정책의 결정과정에서 토론과정, 추진배경까지도 다 실어서 5년 후에 이어받을 정부는 물론이고 5년 후 새로운 정부도 인수위원회 활동하는데 진짜 참고가 될 수 있는 백서를 남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게 하시려면 상당히 시간이 많이 걸리시겠네요.

김형오 : 지금 뭐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3월 중하순까지는 발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한 번 기대해 보겠습니다.
두 달 동안 굉장히 열심히 활동하셨기 때문에 그 결과를 모아서 실제로 5대 국정지표, 그리고 192개 세부국정과제를 선정하셨는데 이걸 다 소개하긴 그럴 것 같고요, 앞으로 국정의 기조를 어떻게 잡고 계신지, 많은 분들은 작은 정부, 규제 완화를 꼽고 있던데 어떻게 잡고 계십니까?

김형오 : 지금 말씀대로 다 소개나 설명하긴 어렵고 큰 방향에서 제가 말씀을 간략하게 드리자면 국정과제를 5개 설정했습니다. 활기찬 시장경제, 인재대국, 글로벌코리아, 네 번째는 능동적 정치, 다섯 번째가 섬기는 정부. 이렇게 5대 국정과제를 잡아서 그 밑그림을 43개 핵심과제를 포함해서 총 192가지를 잡았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만 말씀드리자면 아무래도 민간과 시장이 중심이 돼서 경제성장을 일으키자. 감세라든지 규제개혁, 그래서 국내 기업활동여건을 개선시키려고 하겠습니다. 또 많이 소개됐지만 대학입시의 점진적 자율화라든지 해서, 수요자 중심의 교육, 교육의 자율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고요. 또 대북관계나 외교관계도 비핵화에 기초해서 한반도 평화구조를 만들어내고 자원외교를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창조적이고 실용적인 외교활동을 하자는 것이고요. 또 우리가 역점을 두는 것이 보육문제라든지 저출산 고령화사회에 대응하는 복지, 또 서민생활안정을 위한 대책, 이런 복지가 능동적인 복지, 일하는 복지를 지향하고. 또 뭐니뭐니해도 정부는 이번에 조직개편도 단행했습니다만 예산절감도 하고 공공기관 혁신을 통해서 일하는 정부, 창조적 실용정부, 섬기는 정부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도 정부조직개편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이나 방향을 보여주게 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신당과의 협상에서 상당히 많은 진통을 겪었어요. 협상 결과에는 만족하십니까?

김형오 : 만족하고 안 하고가 없죠. 이미 끝난 건데, 그러나 상당히 아쉽죠. 왜냐면 저는 정부조직개편의 상당히 한 가운데 있었던 사람이었고. 제가 또 정치인 하기 전에 공무원 생활도 해봤고. 그리고 이 나라가 정말 제대로 21세기에 잘 되려면 정부부처 공공부문부터 혁신하고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소신과 철학을 갖고 있었고 그걸 가지고 참 이번에 구현해 보자. 당선인을 참 모시고 하자 했는데, 13부 2처라는 나름대로의 철학과 슬림화시켜서 하려고 했는데, 국회에서 숫자가 적다 보니 한 달간 협상 끝에 15부 2처가 돼서, 아쉽기로 말하면 더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까마는 어쨌든 그렇게 됐으니까 이거나마 잘 하도록 해야지요.

박인규 : 애당초의 소신을 관철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민주주의의 룰이랄까, 협상도 결국 민주정치의 한 요소인데 결국은 협상이 늦어져서 대통령 취임식 때는 옛 정부의 각료들께서 같이 나오시게 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어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이 부분은 어느 쪽이 잘못한 겁니까?

김형오 : 잘잘못을 떠나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됩니다. 정부가 국무위원들로 구성되는 것인데, 국무위원이 이명박 대통령하의 새로운 국무위원이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 밑에 있었던 국무위원들과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함께 동거한다는 것은 아주 희귀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앞으로는 일어나지 않도록 여야 정치권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될 국민적 과제를 던진 겁니다.

박인규 :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다 나름대로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철학이 있겠습니다만 국민들 입장에선 어떻게 잘 좀 한발씩 양보해서 협상을 했으면 좋았겠다, 그런 아쉬움도 있는 것 같아요. 노무현 정부 때의 여러 가지 문제점 중 하나로 청와대와 당과 정부 간의 조율, 이런 것들이 상당히 소홀하지 않았느냐. 심하게 얘기하면 나대로 정부, 나대로 청와대 이런 식의 표현이 나왔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당정청 관계를 어떻게 상정하고 계십니까?

김형오 : 청와대에 들어가시면 우리 한나라당 주요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각 당의 지도자들을 수시로 부르고 또 각 장 지도자뿐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들과 자주 어울려서 대화하고 또 이 분이 경청하는, 굿 리스너다... 누군가가 영어로 이런 표현을 씁디다만 경청하는 자세가 있기 때문에 5년 전이나 10년 전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문화와 풍토가 청와대로부터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한 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하게 마련인데, 한 가지 우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명박 당선인께서 대기업 출신이다 보니까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펼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복지정책 관련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곧 복지다 말씀하시면서 실제적으로 사회적 약자, 예를 들면 비정규직근로자문제, 장애인 문제, 육아휴직급여 등 복지부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좀 소홀히 하시는 게 아니냐는 우려들이 있어요.

▲ ⓒ프레시안

김형오 :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저도 많이 듣고 있는데요, 사실의 전달에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선인이 잘 쓰는 말이 기업친화, 친기업적이다.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업친화다 친기업적이라는 얘기가 대기업 중심이다 하는 식으로 일부에서 오해하고 있는데, 이 얘기를 기회만 있으면 말씀하세요. 대기업은 정부가 도와줄 거 하나도 없다. 대기업에 대해선 나쁜 짓을 하는 건 안 되지만 대기업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냥 가만 놔둬도 자기들이 알아서 한다. 정부가 지원하고 관심가져야 할 것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을 살려내는 것 그것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고 이 나라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이야기를 자주 하시거든요. 또 복지문제만 해도 굉장히 서울시장 재직시부터, 저는 시울시장 시절을 잘 모릅니다만 주변에 있었던 사람 얘기 들어보면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전문성을 서울시장 하면서 갖춰서, 이 분이 그래도 일하는 복지, 능동적 복지, 예방적 복지다, 신개념을 많이 창조하고 있어요. 그냥 가만히 입 벌리라 해서 빵 넣어주는 그런 복지가 아니고 복지를 통해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고용이 일어나고 또 새로운 일하는 분위기가 진작되는. 그리고 또 예방적 복지라는 것도 가난한 사람이 미리 교육이라든지 또 생활할 수 있는 일거리를 줘야만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다는 것이고. 당선인이 또 강조하는 것은 복지체계가 이제는 좀 제대로 돼야겠다. 복지체계, 우리가 60조 이상, 가장 많은 예산의 부분이 복지에 들어가고 있는데 이게 과연 맨 마지막 실수요자, 복지수혜자에게 돌아가느냐 하는 부분도 이제는 철저히 점검하자. 굉장히 전문적인 소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복지문제, 또 중소기업 문제는 충분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이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복지체계에도 관심을 쏟을 것이고 더 효율화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말씀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해서는 물론 정부 담당자께서 가장 관심이 많으시겠지만 국민들도 관심과 기대가 큽니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해 못다 하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형오 : 저희들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습니다. 그것도 역대 가장 많은 표차로,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성원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습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명박 후보를 왜 대통령으로 당선시켰느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이 경제를 살려라, 실업을 해소해라, 일자리를 창출해 달라 이거 아니겠습니까? 그걸 하기 위해서 두 배 세 배 노력해야 될 것입니다. 왜냐면 금년부터 국제경기가 아주 빨간불이 자꾸 이곳 저곳에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제환경이 작년의 좋았던 시절의 4% 수준밖에 안 됐는데 나빠지고 있으니까 이 열악한 국제환경 속에서 우리는 뒤처졌던 것을 앞으로 끌어올려야 되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할 겁니다. 정말 온 지혜와 힘을 모아 해나갈 것이고 정부가 솔선수범 앞장서고 또 국민과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 될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 금방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겁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이명박 후보를 압도적으로 밀어준 것처럼 쭉 믿어주시고 또 같이 동참해 주시면 2년 안에 반드시 이 나라 안정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7% 성장 달성목표도 이뤄지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박인규 : 올해가 건국 60주년이죠. 60주년에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 우리나라 민주정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등 따숩고 배부르고 마음 편히 살 수 있도록 역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형오 :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형오 부위원장을 초대해 지난 두 달간 인수위의 활동과 정책들을 점검해보고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과제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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