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산림청 이현복 산불방지팀장입니다. 이현복 팀장은 1956년 경북 의성 출생으로 76년 산림공무원으로 임용돼 지금까지 3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보전팀, 남부지방산림청 영주국유림관리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산림청 산불방지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백두대간 종주기를 담은 책 '꿈의 마루금, 백두대간'을 펴냈습니다.
박인규 : '꿈의 마루금 백두대간'이란 책을 내셨는데요, 우선 백두대간은 요즘 많이들 아시고, 마루금이라는 건 능선을 말하는 겁니까?
이현복 : 그렇습니다. 순수한 우리말인데요, 마루는 능선을 의미하고 등성이라고 하죠. 금은 산을 말합니다. 마루금은 능선을 쭉 이은 산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박인규 : 저희가 중고등학교 때만 해도 우리나라 산을 배우면 태백산맥, 소백산맥, 낭림산맥, 차령산맥 이렇게 배웠는데 언제부턴가 백두대간이란 말을 쓰고 있어요. 오히려 우리 조상들이 산세를 보는 눈이 이랬다는데, 백두대간은 대부분 아시지만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왜 백두대간이란 말을 쓰게 됐는지 설명해주시죠.
이현복 : 백두대간은 잘 아시겠지만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까지 우리 국토의 등줄기를 이으면서 남과 북을 죽 잇고 산계와 수계를 아우르면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우리나라 중심 산줄기를 말합니다. 우리 국토의 일체감, 민족의 동질성, 그리고 조상들의 산지관, 자연관을 잘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박인규 : 언제부턴가 산맥은 서양적 개념이고 이건 일본인 학자가 만든 거다. 백두대간이란 말을 쓰자고 민간에서 많은 그런 운동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백두대간 보호를 위한 법률도 나왔고 관청에서 정부에서 백두대간이라는 말을 처음 쓰게 되는데 이현복 팀장님이 상당히 기여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이현복 : 그렇습니다. 1996년인데요 그때만 해도 일부 전문 산악회나 환경단체에서만 백두대간이란 말이 전유물처럼 쓰이고 있었거든요. 또 일부에서는 풍수지리니 미신이니 이런 말도 많았습니다. 사실 이 말은 조선 중기 때부터 쭉 써왔고, 거슬러 올라가면 신라시대부터 이런 말이 나옵니다. 신라시대 도선비기에도 나오고 천년이 넘었죠. 그렇지만 또 일본인에 의해서 이런 개념들이 지하에 지질구조를 중심으로 산맥 개념으로 바뀌었다가 한 80년대 후반부터 이런 산악지형을 중심으로 하는 백두대간 개념이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10년 전인데, 이제는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라든지 법률에도 쓰이고 산림청에도 백두대간 보전팀이라는 직제가 있습니다. 불과 10년만인데 상당히 격세지감을 느끼고 감회도 큽니다.
박인규 : 이팀장님께서 백두대간이란 말을 공문서에 쓰자고 생각하신 건 언제고 왜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됐습니까?
이현복 : 1996년인데 어차피 산은 저희들이 관리하고 관장하고 있으니까요. 산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 부분도 배워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박인규 : 지금 그렇다면 산림청에서 산림을 관리할 때 백두대간 개념이랄까 지역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하고 계신 겁니까?
이현복 :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보전팀도 만들었고. 이번에 나온 책이 '꿈의 마루금 백두대간'인데 남한에 있는 백두대간만 다 밟으려고 해도 680KM인가 된다고 들었습니다만 이번 책은 거기를 다 종주하신 건 아니죠?
이현복 : 그런 건 아니고요, 속리산을 지나서 경상북도로 들어가면 청화산이 나옵니다. 거기부터 강원도 태백산까지인데 이 구간이 한 200KM 됩니다. 제가 영주 국유림 관리소장으로 근무했던 관할구역이기도 하고
박인규 : 본인의 관할구역이기 때문에. 혹시 거기가 가장 멋있어서 가신 건 아닙니까?
이현복 : 꼭 그런 것은 아니고, 한 200km쯤 되는데 16개 구간으로 나눠서 하루에 길게는 10시간 짧게는 너댓 시간씩 나눠서 다녔죠.
박인규 : 책을 보니까 부인과 계속 단둘이 다니셨던데 굉장히 금슬이 좋으신 모양이죠.
이현복 : 그런 건 아니고 제가 영주 갈 때 같이 갔습니다. 그래서 공부도 하고 미리 자료도 챙겨보고 주말을 이용해 다녔는데 다녀보니 재밌더라구요.
박인규 : 그래서 끝까지 그냥 두 분이서 다니신 겁니까?
이현복 : 그렇습니다. 전 구간을 같이 한 겁니다.
박인규 : 종주하시면서, 내가 책을 써야겠다고 종주하신 겁니까? 아니면 하고 나니까 한 번 써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드신 겁니까?
이현복 : 애시당초 책을 써야겠다 그런 생각은 없었고요. 백두대간 업무를 제가 해왔기 때문에 애착이 있고 그래서 다니게 됐던 거고. 막상 다녀보니까 산자락에 있는 문화유산이라든지 역사의 현장들을 보면서, 또 우리 국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나니까 이건 나 혼자만 간직할 것은 아니다. 남한테 좀 알리고 또 혹시나 백두대간 종주를 계획하는 사람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박인규 : 제가 직접 많이 본 건 아닙니다만 최근 백두대간 종주는 어떻게 보면 전 국민적 스포츠라고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다니시는 걸로 알고 있고 종주하신 분들이 책도 내는 걸로 아는데, 그런 일반 보통사람들의 백두대간 종주와 관련 책들과 이현복 팀장님의 종주의 특징과 책의 특징은 어떤 게 다릅니까?
이현복 : 크게 차이나는 건 없겠지만... 저는 종주 시간, 구간 이런 것보다도 방금 말씀드린 대로 우리 국토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가능하면 많이 담고, 선조들의 지혜라든지 슬기를 곰곰 되씹어볼 수 있도록 그런 역사적인 사실, 문화유적 이런 부분을 많이 다뤘죠.
박인규 : 역사적 기행, 또는 문화적 감상 그런 부분에 오히려 중점을 뒀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산을 가시면 예를 들면 백두대간 종주를 30일 만에 했다든가 어느 산을 몇시간 만에 올라갔다든가 이런 기록 달성을 중시하시는데 이 팀장님은 그게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시는 겁니까?
이현복 : 반대합니다. 백두대간은 체력단련장도 아니고요. 천 년 넘게 우리 조상들과 쭉 함께해온 역사적인 맥락, 선조들의 숨결 이런 것들이 남아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다양한 의미들을 하나하나 되씹어가면서 그 의미를 새겨가면서 산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저는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번 책에서도 역사적인 자취랄지 문화적인 감상에 주안점을 두셨는데요 예를 들자면 소백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역사적 이유가 있겠죠?
이현복 : 그렇습니다. 소백산은 사람을 살리는 산이다, 이 말은 일찍이 조선시대 격암유록을 남긴 남사고가 한 말인데요, 소백산을 보고는 말을 타고 가다가 내려서 소백산을 보고 절하면서 그런 말씀을 했다고 전해지는데요. 소백산은 토산입니다. 육산이라고 하죠. 흙으로 된
박인규 : 흙이 많아서 부드러운 산이다.
이현복 : 그래서 기운이 상당히 온화하고 택리지를 쓰신 이중환 선생님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 소백산 봉우리가 길고 높지만 사람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말이 택리지에 나오는데요. 또 산삼이라든지 약초들이 소백산에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곡이 깊고 많다 보니 전란을 피해서... 옛날에 전쟁이 제일 무서웠지 않습니까? 사람이 살 만한 곳이다. 그런 의미가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박인규 : 예전부터 선인들이 어떤 산에 대해서 이 산의 특징은 이런 것이다. 그런 식으로 펴낸 게 많이 있었군요.
우리가 보통 태백산 하면 민족의 영산이란 말도 하고, 일부에서는 그 태백산이 아니고 만주에 태백산이 있다고 말하는데, 강원도에 있는 태백산은 민족의 영산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이현복 : 그렇죠. 태백산은 한밝뫼... 크게 밝은 산, 이렇게도 합니다만 백의민족 이미지와 상통하죠. 또 민족의 시조인 단군을 모시는 천제단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민족의 영산이라고 할 만하고요. 또 그 산 자체가 높지만 가파르지 않고, 또 강원도
박인규 : 밋밋하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이현복 : 강원도 경상도 다 사방으로 열려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받아들이는 거부하지 않는 그런 의미가 있죠. 그래서 웅장하면서도 후덕함을 지녔다고 얘기하고 요즘엔 또 설경으로 유명하죠. 해맞이라든가
박인규 : 눈축제 여름축제
이현복 : 그렇습니다. 영산으로서 손색없다고 봅니다.
박인규 : 이번 책을 우해서 다니신 지역이 주로 경상북도, 문경, 단양, 이런 쪽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보통 오지 하면 강원도가 오지라고 하는데 이 팀장님 말씀은 오히려 경북지역이 더 오지가 많다. 맞습니까?
이현복 : 그렇습니다. 지리적 접근성이라든지 이런 기준으로 보면 아무래도 강원도가 오지라고 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산악지형으로 보면 방금 말씀하신 대야산이라든지 희양산, 이 부분이 상당히 험하고요, 또 아기자기합니다. 또 식생도 상당히 다양하고 식물상이라든지, 계절별로 늘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 국토를 보고 금수강산이라고 하는데 아, 이게 그냥 지어진 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항상 소나무, 바위, 긴 능선 이런 것들이 참 아기자기하게 잘 어우러진 구간이 방금 말씀드린 경상북도 북부지역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아기자기하지만 또 오지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굉장히 산행하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할 것 같은데 힘들지 않습니까?
이현복 : 거기가 재밌죠. 밋밋한 능선보다는 오밀조밀하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바위도 있고 고개도 넘고 이런 것이 훨씬 재미가 있습니까?
박인규 : 제가 한 7,8년 전에 울진 쪽에 왕피골이란 데를 갔었는데 큰 재를 두 개 넘더라구요. 거기 사시는 분들이 여기는 옛날에 6.25 난 지도 몰랐다. 그런 말씀을 하시면서 거기가 공민왕이 왔다 간 데라고 하던데, 이게 유래가 있는 말입니까?
이현복 : 왕피가 경북 울진이죠?
박인규 : 왕이 피한다...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 이번 책에도 공민왕과 관련된 황장산인가 그런 데를 소개하셨던데요.
이현복 : 공민왕께서 피난하실 때 충주하고 경계를 이룬 하늘재를 넘어서 경북지역 봉화지역의 산을 거쳐서 그쪽으로 가신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
박인규 : 아, 실제로 그런 역사적 연원이 있군요. 이팀장께서는 산을 어떤 기록달성, 정복이라고 보기보다는 산에 얽힌 여러 가지 역사와 문화를 감상하자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번에 다니신 구간 중에서 대표적으로 이 구간이야 말로 그런 여러 가지 단순한 산행을 넘어서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만한 구간이다. 소개해줄 만한 구간은 어떤 구간이 있습니까?
이현복 : 저는 어느 특정한 지역보다는 백두대간은 산봉우리나 고개, 능선이라든지 산자락의 촌락이라든지 이런 온 부분을 다 아우르고 있거든요. 산봉우리 하나하나, 고개 하나에도 다 사연이 있습니다. 문경새재를 예로 들면 조선 초기 태종 임금께서 중앙집권을 하기 위해서 한양에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도로를 9개 만들었습니다. 그 중에 문경새재를 거쳐서 동해로 가는 길이 영남대로라고 하죠.
박인규 : 그 당시로 치면 국도 1번쯤 되는 겁니까?
이현복 : 예. 네 번째 도로인데, 영남도로인데 그런 역사적 배경이 있고요. 그 이후 영남 선비들이 한양에 과거보러 갈 때 문경새재를 넘습니다. 남쪽에 있는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고 하고 북쪽에 있는 죽령을 넘으면 미끄러지듯이 쭉쭉 미끄러진다고 해요. 그 반면에 문경새재를 넘으면 문경이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 아닙니까? 옛 이름은 문희입니다. 기쁜 소식이 과거급제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일부러 그 먼 길을 돌아서 넘었다는 얘기도 있고요. 또 한양에서 영남으로 부임하는 목민관 치고, 시인 치고 새재를 넘으면서 한수 남기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도 전해지는 시가 한 800여 수 되고요. 그런 역사적 사실이 있고요, 또 군사적으로도 상당히 요충지입니다. 잘 아시겠습니다만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배수진을 칠 때 문경새재에 칠까 충주 탄금대에 칠까 고민하다가 탄금대에 쳤지 않습니까? 그러다 결국 실패했죠. 그래서 일본 그 당시 장군이, 왜군들이 한양에 진입하는 길을 열어준 어떻게 보면 실패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의미들을 되새겨 가면서 산행을 하는 것이
박인규 : 유유자적하면서 걷는 것도 좋다. 이현복 팀장께서는 그렇게 역사와 문화를 감상하면서 산행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산행이라고 말씀하십니다만 아직도 백두대간 오르시는 분들은 뭔가 기록 달성을 이렇게 하신단 말이에요. 그러다 보니 백두대간이 굉장히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실정이 어떻습니까?
이현복 : 과거에는 주로 광산개발이라든지 인위적인 개발 이런 것 때문에 문제가 됐습니다만, 지금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이라고 지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의 무분별한 개방은 제도적으로 할 수 없지만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백두대간 종주가 붐을 이루면서 많은 사람이 몰리다 보니 또 다른 형태의 부작용이 좀 있습니다.
박인규 : 훼손의 형태가 어떻게 나타나나요?
이현복 : 상당 부분은 나무뿌리들이 다 드러난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은 등산로가 사람이 많이 다니다 보니까 밟고 다니고 이런 지역에는 비가 오면 경사가 있고 하다 보니 길이 생겨버리고. 또 샛길도 있고. 또 사람 다니니까 자연스럽게 쓰레기라든지 이런 오염되는 부분도 많습니다.
박인규 : 백두대간을 다니시는 분들이 예를 들어 월 몇 명이라든가, 연간 몇 명이다, 이런 식의 통계를 낼 수 있습니까?
이현복 : 제가 알기론 그런 통계는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박인규 : 산림청에서는 대략 몇 분 정도 다니시는 걸로 추계, 추산하십니까?
이현복 : 저희들이 등산인구는 한 800만에서 천만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인규 : 연간
이현복 : 이 등산인구 중에 상당 부분이 백두대간 쪽으로 많이 다니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정확히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또 완주를 한 사람에 대한 통계라든지 이런 부분은 아직까지 좀 그렇습니다.
박인규 : 백두대간이라는 게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연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분들이 백두대간을 다니시는 건 좋지만 또 그렇게 산림을 훼손하고 자연을 훼손하면 문제가 있는 거 아닙니까? 산림청에서는 백두대간을 보호하기 위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이현복 : 방금 말씀드렸습니다만 백두대간 이 부분이 산림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사유지도 있고 국립공원도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일부 환경단체 쪽에서도 그렇고 등산로를 연다든지 탐방로 지정 반대하는 의견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현실적으로 더 이상 훼손되는 건 막아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다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 뿐이고요. 원만하게 잘 정리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환경단체 쪽에서는 아예 백두대간의 중요한 지역은 출입을 금지 내지는 통제하자는 입장인 것 같은데, 백두대간 종주하시는 분들은 끝까지 가고 싶어 하시고. 어떻게 그걸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나요?
이현복 : 이게 뭐 근본적으로 훼손된 부분이라든지 안전적인 면에서 미비한 시설, 이런 것들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다만 인위적인 시설은 최소화하면서 시설정비뿐만이 아니고 연원을 제한한다든지 사전에 신청을 받아서 교육을 시킨다든지, 아니면 또 전문 가이드의 안내를 받도록 한다든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같이 해가면, 등산도 하면서 훼손도 최소화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방법도 머리를 맞대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신 여러 가지 방안들은 지금 고려하고 있는 방안입니까?
이현복 : 그렇습니다.
박인규 : 제대로 좀 합리적인 방안이 나와서 백두대간이 보호됐으면 좋겠고, 산이 좋아서 산을 타시니 만큼 산을 좀 아껴야 될 것 같습니다.
팀장님이 산불방지팀장님이라서 나오신 김에 좀... 봄철 산불방지대책에 대해서 질문할까 합니다. 아직 봄철 얘기하기엔 날씨가 춥긴 합니다만 어쨌든 봄철만 되면 산불이 나서.
올 봄 산불방지대책 특별하게 세우고 계신 게 있습니까?
이현복 : 지금도 가뭄이 계속 되니까 벌써 불이 여러 건 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매년 500건 가까이 산불이 납니다. 산림면적이나 인구를 따져서 외국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문제는 대부분 입산실화죠. 산이 좋아 산에 가는 사람들이 내는 불입니다. 이게 문제고요. 심지어는 청명, 한식 때 조상 성묘 가서 조상 묘를 태우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연간 한 30건 넘습니다. 그래서 산불이 이렇게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나고 있는데요, 산림청에서는 역시 여기 맞게 원인별로 다양한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산불조심기간으로 설정해서 산림청에서는 온 행정력을 집중해서 총력대응하고 있고요. 구체적으로 보면 산불 예방, 감시인력 한 26000여 명이 지금 계곡, 산골에 배치돼서 단속이라든지 이런 활동을 하고 있고요. 또 초대형 헬기를 비롯해서 산림청에서 갖고 있는 헬기 48대가 있습니다. 항상 출동태세를 갖고 있고 전국 어디에나 3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도록 대처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4월 청명 한식 무렵에 실화가 많다고 하셨는데, 그 무렵엔 올해에 또 총선이 있어요. 우리나라 징크스일지 몰라도 선거가 있는 짝수해에는 산불이 많이 난다면서요? 통계적으로 맞는 얘깁니까?
이현복 : 그렇습니다. 저희들 산불통계를 매년 분석하고 있는데요 공교롭게도 선거가 있고 특히 짝수해에 그런 경우는 산불이 많이 나고 있습니다. 2000년 동해안 산불이라든지, 큰 산불 말고도 자잘한 산불도 총선이 있는 짝수해에는 보통 2,30% 더 많이 납니다. 아무래도 관심이 선거에 집중되다 보니까 산불 이런 부분에 다소
박인규 : 말하자면 지방공무원들이 단속이나 관리를 상대적으로 소홀히하는 측면이 있는 모양이죠?
이현복 : 공무원이라기보다 일반 국민 전체가 그런 분위기죠 아무래도.
박인규 : 그렇다면 올해 봄이 통계적으로 산불이 많이 나는 때기 때문에 산림청에서도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셔야겠습니다.
이현복 : 그렇습니다. 특히 총선 날짜가 4월 9일이고요, 저희들 산불이 가장 많이 날 때가 3월 말부터 4월 초순인데요, 이 시기가 선거운동 시기와 겹쳐서 더욱더 걱정입니다. 뭐 긴장 풀지 않고 우리가 만반의 준비를, 대비를 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인규 : 물론 감시 관리요원, 주무부처인 산림청에서 열심히 관리하셔야겠습니다만 국민들 하나하나가 조심을 안 해주시면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산불 방지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복 : 저희들이 산불위험예보를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로 하고 있고, 또 산불위험이 높은 시기에는 입산통제도 합니다.
박인규 : 예보라는 건 말하자면 건조하니까 조심해라.
이현복 : 그렇습니다. 산불률이 높은 지역에 따라서는 산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경우도 있고 등산로 폐쇄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 80%까지 하는데요, 전국 등산로에. 국민 여러분께서 좀 불편하시더라도 산불을 방지한다는 큰 틀을 이해해서 협조해 주십사 부탁드리고요. 특히 산에 가서는 담배를 피우거나 밥을 짓는다든지 이런 화기물을 취급해선 절대로 안 됩니다. 이것이 가장 큰 산불의 원인이거든요.
박인규 : 당장은 산불방지팀장이시니까 아무래도 5월까지는 산불 방지에 전력을 기울여야 될 것 같고, 앞으로 백두대간 종주와 관련해서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시다면 마지막 정리의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현복 : 산을 몇 번 말씀드리지만 다니면 참 아름다워요.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국토의 3분의 2가 산이지 않습니까. 국토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데요 이 산을 잘 보존하고 가꾸는 것이 곧 국토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 아닌가, 저는 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산에 가실 때, 산불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산을 겸허하게... 좀 두려워하고 경외할 줄 아는 겸손한 마음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고요. 우선은 또 산에 가시면 내가 갖고 간 것은 절대로 하나라도 남기시면 안 됩니다. 물론 산에 있는 것 어느 하나도, 나뭇가지 하나도 건드리면 안 되고요. 아무 흔적 없이 갔다 오는 것이 건전한 산행문화가 아닌가 생각하고요. 특히 산불을 내면 큰 흔적이 오래 남습니다.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적극 협조해 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박인규 : 좀 우문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산이 좋아서 산림공무원이 되셨습니까? 산림공무원 하시다 보니 산이 좋아지셨습니까?
이현복 : 후자가 맞겠네요. 처음에는 산에 대해 몰랐습니다. 물론 산촌 골짜기에서 태어났습니다만 산에 대해서 깊이 몰랐는데 산림공무원을 하면서 산을 조금씩 알게 되니까 더 깊이 빠지게 되더라구요.
박인규 : 사실 우리나라 사람 치고 산을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산림공무원 오래 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산도 제대로 관리하시고, 또 산을 제대로 아끼고 제대로 산을 등산하는 그런 걸 많이 보급시켜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현복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최근 백두대간 종주기, '꿈의 마루금, 백두대간'을 출간한 산림청 이현복 산불방지팀장을 초대해 백두대간을 직접 밟으며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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